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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우주비행사 훈련

우주탐사를 둘러싼 효용성 논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심도 있는 탐사가 어렵고, 자원고갈·핵전쟁·기아·환경오염 등 지구 내의 문제가 더 시급하다는 게 비판론의 골자다.

반면 우주탐사 지지자들은 인류가 지구에 계속 머물면 결국 종말뿐이며, 우주개발 및 우주로의 이민 등을 위해 우주탐사는 필수라는 주장을 펼친다. 물론 이 같은 상황에서도 우주탐사는 계속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우주비행사 훈련도 진행되고 있다.

우주비행사로 선발되면 무중력 훈련, 중력가속도 훈련, 기압적응 훈련, 비상탈출 훈련, 생존 훈련 등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 특히 최근에는 우주탐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협동과 화목 등 정신적 훈련도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시험조종사 3 명, 항공군의관 2명, 분자생물학자 1명, 항공 관제사 1명, 국방부 직원 1명, 그리고 미 중앙 정보국(CIA) 정보담당관 1명 등 모두 9명을 미국의 차세대 우주비행사 후보로 선발했다.

이들은 올해 늦여름 일본인 조종사 2명, 일본인 의사 1명, 캐나다 조종사 1명, 캐나다 물리학자 1명과 함께 휴스턴에 도착, 2009년도 NASA 우주비행사 훈련을 받고 있다. 이들을 행운의 14명이라고 부른다.

3,500명이 넘는 지원자 중에서 선발된 이들 우주비행사 후보는 유인 우주탐사의 중요한 순간에 NASA에 왔다. NASA는 40여 년 만에 국제우주정거장(ISS) 너머의 먼 우주로 사람을 보낸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 상태다.

하지만 언제 보낼 것인가? 백악관 전문가 위원회는 지난 9월 연간 30억 달러의 예산을 더 줘야 NASA가 달, 지구근접 소행성,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화성까지 사람을 보낼 우주선을 건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백악관에 보고했다. 이보다 예산이 부족하면 적어도 2030년대 후반까지는 달에 사람을 보낼 수 없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백악관 전문가 위원회는 전 록히드 마틴의 국장 노먼 어거스틴을 대표자로 하는 우주 전문가 및 전직 우주비행사로 구성된 모임이다. NASA가 의회로부터 추가 예산을 받아내든 못 받든 간에 지금은 먼 우주탐사에 대비한 우주비행사 훈련 태세를 근본적으로 재평가할 중요한 시기다.

현재 NASA는 2015년 우주왕복선을 대체할 달 탐사 우주선 오라이언은 물론 로켓 2대와 달착륙선을 건조한다는 계획이다. 이 모든 장비를 합쳐 콘스텔레이션이라고 부른다. 콘스텔레이션은 어디라도 날아가 어떤 임무라도 수행하는 우주탐사의 '스위스 나이프' 구실을 할 것이다.

NASA는 신참 우주비행사들도 우주의 스위스 나이프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들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실험을 할 수 있고, 달에 전초기지를 세울 수 있으며, 우주를 날아다니는 소행성의 샘플을 채취해 오는 등 만능선수가 되도록 훈련받을 것이다.

이들은 5년 만에 새로 선발된 NASA의 우주비행사며, 콘스텔레이션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선발된 인원들이다. 또한 우주 장기임무를 염두에 두고 선발된 최초의 인원들이기도 하다. NASA가 지구궤도 너머의 먼 우주를 탐사하려면 장비는 물론 사람도 일신해 나가야 한다.









우주비행사에 필요한 자질

선배 우주비행사들과 마찬가지로 이들 우주 비행사 후보도 메인 주에서 생존 훈련을 받게 된다. 최대 2주 동안 수중 실험실에서 생활하고, 감압실의 낮은 기압을 견디며, 비행역학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먼 우주탐사에 대비한 완전히 새로운 훈련도 필요하다. 그 훈련에는 몇 주 아니 몇 개월간 폐쇄공간 안에서 격리된 채 살아가는 훈련도 포함된다. 화성은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다. 화성에서 본 지구는 다른 행성보다 크게 보이지도 않는다.

