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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택지 악어탐험 체험시도

사냥은 시작됐다. 2미터에 달하는 악어를 쫓아 플로리다 에버글레이즈 상공을 비행하면서, 수상 비행기 안에 앉아 방동사니 꽃가루 사이를 지나는 것은 마치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의 창 밖을 바라다보는 느낌이었다.

보통의 경우라면 300마력의 항공기 엔진이 내는 굉음은 압도적이었겠지만 귀마개 덕분에 그 소음이 아련한 배경 효과처럼 들렸다. 전쟁 영화에서 총성이 극적 효과를 더하는 속삭임으로 들리는 것처럼. 옆에 앉아 있던 과학자는 우리가 찾던 악어의 곁에 비행기가 착륙하자 물 위에서 심하게 흔들리는 비행기 앞으로 뛰어 나갔다. 그리고 비행기 바로 앞에 덫을 설치했다. 이를 눈치 채지 못한 악어는 덫을 향해 헤엄쳐 들어갔고, 덫에 갇힌 악어는 매우 흥분하여 거칠게 꼬리를 휘둘렀다.

한 마리를 포획했으니 이제 여덟 마리 남았다. 미국 지질 조사단, 미국 어류 및 야생 동물 보호국, 플로리다 어류 및 야생 동물 보호 위원회의 연구원들은 플로리다 에버글레이즈에 서식하는 악어의 건강 상태를 관찰하기 위해 일년에 두 번씩 이러한 표본 포획 작전을 실시한다. 이 거대 파충류는 최상위 포식자이며, 따라서 생태계의 전반적인 상태를 관찰 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된다. 과학자들은 시기별로 악어 개체 수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에버글레이즈 복원 계획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이 계획은 총 80억 달러의 예산과 20년의 사업 기간을 투자하여 과대 성장한 이 소택지를 흐르는 강의 수질을 일정수준으로 복원하는 계획이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이번 작전은 플로리다에서 가장 오래되고 악명 높은 동물과 접촉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이다.

에버글레이즈의 악어들은 강의 수위가 낮아지는 봄에는 물이 있는 곳을 찾아 모여든다. 그와 동시에 물고기들도 물이 남아 있는 웅덩이에 몰려들어 쉬운 사냥감이 된다. 악어는 이 시기에 몸무게를 불려 먹잇감이 줄어드는 우기를 대비한다. 하지만 1948년, 인간이 이 지역을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농지를 확보하고 홍수를 제어하기 위해 운하와 제방이 건설되었고, 그로 인해 자연적인 물의 순환은 심각하게 파괴되었다. 현재 에버글레이즈 대부분 지역은 물이 너무 부족하거나 많다.

그리고 계곡과 웅덩이로 모여들던 물고기 가운데 많은 종류가 사라졌다. 그 결과, 이 지역 악어는 미국 내의 다른 지역에 발견되는 악어에 비해 몸집이 작아지고 건강 상태도 나빠졌다.

하지만 악어의 공격은 여전히 위협적이다. 악어 왕국으로 떠나는 탐사 여행은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이빨만은 피하라는 농담 섞인 충고와 함께 해질녘이 다 되서야 시작되었다. 조사 책임자인 USGS의 어류 및 야생 생물 전문가인 켄 라이스는 경계의 눈빛을 보내는 악어의 황색 눈동자를 찾기 위해, 큰 원을 그리며 비추는 조명을 이용해 우리 보트를 끝없는 방동사니의 바다로 이끌었다.

한 마리를 발견하자 라이스는 민첩하게 사냥감 쪽으로 향했고, 마이크 쉐어키스(플로리다 대학의 야생 생물학자)가 악어의 목에 금속 올가미를 맬 수 있도록 계속 조명을 비춰 악어를 혼란시켰다. 마침내 올가미에 걸린 악어는 보트 측면에서 몸을 틀고 꼬리를 휘두르는 등 빠져나가기 위해 몸부림쳤다. 수차례 저항한 후에 소용없음을 알고 얌전해지도록 하는 것이 악어 포획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이미 죽은 악어를 실험대로 가져갈 수는 없지 않은가).

악어의 힘이 빠지자마자 라이스는 악어의 입에 올가미 하나를 더 걸고 쉐어키스와 함께 배 위로 끌어올렸다. 이제 전기 테이프로 악어의 턱을 고정시키는 것은 내 몫이었다. 이어진 15분간의 조사를 통해 주둥이부터 꼬리 끝까지의 길이(2.5미터에 달했다)를 재고 휴대용 저울을 사용하여 몸무게를 측정한 다음 내게 악어의 성별을 감별할 것을 부탁했다(필자가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테스트였다라고만 말해 두겠다). 그리고 라이스와 쉐어키스는 수심과 서식 환경을 기록하고 꼬리표를 달았다.

