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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과학계 최악의 직업 베스트 10

오랑우탄 소변 채집가
이들은 유인원의 몸을 건드리지 않은 채 연구를 한다.


#10 “오줌 세례를 받아본 적이 있냐고요? 그럼요.”라고 하버드 대학 인류학자인 체릴 놋이 말한다. 놋은 “소변 채취를 통한 스테로이드의 비침습성 모니터링” 분야의 선구자이다. 쉬운 말로 아래를 조심하라는 얘기이다.

지난 11년간 놋과 동료들은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에 있는 구능 파릉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가 멸종위기에 처한 영장류들을 찾아다녔다. 일단 대상을 발견하면 이들은 소방관들의 구조용 안전망을 설치한 채 나무를 타고 다니는 유인원들이 노새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다가와 살펴볼 수 있도록 한다. 소변 채취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이들은 장대에 주머니를 매단 채 오랑우탄들 밑을 따라다닌다. “오줌에 젖으면 불쾌하지만 오랑우탄의 체내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아내는 데는 이 방법이 최고죠.”라고 놋이 말한다.

놋은 에스테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치를 통해 생식력을 분석하고 케톤 수치를 측정해 체중 증감을 파악한다. 오랑우탄의 대변에서 DNA를 추출하고 소변내의 코티졸을 측정해 스트레스 수위를 측정할 수 있다.

대형 유인원의 번식을 이해하는 게 목표인데 독특한 소변 채취 방법 때문에 놋은 이전 연구자들처럼 시각적 관찰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그녀는 암컷 오랑우탄의 생식 호르몬 수치가 이들의 식사량이 늘어나는 시기에 높아진다고 기록을 했다. 이것은 오랑우탄들이 얼마나 멸종되기 쉬운지 잘 보여주는데, 놋이 소변 채취를 하지 않을 때 열대우림 보존 작업을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공원내에서조차 불법적인 삼림 남획이 자행되어 오랑우탄의 주거지가 80퍼센트 감소해 사냥꾼들이 이 동물들을 포획하기가 더 쉬워졌다.

NASA 발레리나
초민감 로봇과 파트너가 되어 춤추는 여자


#9 그에게 최고 노력상을 주자. 올해 초 NASA 로봇 과학자인 블라디미르 루멜스키는 로봇이 조종사가 있는지 알아채 길을 비켜주어 다치지 않게 하는 혁신적인 “피부”를 공개했다.

루멜스키의 피부는 로봇 의존도가 급격히 높아질 NASA의 미래 우주 탐사 계획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중이다. 현재의 피부는 1,000개의 적외선 센서를 이용해 움직이는 물체를 감지한 다음 이 데이터를 로봇의 “뇌”로 보내면 이곳에서 즉시 로봇에 신호를 보내 피하도록 한다. 루멜스키는 우주 여행시 발생하는 극단적인 열이나 추위, 방사능을 견뎌내는 수만 개의 적외선 센서가 달린 미래의 피부를 구상중이다. 이런 신중한 과학 분야 연구를 하는 그는 진지한 성격이어서 자신이 만든 원형 로봇의 겉모습이 커다란 음경 모양과 흡사하다는 점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

이 로봇을 일반인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그는 몸에 꼭 끼는 옷을 입은 발레리나를 고용해 로봇과 춤추게 했다. [직접 보려면 www.nasa.
org/centers/goddard/news/topstory/2005/vladskin.html 참조].

선행자
벌레와 곰들, 그리고 녹아내리는 땅 - 이런 걸 휴가라고 할 수 있을까?

#8
매년 수천 명의 사무직 직원들이 비영리 지구감시 협회에 등록을 하고 1주당 3,000달러까지 내면서 과학 탐사에 따라 나선다. 태평양에 있는 이스터 섬의 거석과 고대인들을 조사하는 낭만적인 프로젝트들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고, 마니토바 처칠 근처의 토탄 산지를 헤치고 나아가며 북극곰들을 피하고 성서에 나오는 검정 날벌레들과 피를 빨아대는 모기들, 이 지역에서 “불독”으로 알려진 사슴 등에를 떨쳐내는 고행을 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 남자가 최근에 벌레에 물렸는데 앞이마가 골프공만하게 부풀어 올랐어요.”라고 앨버타 대학 생물지리학자로 처칠에서 1년간 4명의 지구감시단을 지도했던 피터 커쇼가 말한다.

“사람들 눈이 부어오르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대개 영국인들이 자주 물립니다.”