뉴욕 타임스 9월호의 특집기사에서 애리조나 대학의 이론물리학자 로렌스 크라우스가 연료를 절약하기 위해 우주비행사들을 지구로 복귀시키지 않는 방법을 제안할 만큼 지구와 화성 간 거리는 멀다.

화성 식민지 건설을 열렬히 지지하는 아폴로 우주비행사 출신의 버즈 올드린도 이 아이디어를 지지하고 있다. 탐사기간이 길수록 철저한 정신적 준비도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우주개발 지지단체인 화성협회는 사막의 기지에서 80명, 더 먼 북극기지에서 12명을 체류시키는 방식의 모의 화성탐사 훈련을 진행해 왔다. 화성협회의 회장이자 '화성의 사례' 저자인 로버트 주브린은 적대적인 환경에서 수개월 동안 현장임무를 진행하는 실험을 통해 가장 협동력이 우수한 우주비행사를 가려내도록 NASA에 권하기도 했다.

주브린은 이렇게 말한다. "그들에게 임무를 준 다음 강한 사람, 명랑한 사람, 협동력이 우수한 사람을 골라내십시오. 화성 가는 탐사 길에 유머감각을 잃어버린다면 끝장입니다." 현장임무를 진행하다보면 전체 임무에는 도움이 되지만 다른 팀원에게 도움을 주지 않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팀원 간 화목의 문제다.

엠브리-리들 항공대학교의 조교수인 제이슨 크링은 우주탐사의 인적 요소를 연구했다. 그 역시 우주탐사에 앞서 정신력과 관련한 훈련을 시켜야 한다는 주브린의 견해에 동의한다. 그는 NASA가 임상심리학자를 우주비행사로 선발, 우주비행사 간에 있을지도 모르는 분쟁을 완화시킬 것도 제안한다.

크링은 이렇게 말한다. "지구의 사무실에서는 별 것 아닐 수도 있는 문제가 우주에서 똑같은 사람들끼리 6~8개월간 같이 지낸 상태에서는 엄청나게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리사 노워크 사건 이후 NASA는 이미 심리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을 더욱 철저하게 걸러내려 하고 있다. 지난 2006년 7월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의 승무원이자 세 자녀의 어머니, 그리고 해군 대령인 노워크는 동료 우주 비행사의 여자친구를 납치하려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었다.

노워크 사건을 요약하면 대략 이렇다. 노워크는 우주선 탑승 훈련을 같이 받은 윌리엄 오펠라인을 놓고 NASA 우주선 기술자이자 공군 대위인 콜린 시프먼과 삼각관계에 빠지자 시프먼을 살해하기로 마음먹는다.

노워크는 시프먼을 납치하기 위해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케네디우주센터가 있는 플로리다 주 올랜도까지 1,440km를 불과 10시간에 달렸다. 특히 노워크는 제시간에 올랜도에 도착할 목적으로 우주비행사들이 이륙할 때 사용하는 기저귀까지 착용하며 소변 문제를 해결했다.

노워크는 시프먼이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나오자마자 뒤를 밟았다. 하지만 이를 눈치 챈 시프먼이 재빨리 승용차에 탑승한 채 문을 잠그자 창문을 두드리며 태워달라고 울기까지 했다. 노워크는 시프먼이 문을 열지 않고 창문을 살짝 열어주자 갖고 있던 최루가스 스프레이를 뿌렸다. 노워크는 이 때 가발을 쓰는 등 변장을 하고 있었다.

시프먼은 재빨리 주차장을 빠져나가 경찰에 신고했다. 그리고 경찰은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납치에 사용하려고 한 물건을 버리고 있던 노워크를 체포했다.

노워크는 자신의 승용차 안에 최루가스 스프레이, BB권총, 10cm 길이의 칼, 쓰레기 봉투, 고무배관, 검은색 장갑, 가발 등을 소지하고 있었다. 경찰은 이 같은 소지품으로 미뤄 볼 때 노워크가 연적인 시프먼을 납치한 뒤 살해, 시체를 유기할 의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 주의 올랜도 법원은 이 같은 경찰의 주장을 인정, 그녀를 종신형에 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노워크의 상사이자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의 선장이기도 한 스티브 린제이의 보증 덕분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녀는 시프먼에게 오펠라인을 양보하라는 요구를 하려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불안정한 사람 때문에 우주임무 전체가 위험에 빠질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다.

