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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부시 달탐사 새 우주계획 실현 가능한가?

3미터짜리 달 착륙선이 지구로부터 380만 킬로미터 떨어진 타우르스 리트로우 계곡에 서 있다. 지난 31년간 아무도 이 로켓을 조종한 사람이 없지만 달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없고 대기층이 엷어 이 우주선은 거의 새 것이나 다름없다. 새 건전지만 좀 있으면 다시 우주선을 가동시킬 수 있다. 달에 최초로 왔던 아폴로 17호 우주비행사 유진 서넌과 해리슨 슈미트가 1972년 12월 14일 달을 떠나며 남겨두고 간 것은 이 우주선 뿐만이 아니었다. 이들은 달 착륙용 장비와 깃발, 안테나, 우주복과 장화, 카메라, 연장, 필터, 식료품, 소변주머니, 배설물 수거 장치 등 지구 귀환시 필요없는 것들을 두고 왔다. 이들이 3일간의 방문 기간동안 남긴 발자국과 궤도차량 자국은 거의 그대로 있을 것이고 앞으로도 최소한 수백만년은 남아있을 것이다.

달에서의 시간도 정지되어 있지만 인류의 우주 탐험 프로그램도 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 “지난 30년간 어느 누구도 지구 밖의 세계에 발을 디뎌본 적이 없고 지구로부터 워싱턴에서 보스톤까지의 거리인 620킬로미터 이상을 벗어나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조지 부시 대통령이 1월 14일 미국의 주요 우주 계획을 발표하면서 말했다. 하지만 그는 곧 인류가 우주로 향하게 될 거라고 단언했다.

부시의 새로운 우주 계획
그의 신규 우주 계획에 따르면 2020년까지 다시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내는 것으로 되어 있다. 어떻게 보낼지는 아직 두고 보아야겠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한 가지에는 동의한다. 달에 있는 발자국과 마찬가지로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인류의 우주비행 기술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재료와 전자공학, 태양력의 발전으로 아폴로 시대보다 우주선이 가벼워지고 첨단화된 데다 에너지 효율성도 높아졌지만 극저온 액체 연료로 추진되는 화학 로켓 엔진이 등장한 이후 인류의 우주 비행은 1970년대보다 조금도 빨라지거나 저렴해지지 않았다. 우주 열광론자들은 이 새로운 우주 정책을 열렬히 환영했다.

1월 14일까지 NASA에서 인간의 우주 비행 스케줄에 유일하게 올려놓은 목적지는 우주정거장이 고작이었다. “수년간 우주 탐사가 없었기 때문에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던 셈입니다”라고 조지워싱턴 대학 우주정책 연구소 소장인 존 록스던이 말한다. “지구 궤도 너머로 사람을 보내는 일은 대단한 일입니다.”

2020년 달에서 장기체류
백악관과 NASA는 새 정책에 명기된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이다. 계획에 따르면 2008년까지 달에 탐사로봇을 보내고, 2010년까지는 국제우주정거장 건설을 완료하고 우주왕복선을 폐기처분하며, 2014년까지 최초의 유인우주탐사선을 개발해 유인우주비행을 하고, 2020년까지 인간을 달에 보내 “장기” 체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달을 밟은 사람은 12명 뿐이지만 3일 이상 머무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만약 우주비행사들이 달에서 수 주나 수 개월을 머무르려면 더 많은 보급품과 장비를 가져가야 한다. 음식과 물은 물론 달 표면을 탐사하고 유용한 자원을 채취하기 위한 기계도 필요하다. 더욱이 탐사용 장비는 아폴로 우주선 비행사들이 사용한 것들보다 내구성이 더 우수해야 한다.

당시 사용된 우주복은 현재 박물관에 해체된 채 보관되어 있다. 게다가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야심찬 새 구상을 향후 5년간 NASA 예산을 100만 달러만 증액한 채 실행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것은 우주왕복선 2회 발사비용 정도에 불과하다. “비용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라고 신생 우주사업체인 루나코프사 사자 데이빗 검프가 말한다. “다른 기술들은 넘쳐나는데 비행 기술만 없는 상태입니다.”

