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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이버 범죄 최종 방어선

2003년 8월 14일: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던 날 밤, 뉴욕시 근로자들의 마지막 인파가 걸어서 이스트 리버 브리지를 빠져 나가고 귀가할 방법이 없는 사람들이 로비와 인도에서 잠을 청할 때, 맨하탄 시내의 원 폴리스 플라자 11층 창문에서는 희미한 컴퓨터 불빛이 빛나고 있었다. 그 불빛은 마치 마트료쉬카 인형처럼 NYPD의 컴퓨터 범죄 수사반이 사용하는 넓은 공간 안에 자리 잡은 작은 방의 흐린 창문을 통과해 거의 눈에 띄지 않을 만큼 희미해 보였다.

그 이상한 밤에 그 불빛을 따라가 보았다면 문밖에서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와 주기적으로 작은 방안을 돌아다니는 의자 바퀴 소리, 그리고 이따금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방 안으로 들어가 보면 한 남자를 발견할 수 있다. 마이크 스미스 형사는 평소 교대 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인데도 아직 사무실에 남아 있었다. 그에게는 정전이 유아 성추행범, 마약 판매상, 개인 정보 도용범, 스캠 아티스트(금융 사기범)들을 색출해 낼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유아 성추행 용의자와의 채팅
“비상 전원과 커피가 있었으니 더할 나위 없었지요.” 스미스의 말이다. 7평짜리 방에는 컴퓨터, 웹캠, 발신자 표시기, VCR, 사건 파일이 가득한 박스, 스타벅스의 일회용 컵 등 형사가 거래, 파일 공유, 채팅, 데이트 등을 하고, 또한 가상공간에서 범죄 희생양을 찾기도 하는 수백만의 사람(그리고 그들의 아바타)로 가득한 거의 무한한 세계로 들어가는데 필요한 물건들로 가득하다.

스미스 형사는 사이버 범죄 수사대의 작은 방문이 항상 닫혀 있는 이유 중 하나를 이렇게 설명했다. “제가 바로 이 빌딩 내에 있는 사람과 채팅을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8년 동안 대부분의 주요시 경찰대에 온라인 수사 전담반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스미스의 범죄 수사와 온라인의 인맥은 그를 사이버 수사계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만들었다. “저는 인터넷상의 시빌입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스미스의 두 파트너, 트라비스 랩과 마이클 가이쉬너가 온라인 개인 정보 도용 범죄 고리를 끊는 동안 스미스는 온라인 채팅방에서 여러 사람들과 잡담하고 순진한 어린 소녀들을 만나고 젊은 부녀자, 마약상, 불안정한 10대 소년, 그리고 탐욕스러운 남성들에게서 정보를 얻는다.

최근 수개월 동안 스미스가 수사한 유아 성추행 사건 용의자 중에는 유명한 랍비, 헌병, 4성 장군, 수백만 달러의 제조업체 사장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들은 모두 성적인 대화를 나누거나 포르노 사진을 보내거나 성적인 만남 약속을 한 상대가 9~17세의 청소년이 아니라 스미스 형사인 것을 알고 난 후에야 자신의 실수를 깨닫게 된다.

NYPD 마약단속반 10년 경력의 스미스는 맨하탄 북부 지역에서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데 다소 방해가 되었던 황갈색 머리와 훌륭한 용모가 아직 남아 있다. 스미스는 1994년 자신이 체포한 10대 소년으로부터 심한 수두가 옮아 집에서 쉬게 되었을 때 가상 인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가상공간 제일의 약물 거래상
“컴퓨터 하키를 102시간 동안 플레이하고 나서-스텐리컵을 4번이나 우승했지요.-인터넷에 눈뜨게 되었습니다.” 특히 스미스는 전자 게시판과 뉴스그룹의 게시물들을 읽기 시작했고 성적 유혹, 상업 광고, 불법 약물 밀수에 대한 공개 포럼을 적발하기 시작했다. 당시에 이런 포럼은 대부분 단속되지 않고 있었다. “저는 업무에 복귀해 인터넷이야말로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는 점을 알렸습니다.”

스미스는 온라인으로 약물을 단속하기 위해 다른 사람으로 가장해야 할 때가 많았다. 예를 들면, 암시장에서 비아그라 구매하기 위해 밤새 지칠 줄 모르는 정욕을 자랑하는 동성애자로 가장한 적도 있다. 이 사건은 인도에서 대량으로 약물을 밀수하던 한 대학생을 체포하는 것으로 결말지어졌다. 힘들었던 일 중 하나는 그가 갓 교도소로 보낸 실제 마약상을 가장하는 일이었다. 그 결과 대규모 온라인 공급책을 체포하는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데릭 지터를 모르는 사람이 없듯이 인터넷에서 약물을 거래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를 알고 있습니다.” 스미스는 아직도 그가 가상공간 제일의 약물 거래상이라고 말한다.랩은 수사대에서 스미스가 맡고 있는 특별한 역할에 대해 “마이크는 사람들과 얘기를 잘 하죠.”라고 말한다.최근에는 잉그리드라는 이름을 가진 72㎏의 금발 여인으로 가장해 BBW(Big Beautiful Women) 뉴스그룹의 비만 여성을 상대로 한 금융 사기범을 검거하는 데 공헌을 했다. 뉴욕 스포츠 팀의 30대 여성 홍보 담당자로서 그는 2000년 6월 “열매의 집”이라는 별명을 가진 인터넷 엑스타시 제왕 와그너 부치를 오네이다주 형무소로 보내는 데 결정적인 증거를 수집했다.