2009년도 우주비행사 교육에 참가한 후보들은 모두 공학, 과학, 수학 등에 석사급 이상의 학위를 가지고 있다. 물론 고성능 제트기의 장기간 조종 경력 역시 가산점이 된다.

하지만 NASA에서 가장 원하는 자질은 바로 다른 사람과 화목하게 지내는 능력이다. 오늘날 우주비행사가 되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은 언어가 통하지 않는 동료와 함께 우주선 속에서 7개월을 같이 지내면서도 지치거나 심술을 부리지 않는 사람이다.

우주선 속에서는 승무원들의 땀과 소변을 정화해 만든 음료수를 먹어야 하며, 화장실 변기가 고장 나거나 기타 큰 실수를 저지르면 승무원 전원이 사망할 수도 있다.

물론 우주비행사들은 신체적인 문제에 대한 대비도 더 해야 한다. 우주탐사 기간 중에 우주비행사들은 매우 높은 수치의 방사능에 노출되며, 이는 암 발생률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골밀도도 낮아진다.

엠브리-리들 항공대학교의 조교수인 크링은 이렇게 말한다. "최악의 경우 화성 탐사대원이 화성 표면에 발을 디디자마자 뼈가 체중을 이기지 못하고 부러져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는 NASA가 초창기 임무를 위해 훈련시킨 우주비행사와 이번 우주비행사들은 다른 범주로 분류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똑같이 우주에서 보내더라도 6개월과 36개월간의 차이는 매우 크다는 것이다.





임무 구분 없는 우주비행사 훈련

국제우주정거장 또는 달 탐사 임무조차도 준비하는 데 수년이 걸린다. 2009년도 우주비행사 후보들 역시 2011년까지는 정식 우주비행사가 될 수 없다. 그리고 2014년까지는 우주에 나갈 수 없다.



NASA의 우주비행사 후보 선발 및 훈련 담당관인 듀언 로스는 이렇게 말한다. "기초 훈련의 목적은 임무 특화 훈련을 받을 수 있을 만큼 후보들을 숙달시키는 것입니다."

지난 30년간 선발된 12개 기수에서는 우주선 조종사와 임무 전문가를 구분하는 일종의 계급제도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 기수에서는 그런 구분이 없이 모두가 우주비행사일 뿐이다. 오라이언 조종은 우주왕복선 조종보다 덜 어려울 것이다.

우주선의 기능 가운데 상당수가 자동화돼 있어 과거 처크 예거가 우주비행사를 가리켜 '깡통 속에 든 스팸'이라고 놀렸던 시절이 떠오를 정도다. 예거는 최초로 음속을 돌파한 사람이자 2차 대전과 베트남전에 참전했고 사병으로 입대해서 별을 단 사람이다.

아폴로 때는 3명이 탔지만 오라이언에서는 최대 6명의 우주비행사 탑승한다. 하지만 그들은 긴 시간 동안 자리에 앉아있기만 하면 된다. 마치 유리창 같이 생긴 글라스 콕 피트 인터페이스의 스위치 수는 아폴로 우주선의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과거 우주비행사 훈련에서 우주왕복선 조종 훈련은 여러 모로 훈련의 꽃이었다. 우주왕복선 선장이자 현재 오라이언 건조를 맡은 록히드 마틴의 우주개발계획 부장이자 프로그램 부관리자인 팸 멜로이에 따르면 우주왕복선은 극히 복잡한 괴물 기계였다. 2년간의 기초훈련 기간 동안 우주왕복선 체계에 대해 배우는 기간만 54주였다고 한다.

하지만 오라이언은 활주로에 내리지 않기 때문에 2009년도 우주비행사 후보들은 러시아 우주선 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세계 최대의 수영장에서 선외 활동을 연습하고 있다. 우주왕복선이 퇴역하고 나면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 말고는 국제우주정거장에 갈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오라이언은 우주왕복선보다 훨씬 작은 우주선이다. 따라서 비상시를 고려한 중복체계가 훨씬 적다. 즉 장비고장에 대처하는 훈련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오라이언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왕복선 때와 마찬가지로 실제 우주선을 완벽하게 재현한 시뮬레이터에 탑승해 빠른 시간 내에 임무 속행 또는 중지 여부를 판단하는 훈련을 받을 것이다.