이 휴가자들은 커쇼를 도와 전세계 토탄지들에서 만년설이 녹아내리는 걸 조사한다. 전세계 탄소의 30퍼센트가 이 얼어붙은 늪들에 갖혀져 있는데, 이것들이 녹으면 탄소와 메탄이 모두 방출되어 이미 위험한 상태인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키게 된다.

열심히 돕는 자원자들 덕분에 커쇼는 광활한 북극 전역에 걸쳐 연구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갖추게 되었다. 이 연구망을 통해 커쇼와 미래의 과학자들은 한때 얼어붙었던 토탄이 얼마나 빠르게 탄소로 변화되는지 알 수 있는 요긴한 토대를 제공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북극곰부터 초목에 이르기까지 북극 생태계에 거주하는 생물들이 기후 변화에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모니터할 수 있다.

정자 세척사
남자에게서 소년을 분리하는 일

#7
이들의 실제 직업명은 보통 “저온생물학자”나 “실험실 기술자” 같은 것들이지만 미국내 정자 은행들에서는 정자 세척사라고 부른다. “매번 누군가 면접을 할 때마다 꼭 이렇게 묻곤 합니다, ‘정자 다루는 작업을 할텐데 알고 있죠?’”라고 미국내 최대 정자 은행인 캘리포니아 크리오뱅크의 로스앤젤레스 실험실 매니저인 다이아나 쉴린저가 말한다.

처음부터 살펴보자. 복잡한 과정을 통해 선별된 “기증자들”이 DVD들로 가득찬 채집실이라는 곳에서 나온다. 이들은 채집물을 건네고 75달러를 받은 후 자리를 뜬다. 정자 세척사들은 이 정액을 받아 샘플을 현미경에 가져다 댄 채 정자 수를 센 다음 세척을 한다. 세척시에는 샘플을 원심분리기에 넣어 운동 세포들로부터 “플라즈마”를 분리한다. 그런 다음 방부제를 넣어 냉동실에 20년간 보관하거나 바로 사용되기도 한다. 정자 세척사와 시험관 수정 덕분에 1995년 이후 미국에서 25만 명이 넘는 아기가 태어났다.

화산학자
지구가 열을 내뿜을 때 이들은 돌진한다

#6
기본적인 공포심이 어떻게 인명을 살리는지 알아보자. 화산이 요동을 치며 재와 용암, 빛이 나는 바위를 뿜어대면 뇌 속에서 위험하니 도망가라고 말한다. 그런데 감시 장비를 착용하고 수천 명이 희생되기 전에 미리 다음 폭발을 예측하는 임무를 띤 화산학자들이 이런 뇌의 경고를 무시한 채 화산으로 달려간다.

화산학자들이 직면하게 될 것들을 살펴보자. 우선 용암을 비롯해 흘러내리는 화산 쇄설암과 이글거리는 가스 구름, 바위, 재, 나무와 다른 파편들, 이산화황 가스, 그리고 화산에 녹아 산사태가 난 듯 쏟아져 내리는 급결시멘트 형상의 라하르라는 빙하가 있다. 온갖 지형의 산을 타야 하고 몇 시간이고 헬기를 타야 하기도 한다.

지난 이삼십년 간 수십 명의 화산학자들이 업무중 사망했고, 이보다 많은 수가 중상을 입었다.

“위험한 일입니다.”라고 미국의 활화산을 감시하는 미국 지질 조사 화산 프로그램의 수석 과학자인 제프 윈이 말한다. “얼마 전 9월에 세인트 헬렌스 산이 활동을 시작했을 때 우리 지진계가 고장이 났었습니다. 한 과학자가 헬기를 타고 배터리를 교체하러 올라갔죠. 이틀 후 화산이 분출했고 그 지역은 사라져버렸습니다.”









2025년 최악의 직업
화성 우주비행사
NASA는 20년 내에 유인탐사대를 화성에 보낼 계획인데, 4~6명으로 구성된 붉은 행성 탐사대원들이 지구로 귀환하면 영우이 되어 스폰서쉽 제의와 상원 출마 요청들이 줄을 이을 게 분명하다. 이들이 탐사중 극복해낸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감안하면 이런 대우는 당연한 것이다.

