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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대비 훈련소 디재스터 시티

디재스터 시티는 진짜 도시가 아니다. 재난 현장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해 세밀하게 설계된 재난 시뮬레이션 센터다.

또한 재난이 발생했을 때 인명을 구하는 기술을 배우는 훈련소이자 새로운 구조장비를 실험 및 검증하는 실전무대이기도 하다.

특히 구조대원들은 이곳에서 재난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패러다임을 짠다. 어떤 사람을 먼저, 그리고 어떤 사람을 가장 늦게 구해야 하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얼핏 냉정해 보이지만 되도록 많은 인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2009년 3월 28일 오후 4시

여기에 오니 원목의 냄새가 났다. 나무를 톱질해 뭔가 만들고 있을 때 나는 냄새였다. 하지만 냄새가 주는 인상과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달랐다.

실제 텍사스 주의 수색구조대 텍사스 태스크포스-1의 팀원인 켈리가 처한 상황은 뭔가를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상황과는 정반대였다. 그녀는 콘크린트 더미로 뒤덮인 3.6m 깊이의 구덩이 속에 드러누워 있었다.

불과 5초 전만 해도 그녀는 빌딩 안에서 평소와 다름없는 푸른 하늘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지진이 일어나면서 땅이 갈라지고 빌딩이 무너져내려 그녀를 깔아뭉갠 것이다. 지진뿐만 아니라 다른 재난이 일어나도 어디서든 이렇게 된다. 어제와 같았던 평온한 일상이 한 순간에 받아들일 수 없게 변해버리는 것이다.

먼지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폐 속에 먼지가 꽉 차 고통스럽다. 그녀는 이 콘크린트 더미 속에서 몇 시간, 경우에 따라서는 며칠이나 더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 소리를 질러 봐도 콘크린트 더미에 막혀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다.

그러다가 갑자기 플래시의 눈부신 광선이 비추고, 어두웠던 사고현장은 할로겐 조명을 통해 대형 철물 할인점인 홈데포의 매대만큼이나 밝아졌다. 한 사람이 밧줄을 타고 내려왔다. 또 다른 두 사람이 머리 위에서 뭐라고 소리쳤다. 분명 의심할 여지없이 구조대가 도착한 것이다.

로프를 타고 내려온 남자는 덩치가 너무 커 켈리가 갇힌 구멍 속으로 들어오기 힘들 것 같았다. 그 남자와 다른 두 사람까지 구덩이 속으로 들어오자 마치 쓰레기 압착기 속에 우유팩이 끼어있는 모습을 보는 듯했다. 켈리에게 다가가는 것도 힘들었지만 구출해내기 전에 켈리가 어떤 상처를 입었는지 알아야 했다.

켈리는 배가 많이 아프다고 했다. 그녀는 압궤증후군을 일으켰을 수도 있었다. 압궤증후군은 피구조자의 몸에 쌓인 잔해더미의 질량과 위치에 따라 잔해를 갑자기 치우면 피구조자가 죽을 수도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 때문에 구조대원들은 신속하지만 동시에 조심스럽게 잔해를 치운 다음 켈리를 구조용 들것 위에 올려놓았다. 그 다음 켈리의 몸을 끈으로 동여매었다.

구덩이 위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목제 빔을 가로세로로 경사지게 설치하고, 못으로 고정시켜 구조용 구멍이 무너지는 것을 막았다.

켈리를 들어 올리는 사람이 이제 괜찮을 것이라고 켈리에게 말해 주었다. 절제된 태도의 구조대원들은 매우 편안한 인상을 주었지만 한편으로는 사고현장의 긴장감 속에서도 주어진 일을 정확히 해내는 모습에 두려움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결국 켈리가 구덩이 밖으로 끌어올려지자 안도감과 성취감이 들었다. 하늘을 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 주변의 풍경은 안도감이나 성취감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휘어지고 끊어진 콘크리트 보강용 강철봉이 잔뜩 널려 있었고, 엄청난 잔해더미가 산을 이루고 있었다. 무너진 상점가에는 철과 유리 잔해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잔해더미 틈 속에는 시보레 루미나 차량 한 대가 쑤셔 박혀 있었다. 다리가 부러진 늙은 말처럼 처참한 모습으로 탈선된 열차도 있었다. 거리의 모습은 비디오게임 ‘아마겟돈’ 속의 풍경과도 같았다. 죽어가기 직전의 피구조자들은 비틀거리며 거리를 걸어가거나 드러누워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다.