또한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국제우주정거장에 도킹하고 새로운 달착륙선인 알테어를 조종해 달에 착륙하는 법도 배울 것이다. 멜로이에 따르면 아폴로 우주선 시절의 달 착륙선 시뮬레이터는 '나는 침대 프레임'처럼 생겼으며, 훈련하다가 기계 전부가 고장 났다 고 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그보다는 더 잘 만들었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직도 알테어와 오라이언의 설계는 끝난 것이 아니다. 아폴로 시절과 마찬가지로 우주비행사들은 모든 설계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이미 우주비행사들은 모의 유인 우주선을 견학하고 좌석에 앉아 편안하게 제어장치를 조작할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록히드 마틴의 탐사개발 실험실 섹션 관리자인 올리비아 푸엔테스는 이렇게 말한다. "우주비행사들은 대단히 익숙한 솜씨로 모의 유인 우주선을 타고 조작했지요."

이후 우주비행사들은 달 표면은 물론 화성 표면 탐사임무를 준비하기 시작할 것이다. 수영장에서는 국제우주정거장의 무중력 상태는 재현할 수 있지만 지구의 6분의 1수준인 달의 약한 중력은 재현할 수 없다. 엠브리- 리들 항공대학교의 조교수인 크링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앞으로 수중 훈련과 달 표면 훈련 및 화성 표면 훈련을 혼합 실시해야 할 겁니다."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은 부분 중력 시뮬레이터에서 달 표면을 걷는 법을 배웠다. 이 시뮬레이터는 성인 체격에 맞춰 만들어진 아기 보행기 같은 장비로 천정에 줄로 매달려 있다.

현대의 우주비행사 후보들은 포고라는 시뮬레이터를 사용할 것이다. 화성과 소행성을 탐사하려면 더 많은 훈련시설이 필요하다. 그리고 며칠 동안 계속 입을 수 있는 개량된 우주복도 필요할 것이다.

야심적인 우주 모험

오는 2010년 우주왕복선을 퇴역시킨다는 게 NASA의 계획이다. 하지만 백악관 전문가 위원회는 적어도 2017년까지는 오라이언을 발사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면 그 7년간의 공백 기간 동안 NASA는 단 한 대의 유인 우주선도 발사할 수 없다. 따라서 NASA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NASA의 몫이 됐다. NASA의 우주비행사 후보 선발 및 훈련 담당관인 로스에 따르면 현재의 수요에 맞는 우주비행사를 뽑아서는 안 된다. "최선을 다해 앞으로 5년 후를 내다봐야 합니다."

2009년도 우주비행사 후보들은 이제껏 배출된 기수 중 가장 인원이 적으며, 앞으로 우주비행을 할 기회가 적다. 우주왕복선 시절의 우주비행사들은 여러 차례의 우주비행을 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더 작은 우주선을 사용하게 되면 우주에 나가는 우주비행사 수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얘기다.

상당수의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처럼 이 신참 우주비행사들 역시 평생에 한두 번 정도만 우주에 나가보는 것이 전부일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 때문에 우주비행사가 되려고 하는가. 우주비행사 후보인 케이트 루빈스도 그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우주비행사가 될 것이라고 동료들에게 말하자 몇몇은 왜 지금 우주비행사가 되려 하는지 궁금해 했다. NASA의 미래는 불확실하고, 우주에 떠 있는 모든 NASA의 장비는 끊임없는 수리를 받아야 한다. 누가 고작 변기나 고치려고 350km 고도까지 로켓을 타고 올라가려 한단 말인가. 그것도 MIT의 분자생물학 교수가 그런 일이나 해야 한다는 것인가.

하지만 루빈스의 시각은 근본적으로 달랐다. 그녀가 보기에 NASA는 이전에 없던 엄청난 기회를 얻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완공을 앞둔 국제우주정거장을 더욱 야심적인 우주 모험을 위한 훈련소로 생각하고 있다.