화성 탐사는 왕복 1년이 걸려 신체에 큰 무리가 따른다. “장기 우주비행을 하면 뼈의 질량이 5~20퍼센트 감소하고 심장 혈관 및 근육 조절이 어려워집니다.”라고 국제우주정거장에 5.5개월을 체류했던 전직 NASA 우주비행사 짐 보스가 말한다. “지구 귀환 후 제대로 걷는 데 2주가 넘게 걸렸습니다. 늘 피곤했습니다.”

화성 탐사를 하려면 다른 5명의 개성적인 동료들과 함께 1년간 캡슐 안에 갇혀 지내야 한다. 방사능에 노출되거나 뭔가가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화성탐사선이 고장나도 아무도 구해주러 올 사람이 없다.

하지만 북극과 유타주에 아날로그 화성 탐사 기지를 운영하는 화성협회 회장 로버트 주브린도 화성 탐사의 어려움을 피력한다: “힘들거라고요? 물론이죠. 200만 명의 군인들이 2차 세계대전 때 겪은 것보다 더 힘들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안네 프랑크는 좁디좁은 공간에서 6개월 동안 버텼는데 밖에서는 나치들이 설치고 다녔죠. 그 정도보다 힘들지는 않을 겁니다.”

과학계 최악의 직업들 중 하나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인류에게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사건은 결코 아니다.


핵무기 과학자
핵융합에 통달한 이들이 다음에 배울 것: 파일 정리

#5
이 직업은 1999년 웽호리에 대한 엄청난 간첩 재판이 있은 이후 매력이 사라졌는데, 현재는 더 안 좋은 상태이다. 리는 로스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의 유명한 극비부서인 X 디비전에서 20년간 근무한 귀화 시민이었다.

이곳에서는 세계 최고의 두뇌들이 모여 핵무기에 관한 응용물리학 연구를 했다. FBI에서는 그가 비밀 자료들을 중국에 판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교도소에서 가혹한 취급을 받아 질겁을 한 연방 판사가 사과하기도 했는데, 결국 리는 극히 사소한 기밀 자료 처리 실수 판결을 받고는 곧바로 석방되었다. 판사가 그에게 278일간의 독방 감금 판결을 내렸지만 이미 해당 기간만큼 복역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X 디비전의 명성은 심하게 실추되었다.

그로부터 얼마 후 더 많은 기밀 자료 저장 테이프들이 사라졌다가 복사기 뒤에서 나타나 다시 취조, 아니 인터뷰를 하러 FBI가 개입했다.



그런데 2004년 한 인턴 사원이 데이터 테이프를 빼돌리는 또다른 사건이 발생했다. 연구소 전체를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그 이후 은퇴한 소장은 그곳의 과학자들을 일에 대한 의욕이 없는 “얼간이들”과 “카우보이들”이라며 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수개월간 연구소를 폐쇄하고 과학자들이 전문 관료들처럼 서류 정리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그렇다면 사라진 테이프는 어떻게 됐을까? FBI는 조사 결과 이 테이프들은 애초부터 있지도 않은 것임이 밝혀졌다.

비교적 젊은 과학자들은 학계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 못하다고 보복이 두려워 신분을 밝히려하지 않는 전직 X 디비전 소속 과학자가 개탄했다. 이들의 연구는 대부분 기밀사항이라 대개 공개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2050년 최악의 직업
빙하학자
2040년에 학사학위, 2042년에 석사학위를 딴 후 학자금 대출로 수십만 달러를 쓰고 2050년에 빙하학 박사학위를 딴다. 그런데 놀랍게도 학계의 립반윙클처럼 드디어 파커의 지퍼를 올리고 코어 샘플 채취를 위해 구멍을 뚫을 준비를 하고 보니 빙하들이 사라져버리고 없다. 빙하학자라는 직업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예측 모델 결과 열대지방 내외부 주변의 대부분 빙하들이 금세기 중반까지 모두 녹아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글래이셔 국립공원의 빙하와 티벳 고원지대의 빙하, 안데스 산맥과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산 빙하가 모두 없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북극의 빙하는 괜찮지 않을까? 당분간은 그렇겠지만 몇천 년이 지나면 이 역시 사라져서 북극은 물로 덮이고,남극을 덮고 있는 1.8마일짜리 단단한 얼음덩이도 완전히 녹아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가운 소식은 해양학이 부상한다는 것이다.