이는 절망적인 최악의 상황이었다. 재난 현장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무질서로 인한 공황 상태의 확산이었다.

재난 현장의 재구성

요즘은 공황 상태를 중요하게 여긴다. 지진의 공포를 느끼고 싶은 사람은 없지만 켈리를 구해낸 구조대원들의 경우 재난이 발생했을 때 경험할 수 있는 모든 두려움을 미리 체험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재난의 두려움 때문에 정신이 나가버린 사람이 구조가 필요한 사람을 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 잔해더미에 깔려 꼼짝도 못하거나 꿈틀거리는 사람들을 보고도 냉정하게 생각하기란 힘들다. 그런 상황에서도 침착하려면 비슷한 상황을 미리 경험해보는 수밖에 없다.

텍사스 주의 칼리지 스테이션에 있는 6만3,000평 규모의 디재스터 시티에서 150명의 사람들이 훈련을 받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재난이 닥쳐 폐허가 된 도시를 재현한 이곳에서 질서 있게 행동하는 법을 연습하는 것이다.

물론 켈리가 경험한 것도 진짜 지진이 아니라 시뮬레이션이고 훈련이다. 하지만 평범한 훈련이 아니라 대재앙에 대비하기 위한 강도 높은 모의훈련인 것이다.

디재스터 시티는 진짜 도시는 아니지만 훈련 참가자들에게 대참사의 현장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세밀하게 설계된 재난 시뮬레이션 센터다.

건물에 간 금, 부서진 자동차, 잔해더미 하나하나가 로스앤젤레스의 노스리지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현장을 그대로 본뜬 것이다. 지난 1994년 발생한 노스리지 지진은 72명이 죽고 1만 2,000명이 부상당해 미국 역사상 가장 끔직한 재난 중 하나로 꼽힌다.

또한 반쯤 무너진 지하주차장 바깥으로 자동차들이 거미처럼 걸려 있는 모습은 지난 1993년 발생한 세계무역센터 폭탄테러 현장을 본 뜬 것이다. 당시 발생한 폭탄테러는 이슬람 테러리스트가 세계무역센터 지하주차장의 2층에 폭탄을 실은 차량을 주차한 후 도화선에 불을 붙이면서 발생했다. 이 폭발로 콘크리트 벽을 뚫고 4개 층에 걸쳐 폭 30m의 구멍이 생겼고, 6명의 사망자를 비롯해 1,046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빌딩의 강도가 폭탄의 파괴력보다 높았기 때문에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폭발로 인해 전기 계통과 전화 회선이 모두 끊겼고 연기는 양쪽 타워의 93층까지 달할 정도였다. 그리고 잔해더미가 쌓인 3.6m 깊이의 구덩이는 지난 2001년 세계 무역센터 테러현장의 제로지대를 재현한 것이다.

디재스터 시티의 공보관인 브라이언 스미스는 “이곳은 마치 제리 브룩하이머 감독의 영화 세트장과 같다”고 말한다. 제리 브룩하이머는 할리우드의 유명한 영화감독이자 제작자로 비버리힐스 캅, 탑 건, 더 록, 콘에어, 아마겟돈, 블랙호크 다운, 진주만, 캐리비안의 해적 등을 만들었다. 물론 이곳에 브룩하이머는 없다.

디재스터 시티는 재난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패러다임을 짜는 곳이다. 또한 응급의료기술자·경찰관·소방관·수색구조대원·위험물처리반·자원봉사자들이 모여 훈련을 하면서 절망적인 때, 그리고 절망적인 장소에 처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생명을 구하는 실력을 검증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을 설계한 사람은 텍사스 A&M 대학의 천재적인 공과대학장인 69세의 켐블 베네트. 베네트는 오클라호마시티 정부청사 폭탄테러 사건 이후인 지난 1997년 이 1억 달러짜리 재난 시뮬레이션 센터를 설립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예전에도 미국 땅에 테러가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오클라호마시티 정부청사 폭탄테러 사건은 그 서곡에 불과했지요. 그 외에도 훈련을 통해 홍수와 허리케인에 대한 대처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지요.”

하지만 모든 종류의 재난에 대비해 사람들을 훈련시킬 장소는 없었다. 그래서 베네트는 그 같은 훈련을 할 장소를 만들기로 했다. 디재스터 시티는 그것을 위한 3개의 핵심시설 가운데 하나다.