인류 거주지 확장욕구 자극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발표를 달 기지 건설로부터 화성 개척으로 가는 로드맵인 양 환영했다. 하지만 그에 한참 못 미치는 계획이었다. 1월 14일의 발표는 40년 전 케네디 대통령이 미국의 달 착륙 계획을 주창했을 때 미국인들이 느꼈던 흥분에 다시 불을 붙이려는 역사상 가장 대담한 시도이긴 했다. 그렇지만 부시 대통령이 제안한 예산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NASA가 달에 유인 기지를 건설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발사대조차도 짓기 어려운 예산이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이 새 우주 계획을 발표한지 1주도 안 지나 행한 국정 연설에서 그는 달이나 화성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음으로써 NASA 직원들과 지지자들은 부시 대통령이 연합통신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민의 절반만이 지지하는 정책에 많은 정치적 자금을 투자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미국인들에게 이 새 정책은 오랫동안 억눌려왔던 인류의 거주지 확장 욕구를 자극했다. 무인 탐사선이 화성 표면의 환상적인 사진을 보내오는 현 시점에서 달에 기지를 건설해 차량과 발전 시설, 화성 유인탐사를 위한 생명유지 장치를 시험해 보는 계획을 세워볼 만하다. 하지만 우주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물어볼 질문이 있다. 1월 14일 대통령의 연설은 어떤 씨앗을 뿌렸으며, 이것들이 결국 달 기지 건설로 이어져 화성과 그 너머로의 인간의 탐사가 가능해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초기단계 로봇이 임무수행
달 기지 구상은 수십년에 걸쳐 점차 보강되면서 꽤 명확한 비전이 되었다. 초기 단계에는 로봇들이 달 표면 지도 작성과 달 극지방의 그늘진 분화구에서 얼어붙은 물 찾기, 그리고 거주에 적합한 지역 탐색을 수행할 것이다. 그런 다음 우주비행사들이 최장 2주 정도 머무르며 달 토양으로부터 자원을 채취할 과학 도구와 실험 장비들을 설치하고 거주지 건설을 시작한다. 로봇들이 이 일을 도울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이 기지가 확장되면서 대규모 공기 및 물 재활용 장치와 달의 얼음을 로켓 연료로 가공처리하는 공장, 그리고 기지에 전기를 공급할 핵발전소가 추가되어 6명 이상의 우주인들이 더 오랫동안 머무를 수 있게 된다. 결국 이 기지는 영구적인 정착지가 되어 이주민이나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 꿈이 실현되려면 아직 멀었다. 우선 NASA에는 우주비행사들과 장비를 달로 실어나를 우주선이 없다. 대통령은 NASA에 CEV라는 유인탐사우주선 개발을 시작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개발예정이라고 간단하게 부르는 게 나을 듯하다. 부시나 NASA 책임자 션 오키페가 이 우주선의 모양이 어떨지, 어떻게 작동할지 구체적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계획만 보고 좋아해서는 안됩니다”라고 대통령 연설 직후 오키페가 짧게 말했다.

유인탐사선 아이디어 넘쳐
유인탐사우주선 개발에 관한 아이디어는 넘쳐난다. “달 도착 방법에 관한 NASA의 연구 자료를 쌓으면 아마 달까지 닿을 겁니다”라고 Globalsecurity.org의 소장 존 파이가 말한다. “이 모든 게 연구만 진행되다 폐기되었습니다. 이들의 연구에서 유일하게 빠진 것은 극소형 물건을 보내는 방법이었죠.”

하지만 대통령이 부과한 시간 제한이나 내셔널 에어로스페이스 플레인과 델타 클립퍼, X-33기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도 저조한 NASA의 우주왕복선 대체기 개발 실적을 감안하면 NASA에서 일부 엔지니어들이 아폴로 마크 2라고 부르는 다소 구식 우주선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부분의 우주항공 엔지니어들은 이 점에 대해 대체로 동의한다. 승무원들은 날개 달린 우주선이 아니라 아폴로호의 관제실 모듈과 흡사한 단순한 캔디 모양의 캡슐에 타게 될 것이다. 그런 다음 이 캡슐은 핵 로켓이나 1단식 우주선보다는 최소 2단식 이상의 재래식 화학 로켓으로 달까지 추진될 것이다. 하지만 아폴로 시대의 강력한 새턴 5와 유사한 신형 대규모 발사기가 유인우주탐사선 발사에 필요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

2단신 재래 화학로켓 유력
아폴로호는 새턴 5 위에 적재된 여러 개의 우주선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10미터가 넘는 조립체가 케이프 케너버럴에서 이륙했을 때 이 우주선은 1단에서 액체 등유와 산소를 연소하는 5기의 F-1엔진으로 추진되었다. 연료를 모두 소모한 후 강력한 1단이 로켓에서 분리되면 액체 수소와 산소를 연소시키는 J-2엔진 5기로 추진되는 2단 로켓이 다음 역할을 한다. 우주 높이까지 올라가면 2단 로켓이 떨어져 나간 후 J-2엔진 한 개만 달린 3단 로켓이 추진을 맡는다. 발사한 지 4일 후 3단 로켓이 모두 분리된 후 아폴로 우주선은 달 궤도에 진입했다.

