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나노입자를 검출해낼 뿐만 아니라 측정도 할 수 있는 마이크로 공진기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 대학의 연구자들이 최근 선보인 하이-Q 마이크로 공진기는 속삭이는 회랑(whispering-gallery) 효과를 기반으로 하는 마이크로 공진기를 개량한 것이다.
속삭이는 회랑 효과란 영국의 세인트폴 대성당 같이 돔으로 덮인 원형 구조물 속에 들어가 벽 근처에서 속삭이면 반대편에 있는 사람도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음파가 벽에 반사돼 적은 에너지 손실로도 멀리 있는 대상에게 소리가 전달되는 것.
마이크로 공진기는 이 같은 원리를 이용해 원환체 내에서 광파를 계속 회전시킨다. 광파의 주파수와 원환체의 원주가 일치하면 속삭이는 회랑 효과에 의해 최소의 에너지 손실로도 계속 원환체 내를 회전할 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광파와 원환체 간의 공진상태다.
광파와 원환체의 공진상태에서 광파는 원환체 표면을 관통, 주변을 밝히게 된다. 그런데 구(球) 형태의 나노입자가 원환체에 달라붙으면 광파의 주파수가 변하면서 공진상태 역시 흐트러진다. 바로 이 같은 특성을 이용해 나노입자를 검출하고, 측정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마이크로 공진기는 진동이나 온도 변화, 그리고 같은 나노입자라고 하더라도 내려앉는 위치에 따라 주파수 변화값이 달라지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한 것이 바로 하이-Q 마이크로 공진기다. 하이-Q 마이크로 공진기는 지름 20~30㎛의 원환체를 가지고 있으며, 각 원환체 내에 있는 광파는 100만 번 회전한다. 이 마이크로 공진기는 실리콘 웨이퍼 상에 수십만 개가 장착될 수 있는데, 이 기술이 더욱 발전하게 되면 바이러스와 약물 전달용 입자를 탐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전자공학 교수 란 양에 따르면 하이-Q 마이크로 공진기는 다른 마이크로 공진기에 비해 주변 소음에 덜 민감하다고 한다. 양 교수는 앞으로 5년 내 하이-Q 마이크로 공진기가 실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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