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국내산 김치 유산균은 조류 인플루엔자(AI)와 신종 인플루엔자 A의 치료와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관련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바이오 벤처기업 리스나가 개발한 항바이러스 물질 코릭은 바로 국내산 김치 유산균에 마늘을 첨가해 얻은 추출물이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물론 최근 창궐하고 있는 신종 인플루엔자 A를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타미플루와 릴렌자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항바이러스제는 증세가 나타난 이후 48시간 이내에 복용해야만 하고 정신질환 등 심각한 부작용과 함께 바이러스에 내성이 생긴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 리스나가 개발한 항바이러스 물질 ‘코릭’에 전 세계 연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코릭은 국내산 김치 유산균에 마늘을 첨가해 얻은 추출물이다.
리스나와 한국화학연구원의 시험결과 코릭은 기존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보다 약효 유효성이 30~4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만큼 탁월한 바이러스 억제 효능을 지녔다는 것으로 기존 항바이러스제를 대체할 신약개발 가능성을 높였다.
코릭에 사용되는 김치 유산균은 국내산 김치에서만 발견되는 바이셀라 코리엔시스. 지난 2004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안종석 박사팀이 발견한 바이셀라 코리엔시스는 국내산 김치에 들어 있는 유산균 가운데 약 80%를 차지하는 우점종(優占種)이다. 우점종은 식물 군집 안에서 가장 수가 많거나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체의 성격을 결정짓는다.
바이셀라 코리엔시스는 사람이나 동물의 호흡기로 들어가면 장에 달라붙는다. 그리고 바이러스가 체내 세포에 감염되는 통로를 차단,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바이셀라 코리엔시스에 마늘을 발효시켜 추출된 코릭은 일반적인 항바이러스 기능뿐만 아니라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세균에 대해서도 강력한 항균 작용을 한다. 또한 부작용도 거의 없다.
이 같은 코릭의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는 전 세계적으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국제 항바이러스 학회에서 이종화 대표가 코릭의 항바이러스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도 이 같은 사실을 반증한다.
이종화 대표는 “코릭은 기존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에 비해 약 30~40% 높은 약효 유용성을 보이는 등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능을 지니고 있다”며 “향후 코릭이 첨가된 의약품 및 음료, 식품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 개발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스나는 바이셀라 코리엔시스에 대한 특허 전용 실시권을 취득, 오는 2023년까지 이 균주에 대해 연구할 수 있는 독점적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리스나가 계약기간까지 바이셀라 코리엔시스를 활용한 연구, 제품 개발 등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각종 인플루엔자 치료에 효과 발휘
일반적으로 조류 인플루엔자는 95%에 달하는 치사율을 보이는 고(高)병원성 인플루 엔자와 1~ 30%의 낮은 치사율을 보이는 저(低)병원성 인플루엔자로 구분된다. 국내의 경우 지난 2003년 중부지방에서 처음 발생했으며, 2006년과 2008년 4~5월에는 전국적으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리스나는 바이셀라 코리엔시스를 이용해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한 면역력을 대폭 증가시켜 주는 가축용 사료 첨가제도 개발한 상태다. 양계용 첨가제인 ‘코리엔시스-L’ 과 ‘코리엔시스-B’는 천연물질로 만들어졌으면서도 항균·항바이러스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 이 제품은 이미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한 곳에서 사료와 혼합시켜 가축에게 투입한 결과 높은 효능을 입증한 바 있다. 지난 2006년 충남 천안 풍세면에서는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해 돼지와 닭 등이 집단 폐사하면서 약 15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리스나는 2007년 11월부터 2008년 2월 까지 4개월간 풍세면의 약 60여만 마리의 닭에게 양계용 첨가제를 공급했다. 그 결과 지난해 4월 전국적으로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했을 당시 단 한 건의 피해도 발생하지 않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 대표는 “해마다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하던 천안 풍세지구에 양계용 첨가제를 공급하기 시작한 2007년 4분기 이후부터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는 국내 양계산업의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해 실질 소득 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 했다.
그는 이어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한 예방용 동물의약품 개발은 전 세계적으로 전무한 상태”라며“내년 상반기 중 동물용 조류 인플루엔자 예방제를 출시할 계획이며, 오는 2013년에는 안전성을 확보한 인체용 의약품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계획 아래 리스나는 올 하반기 중 천안에 KGMP(우수의약품제조 및 품질 관리기준) 시설을 갖춘 동물의약품 전용 공장을 완공, 내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올 하반기에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해 약 150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구본혁기자 nbg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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