우주선 조립로봇 완성 관건
21세기의 달 탐사에는 그런 엄청난 로켓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대신 NASA에서 유인우주탐사선을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 소형 로켓에 실어 발사한 다음 지구 저궤도에서 조립한 후 달로 출발하면 된다. 이 단계의 핵심은 우주에서 여러 부분을 조립해 우주선을 완성할 로봇을 개발하는 일이다.

국제우주정거장 조립용 로봇 기술은 이미 일부가 개발되어 있다. 하지만 향후 이 작업은 우주왕복선이나 승무원들의 도움없이 수행될 수 있어야 한다. 보잉사의 엔지니어들은 최근 유인우주탐사선을 세 부분으로 조립하는 계획을 구상해냈다. 2단의 로켓과 세 번째 칸으로 조립하는 것인데, 세 번째 칸에는 승무원실을 비롯해 귀환시 추진력을 제공해 줄 연료 모듈, 비상발사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각 부분은 현재 가장 큰 1회용 로켓인 보잉 델타 4나 록히드 마틴 아틀라스 5중 하나에 실려 발사된다. “새턴 5만한 로켓이 필요없는 접근 방식이 가능한지 알아보려고 노력중입니다”라고 보잉 NASA 시스템스사의 프로그램 개발이사인 마이크 라운지가 말한다.

지구 저궤도서 CEV 조립
유인우주탐사선 부속을 궤도로 올려보내는 방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또다른 방법은 현재의 우주왕복선을 변형한 셔틀-C이다. 주엔진은 우주왕복선의 날개 달린 궤도선에서 분리된 채 수거 후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별도의 칸에 장착되고 나머지 공간은 화물 컨테이너로 대치된다. 이보다 훨씬 더 많은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셔틀-C 변형 모델에서는 우주선의 주엔진들이 델타 4 로켓에 사용되는 강력한 RS-68 엔진들로 대체될 것이다. 셔틀-C는 2기의 소형 CEV 로켓 추진부를 한 개의 화물 컨테이너로 운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로켓을 한 번만 발사해도 지구 저궤도에서 전체 CEV를 조립할 수 있다. 하지만 이 CEV 시나리오에는 많은 난관이 있다. 예를 들어 궤도상의 조립은 어디에서 할 것인가? 국제우주정거장은 달로 가는 경로로부터 상당히 우회하는 궤도를 선회하고 있기 때문에 연료 문제가 걸려 큰 도움이 안 된다.



게다가 크기도 문제가 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신형 새턴급 추진기 없이 현재의 중간 크기 로켓으로 아폴로 8호가 달 궤도를 선회하게 하는 것 정도는 가능하지만 NASA의 달기지 건설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현재 로켓으로는 25톤 정도의 화물을 지구 저궤도에 쏘아올릴 수 있지만 새턴 5는 140톤을 운반할 수 있었다. “신형 델타와 아틀라스 로켓의 발사능력을 보면 마치 예전의 제미니 시대로 되돌아 간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라고 플라이트 매터리얼사의 수석 엔지니어인 레이 에릭슨이 말한다.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은 보급품과 장비를 모두 함께 가져갔지만 1월 부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요구된 “연장된” 달 임무 수행을 위해서는 새로운 화물이 필요하다.

에릭슨은 “아무리 강력한 새턴 로켓이라도 우주비행사 2명과 달 탐사선 1대가 달 표면에서 2~3일 체류할 화물 밖에 운반할 수 없다”며 “그런 속도라면 달에 도시를 건설하는 데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한 가지 해법이 있기는 하다. 항공과 육상 우편처럼 우주비행사들은 강력한 화학 로켓으로 고속 비행을 하는 반면 화물은 대형 태양 전지로 추진되는 우주선처럼 비교적 느리고 저렴한 방법으로 운송하는 것이다.