먼저 브레이튼 화재교육센터는 실제 불을 이용해 화재교육을 시키는 세계 최대의 교육장이다. 이곳의 야외 교육장에는 교육을 할 때 실제로 불타는 거대한 건물과 파이프라인, 여러 가지 소품, 그리고 구출해 내야 하는 인형들이 있다.

구급수술교육센터는 외관상 평범한 건물이지만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어떤 재해라도 원하는 장소에서 구현해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카고 상공에서 핵무기 폭발로 인한 방사능 낙진이 떨어진다던가, 테네시에 지진이 발생했다던가 하는 상황에 대비해 모의 훈련을 할 수 있다.

디재스터 시티는 도시지역에서 수색구조 훈련을 하는 곳이다. 마치 슈퍼맨처럼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로 뛰어다니고, 벽을 넘으며, 사람들을 구할 시간을 벌기 위해 무너져 가는 건물을 지지하는 방식을 배운다.

이는 구조작업의 핵심이며, 여기서 엔지니어들은 전 세계 구조 대원들의 경험담을 통해 수개월간 재난 시나리오를 섬뜩할 만큼 실감나게 구현해낸다. 그런 것을 실현할 장소는 이곳 말고는 어디에도 없다.

베네트의 동료이자 텍사스공학확장서비스(TEEX)의 운영자인 밥 맥키는 “이곳과 똑같이 훈련할 수 있는 곳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말한다. TEEX는 디재스터 시티에 예산지원을 하고 있으며, 이곳의 운영을 감독하고 있다. 또한 텍사스 주의 수색구조대인 텍사스 태스크포스-1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미국에는 여기보다 작지만 재난 현장을 재현한 훈련소가 여러 군데 있어 다른 구조대원들도 같은 훈련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훈련소들이 세워지기까지는 디재스터 시티가 롤 모델의 역할을 했다.

아이오와 태스크포스-1의 팀장인 브라이언 지아치노는 지난 2004년 처음으로 디재스터 시티에 와 본 이후 자기 팀도 모의 잔해 속에서 수색견을 이용한 수색구조를 훈련토록 했다. 그는 “우리 훈련소는 규모 면에서 디재스터 시티와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면서 “이곳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말했다.

디재스터 시티는 실제 재해가 발생할 경우 지휘본부 역할도 한다. 맥키는 항상 연방 재난관리청과 연락해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수색구조대를 보내고 있다.

켈리와 텍사스 태스크포스-1 대원들이 구조 훈련을 받은 날 아침에도 업무조정센터에서는 다른 텍사스 태스크포스-1 대원들을 노스다코타로 보냈다. 당시 노스다코타에서는 기록적인 하천 범람이 일어나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군대와 마찬가지로 디재스터 시티에서 훈련받는 사람들은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이 지옥 같은 풍경의 훈련소에서 곧장 실전에 뛰어들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 5월 1.6km 너비의 토네이도가 아이오와 파커즈버그를 강타해 9명이 죽고 72명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지아치노와 대원들도 거기에 갔다.

지아치노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훈련한 대로 했을 뿐입니다. 텍사스에서는 다른 곳보다 훨씬 구조를 잘할 수 있도록 세부계획을 짜놓고 있었으며, 저는 그 모델을 활용했습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어두웠고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저는 ‘텍사스에서 했던 것처럼 해치우자’고 말했습니다.

또한 실제로 그렇게 됐습니다. 세부계획 덕택에 우리는 거의 완벽하게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지아치노와 같이 전문적으로 훈련 받은 구조대원에 대한 수요는 아무리 많아도 지나치지 않다. 베네트는 응급구조산업이 성장세에 있다고 보고 있으며, 실제 재난 관련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유엔(UN)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사이클론, 허리케인, 지진 등 대규모 자연재해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23만6,000명이 죽었다. 올해도 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산불이 났고, 이탈리아에서는 지진, 다코타에서는 홍수가 났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백 명의 직원들과 교육생들이 가상의 자연재해에 맞서 훈련하고 있으며, 텍사스 태스크포스-1은 뉴 마드리드 단층선 상에 있는 테네시 주 다이어스버그에서 지진이 날 경우를 대비해 출동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일리노이, 인디애나, 미주리, 테네시, 아칸소, 미시시피, 그리고 켄터키 주를 지나가는 뉴 마드리드 단층선은 지난 1811년과 1812년 사이에 북미 최대 규모인 진도 7의 대지진을 3차례 일으켰으며, 최근 몇 년 사이에도 진동을 보여 곧 새로운 지진이 발생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다이어스버그는 서해안 지역을 제외하면 미국 내에서 가장 지진 발생 위험이 높은 곳이다. 일부 지진학자들은 이미 지진이 나야 할 때가 지났다고 말하고 있다. 바로 어제 지진이 났어도 이상하지 않은 동네인 것이다.







