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초음속 여객기는 여행시간을 극적으로 단축시켜 주지만 음속으로 비행할 때 발생하는 강력한 폭발음인 ‘소닉 붐’(sonic boom)으로 인해 탑승객은 물론 지상의 시민들에게도 참기 힘든 고통을 준다.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가 퇴역할 수밖에 없었던 주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소닉 붐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초음속 여객기의 최대 아킬레스 건으로 꼽혔던 이 소닉붐을 자동차나 세탁기의 소음 수준으로 감소시킨 차세대 무소음 초음속 여객기의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차세대 초음속 여객기는 12인승 내외의 비즈니스용 자가용 제트기와 기존의 민항기를 대체할 수 있는 대형 여객기 등 두 부류다.
두 가지 모두 기술개발의 핵심은 소음 감소.
비즈니스용의 경우 미국 SAI사의 QSST(Quiet SuperSonic Transport)와 에어리온사의 SSBJ(SuperSonic Business Jet)가 대표주자다.
12인승 QSST는 소음 발생의 주원인인 주 날개를 없애는 형태로 무소음을 실현했다.
기존 꼬리날개가 크게 확장된 형태의 후퇴익을 채택했고, 동체의 조종석 하단에는 꼬리날개 크기의 선미익을 부착했다.
이를 통해 QSST는 콩코드 여객기와 유사한 마하 1.6~1.8의 속력을 내면서도 소음은 백분의 일 수준에 불과하다.
에어리온의 SSBJ 역시 탄소섬유 등 복합재료를 활용, 주 날개의 크기를 줄이고 면적을 넓힌 형태의 설계로 소음 감소를 실현했다.
특히 육지 상공을 비행할 때 소닉 붐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마하 1.1 수준의 아음속 비행 모드도 채용하고 있다.
단지 SSBJ는 초음속과 아음속을 반복적으로 오갈 경우 발생하는 과다한 연료 소모가 난제로 남아있다.
초음속 대형 여객기는 날개와 동체를 합치는 대신 꼬리날개를 제거하는 설계로 소음을 없앤다.
MIT와 캠브리지대학의 연합연구팀에서 지난 3년간의 연구 끝에 선보인 215인승의 ‘SAX-40’이 선두주자.
이 여객기는 동체와 날개를 일체화했으며, 꼬리날개 부분에 3개의 엔진을 배치해 비행소음을 63데시벨로 낮췄다.
이는 사람이 큰 소리로 대화할 때 발생하는 정도와 비슷하다.
미국 보잉사도 SAX-40과 동일한 기술을 적용한 ‘X-48B’를 개발 중이다.
현재 실물의 10분의 1크기인 프로토타입이 만들어진 상태로 오는 2022년 군용 다목적기를 먼저 개발한 후 2030년경 민간용을 선보일 계획이다.
강재윤기자 hama9806@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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