시간제 누드 댄서로 입장
스미스는 어떤 경우에도 그가 온라인상에서 범죄 행위를 말하도록 유도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남자들은 여자에게 자기가 한 일을 자랑하기를 좋아하죠.” 대화명의 익명성이 그들을 더욱 부추긴다.
하지만 익명성은 환상일 뿐이다. 웹 사용자가 법의 테두리를 넘는 순간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는 경찰과 협조하여 사용자의 실명과 주소를 제공한다. 그리고 스미스와 파트너들은 보통 쉽게 메일을 주고받은 상대방의 문서들을 찾아낸다. 범죄에 사용된 인터넷 도구들은 경찰에게도 도움이 된다.

구글은 누구에게나 그렇듯 경찰들에게도 편리한 도구이다. “어떤 사람을 체포하기 전에 저는 보통 저의 친한 친구들에 대해서 보다 그 사람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는 상태입니다.”다시 모니터로 돌아가 보자. 그는 무한해 보이는 채팅방을 검색하고 있다. 그는 “아무 방이나 하나를 고릅니다. 누구에게서나 범죄 행위는 색출해낼 수 있으니까요.”라고 말한다. 마리화나의 위법성에 대한 토론을 선택하여 그는 자신의 인생을 한탄하는 (대학생만 상대하는) 30살의 시간제 누드 댄서로 입장했다. “전 오늘 기분이 좋지 않아요. 방금 물건을 전해 받았어요. 점심시간에 공원에서 만나요.”
스미스는 반복해서 오자가 없는지 확인했다. 그는 그가 어린이를 가장했다면 오자를 남겨 두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아니면 글꼴을 변경하거나 일부 글자 크기를 크게 하거나 하는 등의 온라인 채팅에서 어린 친구들을 관찰하면서 알게 된 재치 있는 모든 표현 방법을 사용할 것이다.

온라인상에 14세 소녀로 가장
스미스가 온라인 비밀 임무가 현장의 다양한 업무에 비해 신체적으로 안전하다는 사실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훨씬 힘든 일이다. “현장에서는 자신이 한 말에 대해 나중에 상대방이 잘못 들은 것으로 부인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그는 설명한다. “하지만 제가 상대하는 이들은 모든 내용을 기록해 둡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저에 대해 눈치 채면 정말 빠른 속도로 수천 명에게 그 사실을 알릴 수 있습니다.”
물론 그들은 스미스에 대해 알아내기 위해 애쓴다. 무슨 종류의 마스카라를 사용하는가? 속옷 사이즈가 어떻게 되는가? 탐폰은 한 박스에 몇 개나 있는가? 메이크업 리무버의 브랜드를 말해 보라. “그들은 언제나 저를 시험하죠.”

하지만 원 오피스 플라자의 여성 경관 및 직원들의 도움으로 필요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일례로 얼마 전에 그는 14세 소녀를 가장해 온라인 채팅을 하면서 사무실을 가로질러 몸집이 작은 여경관에게 반지 사이즈를 물었다.
지금은 모든 손가락 크기가 기록된 그녀의 손을 본뜬 그림이 스미스의 컴퓨터 모니터 위에 붙여져 있다.

그는 내 누드사진을 원한다
스미스는 온라인 유아 성추행 수사를 위한 법 집행 세미나에서 교육 받은 정리 방법을 사용해서 온라인상에서 그의 여러 인격을 관리하지는 않는다. “제가 이 잡동사니 속에서 색인 카드를 계속 정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까?” 대신, 스미스는 그의 온라인 인격체를 각각 실제 친구나 지인에 기초해 만든다. 필요한 경우 나이나 체격을 바꾼다.
“당신이 가고 나면 당신을 본뜬 가상 인물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라는 농담을 던졌다. 그 사이 스미스는 마리화나 채팅방에 있는 그의 새로운 친구가 인스턴트 메시지를 통해 날씬하고 블라우스를 풀어헤친 사진을 보냈지만 남자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스미스가 “당신 남자지?” “빨리 속옷 사이즈를 말해봐 네일 폴리쉬 브랜드를 하나 말해봐 좋아, 그럼 립스틱 브래지어 사이즈는?”라고 입력했다. 스미스는 목을 옆으로 꺾고는 키보드 앞에 턱을 손으로 괴고 모니터를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렸다.상대방은 오랜 침묵이 흐른 후에 34C라는 납득되지 않는 대답을 했다.
“그는 제 누드 사진을 원하는 겁니다.”라고 스미스는 말한다. 이건 전혀 불법적인 일이 아니다. 하지만 스미스가 그에 대해 확실히 밝혀낸다면 좀 더 솔직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약물 사건의 경우 포착하는 데 수 주에서 수개월이 걸리며 전혀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에 비해 유아 성추행범을 찾는 일은 통 속의 물고기를 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스미스가 미성년 여자임을 밝힌 후에도 남자 5명 중 3명은 채팅을 계속한다. 미성년 남자의 경우 5명 중 1명이 대화를 계속한다.
온라인상에서 수많은 약탈자들을 만나면서 스미스는 낙담하거나 의욕을 잃지 않았을까? 그 반대라고 스미스는 말한다. “우리가 범죄자를 한 명씩 색출해 나갈 때마다 우리는 그가 수백 명의 어린이들과 접촉하는 것을 방지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수사관들은 최근 체포된 용의자의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에 300명에 달하는 어린이의 연락처가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스미스는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인다. “용의자의 부인이 그가 출옥한 후에도 그의 곁에 머문다면 그는 평생 가석방 담당 경관과 함께 지내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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