오전 10시: 사망자 만들기

켈리처럼 파퓰러사이언스의 리포터인 리사 타데오도 오늘 피구조자 역할을 맡았다. 시뮬레이션 몇 시간 전에 리사는 분장사들이 피구조자 역을 맡은 자원봉사자들에게 부상당한 것처럼 보이도록 분장해주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흡혈귀 분장용 피, 철 지난 할로윈 귀신 분장도구 등을 사용했다. 또한 닭 뼈와 칠면조 뼈를 사용해 피구조자의 팔다리, 또는 흉곽에서 골절로 인해 뼈가 튀어나온 상태를 재현하고, 피구조자의 몸에 건축용 철근이 박힌 상태도 재현했다.

철근은 크기가 크고, 유리 파편과 마찬가지로 건물이 붕괴할 때 가장 위험한 요소다. 격자무늬 셔츠 밖으로 튀어나온 반짝이는 철근을 보는 순간 구조대원들은 실제 상황 속에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되며, 어떤 피구조자가 가장 치명적인 상태인지를 구분해 내야 한다.

브레이튼 화재교육센터의 직원인 스테파니 톰슨은 주말에 있는 훈련에서 피구조자들의 부상 분장도 겸하고 있다. 그녀는 부상 분장의 원칙 중 하나를 이렇게 설명했다. “보통 화상을 제일 심하게 입는 부위는 손입니다. 그리고 팔에는 검은 색을 칠하지 마세요. 팔의 부상은 붉은색으로 칠해야 합니다.”

부상 분장에도 나름대로 기술이 필요하다. 채색용 설탕물과 분장용 피를 자원봉사자의 살 위에 바른 다음 드라이기로 말리면 진짜 상처처럼 번들거린다.

한 직원이 자원봉사자들의 취향과 능력까지 적어놓은 훈련 계획을 검토하고 있었다. 어떤 자원봉사자들은 잔해 속에 수 시간 동안 드러누워 있는 일이 정말로 즐겁다고 적어 제출하기도 했다. 그들은 구조대원들이 아주 어렵게 어둠과 먼지 속에 갇힌 자신들을 구출해 극적인 방식으로 스릴과 안도감을 느끼기를 희망했다.

그리고 옆에서 지켜보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음료수만 전달해 주고 싶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사람들이 여기 온 이유를 묻는다면 누구나 한결같이, 진심으로 중요하고 고귀한 일을 돕기 위해서 왔다고 말할 것이다.

재난 현장에 가려면 일단 절차를 거쳐 격납고의 출입구에서 배역을 할당받아야 한다. 이 격납고에는 구조장비와 포장된 위험물 처리장치, 군용 비상식량 등이 있다.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참치 캔, 야채와 파스타를 담은 봉지 옆에는 새로운 비상식량 봉지가 쌓여있다. 새 것일수록 인기가 좋다.

한 무리의 구조대원들이 짐을 풀고 장비를 꺼내놓았다. 잭 해머, 장갑, 유압 코드, 담요, 삽, 나사식 안테나가 달린 무전기 등이었다. 여기 서는 반드시 신속하게 대처할 필요도 없거니와 그럴 수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곳의 구조대원들은 야생마 떼처럼 뛰어다니지 않는다. 이날 아침에도 그들은 통상적인 구조 활동 투입을 준비하듯이 준비를 차분하게 해나갔다.

오후 12시 30분: 가상 지진

드디어 훈련시간이다. 리사는 팬케이크처럼 납작해진 ‘하우스 오브 팬 케이크’ 가게 건너편에 위치한 단독주택 밖의 돌 위로 끌어올려졌다. 길모퉁이에는 가전기기 전문 매장인 메이택 스토어가 콘크리트 더미로 변해 있다.

전력선은 이미 끊겼고, 1985년형 캐딜락 세단 한 대가 뒹굴고 있다. 풀밭 위에 흩어진 부서진 유리조각이 햇빛을 받아 마치 흐르는 물처럼 반짝거린다. 피구조자 역을 맡은 자원봉사자들은 구멍 속, 건물 속, 그리고 자동차 속에 들어가 숨어 있다.

구조를 기다리면서 잠을 자는 사람들도 있고, 내내 비명을 질러대는 사람들도 있다. 그 소리는 이 상황이 시뮬레이션일 뿐이라는 것을 애써 떠올리려는 리사의 의지와는 아랑곳없이 들린다. 그게 중요했다.