극한생물 발굴자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성공 가능성

#4
“가장 멋있었던 해안선 몇 군데를 꼽아보세요: 바다새들과 거대한 산과 화산들 - 정말 멋진 모습이죠. 이제 이런 해변에서 뚱뚱하고 가스를 뿜어대는 1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촘촘히 에워싸여 잇다고 상상해 보세요.”라고 캘리포니아 모노 앤 시어레스 호수에 대해 론 오렘랜드가 말한다. 그의 미국 지질 조사팀은 이곳에서 수년간 연구를 해왔다.

이 팀은 최근에 지구상에서 가장 냄새나고 역겨우며 비소로 가득찬 진흙탕에서 번식하는 “극한미생물”을 시어레스 호수에서 발견해 과학계에 기록을 세웠다. 한때는 비옥했던 이 진흙에서 수확을 얻기 위해 연구원들은 찌는 듯한 한낮의 더위와 염도가 높은 호수에 반사되는 눈이 멀 정도로 강렬한 햇빛, 그리고 눈에 눈물이 날 정도로 유독한 가스를 견뎌내야만 했다.

대기중에는 썩은 달걀 냄새가 나는 황화수소와 천연가스에 첨가되는 불쾌한 향 물질인 메틸 티올, 죽은 물고기에서 나오는 인화성 높은 메틸레이티드 아민이 꽉 차 있다.

이 연구를 통해 오렘랜드는 비소를 먹는 극한미생물 발견 내용을 사이언스지에 게재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상수원 공급처에서 비소 오염을 정화할 수 있는 다른 미생물들의 발견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 해주었다.

캔사스 생물학 교사
과학 퇴조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

#3
“진화에 관한 논쟁이 치열합니다.”라고 브래드 윌리엄슨이 말한다. 30세인 그는 교외에 있는 올래스 이스트 고등학교의 베테랑 과학 교사로 전국 생물학 교사 협회 회장이었다.

“이 논쟁으로 교실이 정치화됐어요. 부모들은 진화론 논의가 계속되는 한 자녀들을 수업에 안 들여보낼 거라고 하고 학생들은 자기 조상이 원숭이가 아니었다는 식의 말을 해댑니다!”

첫 사건은 역사 시간에 시작되었다. 1999년 종교적인 근본주의자들이 캔사스주 교육위원회에 선출되면서 캔사스주의 교실 수업에 창조론을 도입하려고 시도했다. 이들은 방사성탄소 연대측정법과 대륙 이동, 화석 기록에 관한 언급을 정규 교육과정에서 삭제하고 싶어했다.

2001년 보다 온건한 세력이 확산됐지만 반진화론자들이 지난 11월 선거에서 다시 6:4로 다수를 차지했다. 올해에는 지적 설계(ID) 가설을 반진화론의 도구로 삼고 있다.

ID의 핵심은 자연계의 특정 요소, 이를테면 인간의 눈 같은 것들이 “비가역적으로 복잡”해 진화론으로는 절대로 설명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것들은 지적 설계자인 신의 작품이라고 창조론자들은 주장한다.

하지만 교사들의 입장에서 보면 ID는 과학적 방법이자 과학의 근간인 제작, 실험, 재실험 방식으로 시험해 볼 수가 없다. ID의 기저에는 종교적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퇴비 검시관
냄새는 이 끔찍한 업무의 서곡에 불과하다.

#2
미국에서는 매년 15억톤에 달하는 퇴비가 생산되는데 이중 90퍼센트가 소에서 나온다. 이것은 니미츠급 항공모함 14,432대에 해당하는 무게이다. 거대한 똥더미인 이 퇴비에는 미국내 급성 장염 발병 원인 1, 2순위인 캠필로박터와 살모넬라 같은 더러운 오염균들과 아이들에게 신장병을 일으키고 일반인들에게 고통스럽고 출혈이 있는 설사를 유발하는 이콜리 0157:H7들이 들끓는다.농부들은 밭에 퇴비를 뿌리지만 여기에 이콜리가 있을 경우 채소에 옮겨진다. 다행히도 조지아 대학 식품 안전 연구소 연구원들이 다른 동물들과 이들의 배설물, 사람이 먹는 음식으로부터 이런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방법을 찾아내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이런 더러운 생물들을 중화시킬 기법을 개발하려면 근원을 찾아야 한다.

“많은 배설물들을 헤집고 다녀야 합니다.”라고 이 연구소 소장인 마이클 도일이 말한다. “퇴비를 얻으려면 손으로 쥐어야만 하는데 아무리 장갑을 낀 채 만져도 냄새가 피부에 뱁니다.” 돼지 변 냄새가 제일 지독하지만 닭의 대변은 숨이 막힐 정도로 암모니아 함유량이 높아서 연구원들이 눈물을 흘린다고 도일이 말한다.