추진 방법에 뚜렷한 돌파구가 없는 한 달 기지를 건설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달 자원을 직접 이용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달 연구에 따르면 태양이 한 번도 비춘 적이 없는 달의 분화구에 얼어붙은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물은 우주비행사들의 갈증을 해소해 줄 뿐만 아니라 수소와 산소로 분리해 액화시키면 로켓 연료로 사용할 수도 있다. 달 토양에는 유용한 원소들도 포함되어 있다.

우주연구협회에서 수행한 화학성분 분석 실험 결과 이론상으로 달 토양에서 산소와 알루미늄을 추출할 수 있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엔지니어들이 달 극지방 분화구의 극저온에서 무너지지 않을 채광 및 처리 장비를 구축해야 하고 달로 운반할 장비도 소형, 경량이어야 한다. 우주비행사들은 동력원이 필요한데, 달에서는 2주간의 밤이 있기 때문에 별 도움이 안 되는 태양전지판 대신 핵발전 시설이 이용될 것이다. 달은 이미 상당한 방사능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달에 핵 발전소를 짓는 것이 지구상에 건설하는 것만큼 논란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유인우주탐사선 예산 제한
부시 대통령은 NASA의 신규 탐사 목표에 대해 향후 5년간에 걸쳐 12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는데, 이중 10억 달러는 신규 자금이고 나머지 110억 달러는 기존 예산을 “재편성”한 것이다. 그 이후에는 인플레이션을 따라 갈 정도로만 예산 증액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10년 전 아폴로 프로그램에만 현재 달러 가치로 1천500억 달러가 소요됐다고 아메리카 대학의 우주 역사학자인 호워드 맥커디가 밝혔다. “케네디 대통령이 결정을 내렸을 때 비용 제한이 없었습니다”라고 맥커디는 말한다. 케네디의 발표가 있은 다음해 NASA의 예산은 두 배가 되었고, 그 이듬해 또다시 두 배가 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백악관에서 비용 지출을 확실히 제한하려 하고 있다. 그 때문에 대통령이 유인우주탐사선의 개발 일정과 달 탐사로의 회귀 일정을 구체적으로 발표하면서 프로젝트 마감 시한을 빠트렸어도 별로 놀랄 만한 일은 아니었다.

대통령 연설이 있은 지 몇 시간 후 한 기자회견에서 오키페는 기자들에게 새 정책이 “구체적 목적지”나 “확실한 일정”을 정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난이 점차 악화되는 와중에도 NASA는 여전히 값비싼 우주정거장에 매달리고 있다. 이것을 완성하려면 최소한 우주왕복선이 25차례 이상 비행을 더 해야 한다. 부시의 연설을 들은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우주 탐사 비용이 NASA의 예산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두 가지 프로젝트 중단으로 확보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향후 5년간은 그렇지가 않다.

다음 탐사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될 120억 달러중 110억 달러는 다른 부문의 예산 삭감을 통해 조달해야 한다. 인간의 우주 탐험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프로그램들의 예산이 삭감될 것이다.“우주정거장은 NASA가 돈을 쏟아붓는 우주의 구멍인데도 논쟁 대상으로도 언급되지 않습니다”라고 아폴로 9호 우주비행사인 러스티 슈베익카트가 꼬집어 말한다. 그는 부시와 오키페에게 1월 19일 서신을 띄워 우주왕복선과 우주정거장 개발 프로그램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권유했다. 새 우주 정책에 반대하는 다른 사람들은 대통령이 우주왕복선을 너무 빨리 폐기시키려 한다고 우려한다. 우주왕복선은 2010년에 폐기될 예정이고 유인우주탐사선은 2014년에야 첫 비행을 할 예정이기 때문에 최소 4년간은 우주에 어떤 우주선도 쏘아올릴 수 없는 공백기간이 생긴다.

1보전진, 2보 후퇴?
美 부시의 새 우주계획 재원조달 ‘불투명’ 재원 확보차 그가 사회보장 제도를 희생시킬 가능성은 없어 보이기 때문에 NASA가 직접 대부분의 재원을 조달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달과 화성 탐사 5개년 계획에 할당된 120억 달러 중 11억 달러는 이미 진행중인 프로그램에 소요된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우주왕복선과 우주정거장 개발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지만 부시는 2010년까지 우주왕복선 비행을 지속시키고 우주정거장 건설을 완료할 생각이기 때문에 NASA는 다른 희생양을 찾아야 한다. 처음으로 선택된 희생양은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우주의 이미지로 천문학자들과 일반 대중들을 10년간 사로잡아온 허블 우주망원경이었다. 대통령의 연설이 있은 지 48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행정관 션 오키페는 허블 망원경 운영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렇게 되면 이 망원경은 몇 년 후 배터리 수명이 다 되고 자이로스코우프가 멈춰 장님이 되어버린다.