피구조자들을 모아 조직하는 사람은 이곳의 공보관인 스미스였는 데, 그는 디재스터 스미티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는 전직 해군 헌병 장교였으며, 터미네이터처럼 덩치가 컸다. 그는 바지 밑단을 장화 속으로 밀어 넣은 채 피구조자들에게 소리쳤다. “좋습니다. 여러분! 이제 시작합시다!”

그의 목에 있는 정맥이 긴장해 부풀어 있었다. 다만 여기에는 애니 메트로닉스로 재현된 지면의 흔들림 같은 것은 없다. 애니메트로닉스란 애니메이션과 일렉트로닉스의 합성어. 즉 기계적 뼈대나 전자회로를 가지고 제작한 실물과 흡사한 캐릭터를 원격조종을 통해 움직이는 기술을 말한다.

이 때문에 방금 지진이 일어났다고 상상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디재스터 시티는 실제 지진에 비해 조용하면서도 확실하게 지진의 공포를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곳이다.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들은 응급의료기술자들이었다. 이들은 자원한 텍사스 A&M 대학 학생들이다. 이들은 학교에서 배운 것을 여기에서도 그대로 행할 것이다. 그들은 마치 피를 쫓는 상어 떼처럼 피구조자들에게 향했다.

이들은 피구조자의 심장박동을 체크하고, 가장 용태가 좋지 않은 사람부터 후송하며, 생존자들을 분류하기 위해 손목에 부상자 카드를 달았다. 부상자 카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가장 불운한 레벨 0이다. 삽과 검은 막대기로 표시되는 레벨 0은 피구조자가 사망했음을 나타낸다. 그리고 토끼 그림으로 표시되는 레벨 I은 신속히 치료가 필요한 환자다.거북이 그림으로 표시되는 레벨 II는 부상 정도가 치명적이지 않은 환자다.

그리고 가장 운이 좋은 레벨 III는 사선이 그어진 앰뷸런스 모양으로 표시되는데, 걸을 수 있는 경상자를 의미한다. 그 다음으로 오는 사람들은 구조대원으로 오늘 훈련하는 텍사스 태스크포스-1 대원들이다.

이들은 회색 셔츠와 군청색 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빨간색 트럭을 타고 와서 질서 있게 하차했다. 이들은 신속하게 등장했지만 느리게 진행되는 일도 있었다.

응급의료기술자 가운데 책임자가 구조대장과 이야기를 나눈 끝에 이미 발견해 치료를 한 피구조자들의 위치, 그리고 비명소리는 들리지만 도달할 수 없는 피구조자들의 위치가 적힌 보고서를 전달했다. 거기는 구조대원들이 가서 힘들게 구출해야 하는 곳이었다.



디재스터 스미티는 피구조자들에 게 온 힘을 다해 구조대원들에게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라고 말했다.
“살려줘요!”
“아버지가 자동차에 깔리셨어요! 목에는 유리가 박혔고요!”
“우리 딸이 벽에 깔렸어요. 세상에. 애가 죽는다고요!”

피구조자들은 소중한 사람들 외에는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무리 연기라지만 다른 사람이 깔려 있는 잔해더미 위를 밟고 다니면서 구조대원들에게 자기 아버지나 딸을 살려달라고 애걸하는 광경을 보는 것은 오싹한 일이다.

구조대원들은 가혹한 선택을 해야 한다. 괴로워하는 사람을 바로 구해줄 수 없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디재스터 시티는 원칙을 세우는 곳이며,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곳이다.

디재스터 시티는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재난에 대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구조와 관련한 세부사항은 물론 일종의 모델이나 표준을 확립한다는 점 때문에 전 세계의 구조대원들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일사불란하게 대응할 수 있다. 물론 전문적인 교육시설도 있다.

실제 앨라배마의 애니스톤에 있는 재난대비센터는 주 및 지방의 방재 조직에 대량살상무기 대처 방안을 전문적으로 교육시키고 있다. 그리고 미국 에너지부의 네바다 실험장은 생물학무기와 폭발물 취급 교육에서는 따라올 곳이 없다.

하지만 디재스터 시티는 대량살상무기, 폭발물, 지진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재해에 대해 교육시키고 있으며, 그 같은 재해가 일어난 현장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진 시설이다.

