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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인위적 조절’ 원천기술 개발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6월 수상자로 선정된 김진수 ㈜툴젠 대표이사는 생명체에서 유전자(Gene)로부터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데 필수적인 단계인 ‘전사’(transcription) 과정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유전자 스위치(Gene Switch)’를 제조함으로써 향후 유전자 기능 규명과 진단 및 관련 치료제 개발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박사팀이 개발 대상으로 삼은 것은 ‘징크 핑거 프로틴’(zinc finger protein)이라는 물질. 김 박사는 징크 핑거 프로틴이라는 DNA 결합단백질을 이용, 인공 전사인자를 제조함으로써 거의 모든 생명체의 유전자를 원하는 데로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었다. 징크 핑거 프로틴은 진핵생물의 전사 인자에 널리 존재하는 데 다른 DNA 결합단백질과 달리 DNA 염기서열에 결합하기 때문에 다양한 유전자 조절에 이용할 수 있다. 또 구조가 조립식이어서 다양한 DNA 결합단백질로 제조될 수 있다.

이러한 징크 핑거 프로틴을 재배열 조합함으로써 어떤 DNA 염기서열에도 특이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DNA 결합단백질을 만들어 내고 이 DNA 결합단백질에 전사 활성화 또는 억제 인자를 결합시키면 맞춤형 전사 인자를 제조할 수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전사 인자들은 특정 DNA 염기서열을 포함한 유전자를 각자 역할에 맞게 조절이 가능하다. 이들을 사용해 원하는 유전자를 선택해 특정 단백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켰다 껐다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유전자 스위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유전자 스위치를 이용해 단백질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셈이다.

유전자가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DNA에 담겨져 있는 유전정보가 일차적으로는 RNA로, 그 다음에는 단백질로 전환돼야 한다. DNA로부터 RNA를 만드는 과정이 바로 전사인 데 미생물, 동물, 식물 등 모든 생명체의 세포에는 이를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전사 인자들이 존재한다. 김 박사는 이러한 전사 인자를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든 것이다.



김 박사의 이번 연구성과는 생명공학의 원천기술로써 신약개발, 기능유전체학, 미생물공학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많은 질병이 특정유전자의 발현에 있어 문제가 생겼을 때 초래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혈관신생인자 VEGF라는 유전자는 정상적인 성인의 경우에는 발현되지 않아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암이 발생하면 암세포에서 VEGF 단백질을 만들어 내 암세포 주변에 혈관 형성을 유도한다. 암세포는 새로 생긴 혈관을 통해 영양성분과 산소를 공급 받아 성장하는 한편 다른 조직으로 전이하게 된다. 따라서 암세포에서 VEGF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유전자 스위치를 만들어 조절하면 암세포의 전이와 성장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박사 연구팀은 암세포에서 VEGF를 억제하는 유전자 스위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동물실험을 통해 효과를 검증했다.

유전자 스위치 기술은 혈관신생인자 이외에도 질병과 관련된 많은 다른 유전자에 적용될 수 있다. 또한 유전자의 기능을 규명하는 연구수단으로 활용가치가 높으며 줄기세포의 분화와 동물세포, 산업미생물의 형질개량 등 다양한 분야에 널리 활용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경제 최수문 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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