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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방어체계 속이는 나노과학자

새로운 성질의 줄무늬 나노입자 활용, 세포에 안전하게 약물 전달

올 초 프란체스코 스텔라치는 자신의 연구팀이 물에서 자체 중량의 20배까지 기름을 흡수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소재는 해상에서 원유가 유출됐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미시건 대학의 화학자 요르그 라한은 이를 가리켜 나노소재로 환경을 지키려는 과학자들에게 청사진을 제시했다고 평했다. 하지만 스텔라치는 이것이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세포를 속이는 일에 더 관심이 있다.

스텔라치는 지난 2003년 금속 나노입자를 위한 특수 코팅을 개발해 이 방면에 큰 걸음을 내딛었다. 그는 친수성 분자와 물을 싫어하는 소수성 분자가 나노 크기의 구(球) 표면에 달라붙으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 했다.

그래서 실험해 본 결과 분자가 지구의 위선과도 같은 모양의 줄무늬를 형성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구의 맨 위에서 아래까지 작은 공 모양을 한 친수성 분자의 띠가 소수성 분자의 띠 위에 얹혀 있었던 것이다.

이 같은 줄무늬는 아름답고 매력적일 뿐만 아니라 나노입자에 새로운 성질도 더해 준다. 대체로 나노입자를 세포에 집어넣을 때는 세포가 나노입자를 먹었다가 도로 뱉어버린다. 그렇지 않으면 나노입자가 세포막에 구멍을 내버리기 십상이다.

“제가 개발한 나노입자는 세포의 방어체계를 속입니다.”



일례로 항암 치료를 위한 나노입자를 보자. 약물을 운송하는 나노입자는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세포막을 가로질러 핵에 도달해야 하지만 상당수의 경우 엔도좀(endosomes) 내에 갇혀 효소에 의해 파괴된다.

하지만 스텔라치의 줄무늬 나노입자는 세포 속으로 잘 들어간다. 이 때문에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제가 개발한 나노입자는 세포의 방어체계를 속입니다.”

스텔라치는 이것이 얼마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계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나노입자를 사용하면 세포에 안전하게 약물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 발견과 함께 그가 개발한 원유 흡수 소재 및 새로운 유전자 시험기술은 동료 과학자들에게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라한은 “스텔라치야말로 과학계에서 거대한 도약을 이뤄낸 사람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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