영국 리버풀에 있는 머시사이드 수색구조대의 매니저인 폴 머피는 이렇게 말한다. “영국의 재난구조 기술은 미국에 비해 상당히 뒤떨어져 있습니다. 9·11 사태나 오클라호마시티 정부청사 폭탄테러 사건 때의 기술을 따라잡기도 급급한 지경입니다.

하지만 디재스터 시티는 재난 현장을 가장 실감나게 재현해 주며, 방대한 현장에서 실제 사건이 발생할 경우 나타나는 세부 계획상의 문제점을 체험하고 훈련할 수 있게 해줍니다. 우리는 이를 기반으로 하는 체계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디재스터 시티가 제시하는 모델에 따르면 구조대원들은 어떤 사람을 제일 먼저, 그리고 어떤 사람을 가장 늦게 구해야 최대한으로 많은 인명을 살릴지 결정해야 한다. 이는 상당히 냉정해 보이지만 가장 많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구조대원들은 리사를 구해낸 다음 벌어진 상처를 보고 부상자들이 모여 있는 선별 구역으로 데려갔다. 거기에서 리사는 레벨 II, 즉 긴급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상태의 부상자로 분류됐다.

리사는 옆 사람이 레벨 I 판정을 받은 것을 보고 그에게 치료 우선순위가 밀린 것에 대해 뒤틀린 분노를 느끼기까지 했다. 구조된 사람 중에는 근처의 나무더미에 깔려 있던 소녀도 있었다. 한 구조대원이 나무더미 속에 있던 소녀의 움직임을 보고 동료에게 말했다. “저기 사람이 있어.”

구조대원들은 의자와 매트리스 등 길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을 치운 후 머리를 고정하기 위해 소녀를 나무토막에 묶었다. 한 사람을 나를 때는 4명의 구조대원이 달라붙는 것이 철칙이다. 한 명은 머리, 두 명은 엉덩이, 나머지 한 명은 발을 붙들어야 한다.

설령 혼자서 피구조자를 옮길 수 있는 경우라도 이 원칙은 지켜야 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절차와 규칙을 준수할 때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게 입증됐다.








세계 각지의 자연재해 빈발 지역


이 지도는 미국의 테네시 주에서부터 히말라야의 조산대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에서 가장 자연재해가 빈발하는 지역을 나타내고 있다. 컬럼비아 대학 지구연구소의 위험연구센터장인 아트 러너 램에 따르면 언제 어디에서 재난이 일어날지 예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위험성이 극도로 높은 지역의 사회가 늘어나는 인구와 경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여기에 나온 지역은 램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곳들이다.










1) 토네이도

딕시 통로(테네시 주 일부, 앨라배마,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아칸소, 조지아)
인구 : 2,500만 명
이 지역은 야간 토네이도가 일어날 확률 및 사망자수가 제일 높은 곳이다.

2) 화산

멕시코, 멕시코시티
인구 : 1,800만 명
폽카테페틀 화산은 상존하는 치명적인 위협이다. 지난 2000년 이 활화산이 1,000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분화해 5만6,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3) 지진

히말라야 조산대(터키, 이란, 아프가니스탄, 부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인도, 네팔, 중국)
인구 : 2억 3,200만 명
지반이 불안정하고 단층선이 활발해 이 지역의 지진 위험성은 가장 높다.

4) 허리케인/사이클론

인도, 방글라데시, 미얀마
인구: 13억 명
지형이 평탄하고, 폭풍이 강하게 불며, 세계에서 가장 해안 거주 인구가 많은 벵골 만 주변 저지대는 허리케인에 의해 엄청난 피해를 입을 위험이 크다.

5) 산사태

중앙아메리카
인구: 4,000만 명
산악지대인데다 불안정한 토질, 몬순, 허리케인, 지진에 노출돼 있어 산사태 중심 지대다.

6) 쓰나미

인도네시아
인구: 2억4,000만 명
해안지대가 낮고 인도-오스트레일리아 단층 및 유라시아 단층과 인접해 있어 쓰나미에 큰 피해를 입을 확률이 높다.



오후 2시 30분: 구조장비 시험

부상자들을 분류하는 곳은 매우 붐볐다. 그래서 리사는 현재의 가상 부상 상태를 무시하고 오클라호마시티 정부청사 폭탄테러 현장을 본따 만들어진 곳의 구조작업을 구경하러 가기로 했다.

오클라호마시티 정부청사 폭탄테러 사건은 지난 1995년 오클라호마시티의 중심가에 있는 알프레드 머라 빌딩에서 발생했다. 9층짜리인 이 건물에는 연방정부의 각 기관 사무실이 들어있었는데, 폭발로 건물 앞부분이 완전 파괴됐다.