우주정거장은 지구궤도에 건설되는 대형 우주 구조물로 사람이 생활하면서 우주실험이나 우주관측을 하는 기지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우주공간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지구에서부터 우주정거장까지 사람이나 기자재를 우주왕복선 등으로 옮긴 뒤 이곳에서 다시 정비해 본격적인 우주항행을 하게 된다. 이 때문에 우주정거장은 우주 진출의 전초기지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우주정거장은 주로 사람이 우주공간에 적응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왔으며, 최초의 우주정거장은 러시아의 살류트로서 지난 1971년 4월 발사됐다. 길이 23m, 무게 25톤의 이 우주정거장에는 총 22명의 승무원이 탑승해 1,600회의 각종 실험과 관찰을 했다.

미국의 최초 우주정거장은 스카이랩으로 지난 1973년 5월 발사됐다. 초기에 태양전지 판에 이상이 생겨 승무원이 우주공간에서 수리작업을 실시, 제 기능을 회복했다. 스카이 랩은 무중력 상태에서 인간 활동에 대한 실험과 우주관측 등 임무를 수행한 후 1980년 7월 지구 대기권에 돌입, 분해된 후 인도양으로 가라앉았다. 살류트와 스카이랩은 분류상 1 세대 우주정거장이라고 할 수 있다.

2세대 우주정거장으로 러시아의 미르가 1986년 2월 발사됐다. 미르는 길이 13m, 지름 4.2m, 무게 21톤의 우주정거장으로 유리 로마넨코가 326일간 체류했다. 이로서 인간이 우주공간에서 영구히 거주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미국은 스카이랩 이후 길이 100m, 무게 300톤의 초대형 우주정거장인 프리덤을 유럽 우주기구, 캐나다, 일본 등과 함께 개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구(舊)소련의 붕괴와 함께 찾아온 냉전의 종식으로 이 계획은 실현되지 못했다.

대신 미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일본, 캐나다, 유럽이 참여하는 국제우주정거장 계획이 지난 1998년부터 추진됐다. 3세대 우주정거장인 셈이다.

국제우주정거장은 지구로부터 대략 350km 높이에 떠 있어 육안으로도 관측이 가능하다. 평균 속력은 2만7,700km인데, 이는 대략 하루에 지구를 15.77번 도는 속도다. 국제우주정거장은 아직도 건설 중으로 201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험실·기밀실 등 모두 14개 모듈로 이루어지며, 각각의 모듈은 우주왕복선·프로톤 로켓·소유즈 우주선을 통해 보내진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여러 가지 실험이 진행될 예정인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생물학 실험이다. 우주에서의 장기간 미소 중력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것도 그 중 하나. 예를 들어 근(筋)위축증이나 골밀도 감소, 몸의 체액이 위로 쏠리는 현상들에 관한 연구는 미래의 우주탐사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지구에서는 질량이 다른 두 유체가 완전히 섞이기 힘들지만 우주에서는 섞일 수 있다. 우주에서는 미소 중력과 낮은 온도 때문에 두 유체 간 반응이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우주비행사들은 이를 조사함으로써 과학자들이 물질의 초전도성에 대해 깊은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게 된다.

앞으로 얼마 후면 NASA는 국제우주정거장 너머에 유인 우주탐사를 하는 새로운 역사의 한 장을 쓰는 데 자원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NASA는 그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우주선을 건조 중이며, 로켓 기술 역시 민간 우주산업의 괄목할 만한 성장으로 그 어느 때보다 경제적이 됐다. 또한 위기에 처한 지구 환경으로 인해 우주에 인류의 전초기지를 세우는 것이 현명한 투자로 인식되고 있다.

지금 훈련받는 우주비행사들의 탐사 횟수는 적을지 몰라도 그들의 탐사는 역사를 창조할 것이다.

2009년도 우주비행사 후보들 중 누군가는 달에 발자국을 남길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들 가운데 달에 간 최초의 여성이 나올지도 모른다. 화성이나 소행성에 간 최초의 사람이 나올 수도 있다. 그 같은 탐사 준비를 시작하는 것은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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