NASA 관리들은 우주왕복선을 우주정거장 이외의 곳에서 비행하도록 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허블 망원경을 포기한다고 말했지만 대다수 과학자들은 이런 조치가 예산 삭감을 위한 조치라고 보고 있다. 허블 망원경을 철수하면 매년 2억5천만 달러가 절감되기 때문이다. 다른 NASA 프로그램들도 예산감축의 대상이 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중단할지 자세히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국제우주정거장에서 거대 단백질 크리스탈을 재배하는 계획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의학 연구원들은 이 실험으로 많은 신약이 발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료 효율을 향상시키기로 되어 있는 연소 연구와 개선된 합금을 만들어내려는 금속재료 연구도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과학계에서는 이러한 감축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반발이 거의 없었다. “우주정거장 건설업체만 있었지 사용하겠다는 곳은 없엇던 것으로 압니다”라고 행성협회의 루이스 프리드만이 말한다. 하지만 비행 안전 및 효율에 관한 연구와 아동 대상 교육 프로그램, 날씨 및 기후 연구, 그리고 인간의 우주 비행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다른 연구 프로그램들을 감축할 경우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달 탐사계획 보류 메시지
“NASA의 건재함에 위협이 되는 큰 갭”이라고 플로리다주 빌 넬슨 상원의원의 입법 담당관인 댄 샤피로가 말한다. 일부 비판론자들은 부시의 구상이 NASA의 대규모 프로그램들을 중단시켜 달 탐사 계획을 보류시키려는 계획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렇지는 않다 하더라도 달 탐사 프로그램을 위해 필요한 대규모 자금 확보는 향후 행정관들의 책임이 될 것이다. 일부에서는 우주왕복선 발사에 한 번도 참석해 본 적이 없는 부시가 아버지보다 우주 탐험에 더 진지한 관심을 갖고 있을지 의구심을 제기한다.

1989년에 당시 부시 대통령은 화성 유인탐사를 주창했다가 4천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든다는 것을 알고는 철회했다. “일반 미국인들은 또다른 주요 우주 탐사 계획에 대해 우려가 큰데, 원래 논의되거나 예측됐던 것에 비해 나중에 더 큰 희생과 세금이 부과될까 봐 걱정하기 때문입니다”라고 1월 28일 청문회에서 존 맥케인 상원의원이 말했다.
향후 4년간의 지출 우선순위와 우주선 디자인, 탐사 계획에 관한 논쟁이 시작된 것은 나쁜 소식이지만 좋은 소식도 있다. 오랜만에 처음으로 우주 정책이 한가한 추측 대상에서 벗어나 전국민적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이다.

2033년 화성착륙 목표
주요 논의 대상은 미국인들이 다시 달로 돌아가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번에는 단순히 아폴로 임무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대단한 계획은 못됩니다”라고 화성협회 회장인 로버트 주브린이 말한다. 달에서의 활동이 화성으로 가기 위한 아이디어와 장비를 시험하는 데 집중되지 않으면 달이 결국 붉은 행성으로 가는 우회로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고 칼 세이건이 경고한 적이 있다. “달에 영구 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낭비입니다”라고 행성협회 이사인 루이스 프리드먼이 말한다. 이 기관은 비영리 우주연구단체로 세이건이 공동 창립자이다. “처음부터 다시 우주정거장을 짓는 우를 범하게 될 겁니다.” 미국이 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반면 유럽의 훨씬 세부적인 오로라 계획에서는 2033년 인간의 화성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프리드먼과 다른 우주 연구론자들은 NASA의 신규 정책으로 이 기관이 다시 우주 연구로 복귀하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몇 달 전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이 새로운 우주 계획을 구상중이라는 암시를 흘렸을 때만 해도 NASA가 다음에 수행할 최대 규모 프로젝트는 궤도 왕복 우주선 개발이었는데, 단순히 우주비행사를 우주정거장까지 실어나르게 될 이 신형 우주선은 현재의 우주왕복선보다도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었다. “그건 우주 개발 초기 시절에나 알맞은 우주 프로그램입니다”라고 주브린이 말한다. “이제 미국이 선두로 치고 나가는 비전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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