범인으로 잡힌 티모시 맥베이는 사제 폭탄을 가득 실은 트럭을 이 건물 앞에 주차시킨 후 빠져 나왔다. 그리고 몇 분 후 끔찍한 굉음과 함께 폭발 지점에 폭 10m, 깊이 2.45m의 구덩이가 패였다.

맥베이는 사건 발생 2년 전 텍사스에서 집단 자살한 사교집단 다윗파에 대한 연방정부의 불만족스러운 처리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168명이 죽고, 600여명이 부상당했다.

이곳은 벽이 무너져 기둥이 드러나 보이고, 무너진 건물 틈새로 슬래브 조각과 자동차가 매달린 최악의 재난 현장이었다. 따라서 이런 곳에서 구조 활동을 하는 구조대원들은 한층 발전된 구조장비를 사용해야 한다.

영국 리버풀의 수색구조대 매니저인 머피는 이 장소가 자신의 팀에게도 가장 난이도 높은 훈련코스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영국에서는 폭발로 건물이 붕괴돼 슬래브 조각과 자동차가 매달려 있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그런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도 받아본 적이 없지요.”

오클라호마시티 정부청사 폭탄테러 현장을 본뜬 곳에서 구조 대원들은 피구조자의 위치를 모른 채 매달려 있는 자동차 사이를 돌파, 건물 위로 올라가야 한다.

또한 이 코스에서는 차량이 건물에 매달려 있는 만큼 차량 바닥에 구멍을 뚫어 서치 캠 2000 피구조자 위치파악시스템을 집어넣어야 한다. 폭발로 인해 찌그러진 차량에 타고 있는 사람은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이 심하기 때문이다. 서치 캠 2000 피구조자 위치파악시스템은 피구조자의 시각적, 청각적 신호를 포착해 피구조자의 위치를 알게 해 준다.

이날 구조대원들은 가스 탐지기와 대량살상무기 탐지기 등 다양한 장비를 사용해 위험한 물건을 탐지하는 법도 시험했다. 이 뛰어난 장비들로 인해 구조대의 활동 범위는 넓어졌으며, 인간 대신 장비를 위험한 곳에 먼저 들여보내면서도 동일한 성과를 얻어낼 수 있게 됐다. 한마디로 장비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인간의 보조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디재스터 시티 산하의 제품개발센터에서 이 같은 장비를 시험하는 것은 재난구조의 또 다른 표준을 확립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전 세계의 구조장비 제조업체들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선보이게 되는 제품개발센터는 다양한 재난구조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 장비의 성능을 시험하고 조사할 수 있는 실전무대인 셈이다.

이번에 실험을 실시한 장비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원격보조전원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망가진 전력선에서 전력을 빼와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그리고 신형 센트리 5000 모바일 유틸리티 시스템도 선보였는데, 트레일러 형태의 이 장비는 구조대 원들이 피구조자를 안전지대로 이동시키는 동안 재해지역의 생활 환경을 개선해 구조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구조대원들은 디재스터 시티에서 이 같은 장비들을 사용해 봄으로써 근육과 머릿속에 사고현장의 감각을 최대한 깊숙이 각인하게 된다.

오후 8시: 에너지 보충

해가 지고 비명소리도 멈췄다. 부상자를 연기하던 한 대학생의 모습을 보고 다른 2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이날의 일과는 끝났지만 그 대학생의 가슴에는 여전히 가짜 나무 파편이 박혀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아마도 집에 가면 식구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무너진 주차장 건물에 매달린 자동차에서 구출 받은 얘기를 자랑스레 늘어놓을 것이다. 얼굴과 넓적다리에 그려놓은 가짜 상처 자국을 지우지 않고 대로를 활보하면서 행인들을 놀라게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구조대원들은 지금 파스타를 먹으러 나가는 중이다. 오늘 잔해더미를 헤치며 사람들을 구하느라고 쓴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한 것이다.