2075년 최악의 직업
매립지 굴착꾼
일부 미래학자들은 인류가 자연 자원을 모두 써버리고 난 후에 어쩔 수 없이 뚜껑을 덮어 매립해 두었던 쓰레기 더미를 다시 파내야 할 거라고 말한다. 고약한 냄새가 나는 작업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이런 전례가 있다.

1980년대에 플로리다주 콜리에르 카운티의 관리들은 그 지역 매립지를 파서 수년 전에 폐기되어 묻힌 종이와 플라스틱, 금속들을 재활용할 수 있을지 알아보려 했었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역겨운 일이었습니다.”라고 대여섯 건의 대규모 매립지 프로젝트를 연구해 온 환경엔지니어 J.W. 스피어가 말한다. 질식할 정도의 악취를 견디는 일 외에 매립지 굴착꾼들은 C급 생화학복을 착용해야만 한다. 곳곳에 갇혀 있는 메탄가스와 유독성 높은 오수 때문이다.

“커피에서 커피 가루가 나오듯 쓰레기에서 오수가 나옵니다.”라고 스피어가 설명한다. “플로리다에서 이 오수가 작업자들에게 배일텐데, 분명 함께 일하기에 고역일겁니다.” 집에서 실험해보려면 자동차 연료와 동결방지제, 묻어두었던 기저귀, 부엌 쓰레기를 섞어서 흔들고 휘저은 다음 뿜어보면 된다. 설상가상으로 플로리다 관리들이 다시 팔려고 했던 재료들은 너무 악취가 나서 시장조차 형성되지 않았다.


인체 실험 대상
경고: 살충제는 정말 안좋다

#1
제약회사들은 오래전부터 건장한 대학생들을 실험 대상으로 이용해왔다. 하지만 살충제업계에서도 학생들을 쓴다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작년에 샌디에고 캘리포니아 대학이 업계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한 연구에서는 학생들에게 시간당 15달러를 주고 제초제와 1차 세계대전에서 사용된 신경제 클로로피크린을 눈과 코에 뿌렸다. 클로로피크린은 주요 스포츠 경기장에서의 난동을 효과적으로 진압하는 최루가스의 성분이기도 한데 과용하면 신경에 손상이 가 사망할 수도 있다. 이 약품은 자극적인 특성 때문에 다른 살충제에 조금만 첨가해도 “경고제” 역할을 하는데, 이 연구에서는 어느 정도가 안전한 양인지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연구를 종료한 지 1주일도 채 안돼 자금지원을 했던 업체가 연구 결과를 EPA에 제출해 클로로피크린을 독자적인 살충제로 재등록했다. 한편 국회에서는 인체 실험 중단을 놓고 논의가 진행중이다.









2100년 최악의 직업
나노버그 전사
1세기 후 현재의 테러 조직들은 기존의 모든 정부들에 반항하는 전세계적 폭도들로 바뀌었다. 테러범들은 나노기술 생화학 무기들을 발사했다.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처럼 이 무기들은 위성이나 국경 순찰대, 군에 발각되지 않는다. 나노버그 전사들의 업무는 테러범들의 대량살육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하는 것이다.

나노기술 예찬론자들은 언젠가 인체 내부를 순찰하며 암세포를 찾아 파괴하는 소형 전지 크기의 기계에 대해 얘기하는 반면 더 작은 크기의 로봇들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의 군산복합체를 보이지 않게 돌아다니면서 마이크로 임무를 수행하는 나노 화학 무기를 상상해 보자. 무엇에 의해 공격을 당했는지 파악하기도 전에 전멸할 것이다.

“윤리적 관점에서 볼 때 미국의 과학자들이 그런 무기를 연구하리라고 상상하기는 어렵습니다,”라고 MIT 교수이자 병사 나노 기술 연구소 소장인 네드 토마스가 말한다. “하지만 나쁜 사람들이 그런 걸 개발하면 우리가 곤경에 빠질겁니다.”

이 때문에 선의의 편에서는 외부로부터의 침입자를 감지해 우리 피부 안에서 나노대 나노전을 벌일 장치를 개발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었다. 선한 편이 이기면 자유 세계를 구하게 되고, 지게 되면 우리 모두 토스트가 되버린다. 하지만 너무 신경쓰지는 말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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