5년 후, 라이스와 그의 팀은 악어의 건강 상태와 서식지 환경과의 연관성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 데이터는 영양단계 교차실험(Across Trophic Level System Simulation)이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분석할 수 있다는 점 외에도, 자연적인 물의 순환을 되살리는 계획을 수립하는데도 사용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게 취급된다. 라이스는”하지만 진정한 이익은 데이터적으로 복원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 데이터를 통해 계획의 성공 여부를 점칠 수 있는 것이죠.”라고 말한다.

소택지 복원



악어 개체 수 복원 계획의 효과를 예측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ATLSS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악어의 데이터를 분석한다.

이 지도가 바로 그 결과이다. 녹색은 광범위 에버글레이즈 복원 프로그램이 시행된 후 높아질 악어 밀도를 나타낸다(현재 이 지역은 물의 양이 적고 악어의 밀도가 낮다). 자주색은 이미 의회의 승인을 받은 소규모 프로젝트의 결과로 높아지게 될 악어 밀도를 나타낸다.

석유와 물의 끔찍한 만남

정황 2001년 3월 14일 오후 11시. 브라질의 마카에시 동쪽 75마일 지점. 세계 최대 규모의 부상식 석유플랫폼인 P-36의 인상적인 하루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가동을 시작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3만2천톤, 40층 높이에 달하는 이 거대 시설은 해저 1마일 깊이에서 하루 8만4천배럴을 생산하면서 이미 브라질 석유 생산량의 6%를 차지하고 있다. 브라질의 대규모 석유 생산 업체인 페트로브라(Petrobra)는 그 가치가 4억8천5백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후 11시 30분. 한 인부가 아래쪽에 있는 거대 폰툰 두 개와 플랫폼을 연결하는 네 개의 기둥 중 좌측 후미 기둥에 있는 배수 탱크에서 물을 방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펌프와 밸브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방출된 물이 우측 기둥 벽면에 설치된 긴급 배수 탱크로 유입됐다. 이 탱크는 보수 중이었기 때문에 배출구가 닫혀 있었다. 수위가 올라가면서 압력이 발생했다. 게다가 메인 데크에 있는 석유 생산 시설의 열려 있는 밸브를 통해 수천 갤론의 석유가 물이 유입되고 있는 탱크로 배출되었. 3월 15일 오후 12시 22분. 엄청난 굉음과 함께 탱크 벽면이 파열되었고 방제 시스템에 해수를 공급하는 파이프가 연쇄적으로 파열했다. 석유와 물이 기둥의 중앙부로 방출되기 시작했다. 석유와 물의 혼합물이 바닥에서 2.5미터 높이에 있는 환기 덕트의 환기구에 이르자 아래에 있는 폰툰으로 쏟아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범람은 5분 만에 플랫폼을 2도나 기울게 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었다.

대응 오전 12시 39분. 방제 파이프를 통해 흐르는 막대한 해수로 인해 화재 경보 시스템이 작동하여 대형 화재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소방수 11명이 현장으로 달려 나왔지만 그들 앞에는 석유와 물 그리고 이상 없는 원유 증기뿐이었다. 증기는 연료와 공기의 대폭발을 유발하는 발화원이 있는 시설의 상층부로 올라갔다. 그 결과 10명이 즉사했다. 나머지 한 명은 일주일 후 리오데자네이로 병원에서 사망했다.

3월 15일 ~ 3월 20일. 페트로브라스는 해난 구조를 돕기 위해 네덜란드, 영국 및 미국에서 수백 명의 전문가를 소집하였다. 다이버들은 밤낮 없는 구조 활동을 펴면서 우측의 부양 탱크에 구멍을 뚫고 질소 가스를 주입하여 해수를 방출시켰다. 이틀 만에 유출은 수습되었지만 3월 19일 지금까지 잠잠했던 수위가 1.5미터 상승하여 해저 파열부의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다이버들은 모든 누출부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3월 20일 오전 11시 40분, 플랫폼은 소방수 9명의 시신과 함께 거꾸로 해저에 가라앉았다.

교훈 페트로브라스는 즉각적으로 조사 위원회를 구성해 이 최고의 석유플랫폼의 침몰에 대해 조사하도록 했다. 위원회의 가장 의미 있는 권고는 긴급 배수 탱크를 지지 기둥 내에 설치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페트로브라스는 그 권고를 같은 해 말 브라질의 말림술(Marlim Sul) 유전에 설치된 P-40 플랫폼(P-36의 침몰 이후에 최초로 개시된 사업)에 적용했다. 하지만 한 가지 중대한 한계로 인해 위원회의 조사는 어려움을 겪었다. 바로 사고 조사에 가장 중요한 자료인 P-36 자체가 영원히 닿을 수 없는 대서양의 바닥에 가라앉아 버렸다는 점이다.
제임스 차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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