그들은 차가운 맥주를 마시고, 롤빵을 잘라먹는 그 순간에도 지구의 단층선이 서서히 단절을 일으키고 있고, 바다 위에서는 태풍이 생성되고 있으며, 테러리스트들이 더욱 고통스럽게 사람을 죽이는 법을 연구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재난 현장을 재구성하고, 예측 불가능한 것과 미지의 것들을 과학기술의 영역에서 다룸으로써 앞으로 닥칠 재난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각종 재난에 따른 최상의 해결책






오븐의 후드 같은 곳에 있는 철망 필터를 이용하면 급류로 물이 불어난 계곡에서도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다. 철망 필터를 신발에 묶고 경사면을 오르면 진흙에 미끄러지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고속도로에서 엄청난 회오리바람을 만나면 U-볼트로 도랑에 셔츠와 바지를 때려 밖은 다음 그 속에 들어가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다른 모든 수단이 실패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최상의 해결책을 알아본다.

상황1 : 전망 좋은 별장이 진흙에 휩쓸려 계곡으로 떠내려가고 있다.

해결책: 이때는 계곡 경사면을 올라 고지대로 도망칠 기회를 노리는 것이 좋다. 하지만 슬리퍼 같은 것을 신고는 진흙 속에서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만큼 움켜쥐는 힘이 우수한 진흙용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물론 슬리퍼로도 이 같은 신발을 만들 수 있다. 신발 바닥보다 몇cm 더 넓은 사각형 금속제 철망 필터를 구해보라. 오븐의 후드 같은 곳에 보면 꼭 있다.

그리고 스크루 드라이버로 신발의 양쪽에 하나씩 구멍을 낸다. 그 다음 신발 끈으로 신발과 철망 필터를 묶는다. 이제 높은 곳으로 달려가는 일만 남았다.

상황2: 고속도로에서 자동차를 타고 가는데 갑자기 등 뒤에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뒤를 돌아보니 엄청난 회오리바람이 다가오고 있었다.

해결책: 가장 좋은 것은 지하실 같은 대피소를 찾는 것이다. 하지만 주변에 그런 곳이 없다면 자동차에서 내려 고속도로 옆의 도랑에 엎드려야 한다. 약간의 시간 여유와 성능 좋은 렌치가 있다면 지면에 몸을 단단히 고정시켜 생존 확률을 높일 수도 있다.

우선 내연기관의 소음기 아래로 들어가 4개의 U-볼트를 찾아 분리한다. 보통 배기시스템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볼트다. 그 다음 도랑으로 들어가서 셔츠와 바지를 벗어 펴 놓은 다음 U-볼트를 렌치로 때려 박아 셔츠 소매 및 바지 가장자리를 지면에 고정한다. 그 다음에는 옷 속으로 들어가 회오리바람에 날아가는 소를 감상하면 된다.

상황3: 야구장에서 경기를 보고 있다. 3회 말 투아웃이다. 그런데 갑자기 아나운서가 모든 사람들에게 정숙할 것을 지시했다. 전염 속도가 극히 빠른 오스트레일리아 수두 때문에 스타디움이 무기한 격리 상태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말이다.

해결책: 전문가들은 오스트레일리아 수두 바이러스의 크기가 너무 작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에게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것을 막는데 별 효과가 없다고 지적한다. 최소한 부주의하게 기침을 하는 사람의 타액과 직접 접촉하는 것은 막을 수 있지만 말이다.

이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 우선 행상인으로부터 두터운 면으로 된 T셔츠를 산 다음 사각형으로 자른다. 그리고 네 귀퉁이에 칼집을 내 끈을 매달 자리를 만든다. 위쪽 끈으로는 코와 입을 가리고, 아래쪽 끈은 귀 아래로 감아 머리 뒤에서 묶는다. 또한 막대기를 하나 구해 날카롭게 만든 다음 기침할 때 얼굴을 가리지 않는 사람을 찔러 주의를 준다.

상황4: 작은 환초지대에 휴가여행을 가서 마이타이 주를 서너 잔 걸치고 있는데 갑자기 쓰나미 경보 사이렌이 울렸다. 사람들이 모두 공황 상태에 빠져 해변을 벗어나기는 불가능하다. 특히 해변을 벗어난다 해도 의미는 없다. 이 작은 환초지대에는 높은 곳이 없기 때문이다.

해결책: 구명조끼를 만들어야 한다. 우선 바지를 벗어 모래밭 위에 올려놓은 다음 신발 끈을 사용해 바짓단을 동여맨다. 그리고 해변을 뒤져 튼튼한 비닐봉지나 기타 부풀릴 수 있는 물건을 찾는다. 일단 찾으면 숨을 불어넣어 부풀린 후 바짓가랑이 속에 넣는다. 그리고 빠져나오지 못하게 벨트를 잠근다. 바짓가랑이를 목에 감은 후 양쪽 바짓단을 묶은 끈을 결속시키면 구명조끼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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