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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상자의 똑똑한 진화 스마트TV

TV는 이제 더 이상 바보상자가 아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능력이 접목되고 인터넷 접속 기능까지 구비한 스마트TV가 등장하면서 그 똑똑함이 웬만한 스마트 기기들의 뺨을 두 세 번은 때리고도 남을 정도다. 하지만 TV의 대중성을 감안할 때 스마트 TV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더구나 아직 걸음마 단계라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아무도 장담키 어렵다. 도대체 스마트TV는 무엇일까. 지금부터 스마트TV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이들이 바꿔나갈 미래의 디지털 생태계를 조망해본다.

21세기는 멀티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정보화 시대다. 하지만 아직 TV는 겉모습만 변했을 뿐 실체는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일방적으로 방송을 송출하는 단방향 성 기기의 모습을 지니고 있는 것.

기존의 TV와 스마트TV가 차별화 되는 가장 큰 특징이 바로 이것이다. 인터넷, PC, 스마트폰의 기능이 합쳐진 스마트TV는 기본적으로 양방향성을 지향한다. 사용자는 언제든 자신이 원 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으며 스마트폰처럼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 기능을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다.

방송전용 케이블이나 안테나가 아닌 초고속인터넷 회선으로 연결되는 점도 큰 차이점의 하나다.

IPTV와 스마트TV

스마트TV의 효시는 약 10년 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MSN TV 다. 이 TV는 명칭에서 연상되듯 MSN 이 제공하는 각종 콘텐츠를 TV를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후 인텔의 바이브(Viiv) 플랫폼, 야후의 위젯 탑재 인터넷TV, 네트워크 TV 등 이와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하지만 당시에만 해도 이는 일반인들이 수용하기에는 너무 생소하고도 전문성이 요구되는 개념인지라 오래지 않아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이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묻혀버렸던 스마트TV는 몇 년 전 쌍방향 통신 이 가능한 IPTV의 등장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날렸다. 스마트TV의 특성은 사실상 IPTV와 궤를 같이 한다. IPTV는 일반 TV와 달리 PC처럼 데이터 송수신에 목적을 둔 초고속인터넷 회선에 접속되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보면 IPTV와 일란성 쌍둥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유사하다. 하지만 스마트TV는 이 모든 기능을 윈도 등의 범용 운영체제 하에서 구현한다는 점이 IPTV와 구분되는 특징이다. 물론 IPTV도 운영체제를 가지고 있지만 업체마다 규격이 제각각이어서 범용성이 매우 떨어진다.

즉 범용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 TV는 일반 PC처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TV에서 곧바로 웹브라우저를 띄워서 웹서핑이나 인터넷 뱅킹을 하고, 혹은 메일을 보내는 등 PC에서 가능 한 대부분의 기능들이 구현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과 연동시켜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과 동영상, 음악을 TV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웹캠을 연결해 인터넷전화를 활용한 화상 전화 기능도 실행할 수 있다.

운영체제의 범용성은 사용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만한 앱 개발과도 직결된다. 실제로 TV는 컴퓨터와 같은 IT기기가 아니라 연령, 성별, 학벌 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가전제품인 만큼 기능을 사용하는데 있어 너무 복잡하거나 전문지식을 필요로 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스마트TV는 스마트폰 의 앱 개념을 수용했다. 이 또한 운영체제의 범용성이 없어 현실적으로 앱 개발이 불가능한 IPTV와 차별화되는 스마트TV만의 강점이다.

앱의 유ㆍ무가 주는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이는 일반 휴대폰과 스마트폰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예를 들면 이렇다. 스마트TV 사용 자는 화면에 날씨 앱을 띄워놓으면 일기예보를 기다리거나 인터넷에 접속, 날씨정보를 검색할 필요없이 항상 날씨정보를 알 수 있다.

뉴스 앱을 설치하면 오락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화면 하단의 팝업창으로 뉴스 속보를 즉각 확인할 수 있다. 필요한 기능이 있다면 온라인 스마트TV 앱스토어에 접속, 해당앱을 찾아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스마트폰처럼 설치부터 최적화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일반 TV를 다루는 것만큼 쉽고 간단한 사용법이다.

거대 IT 기업들의 노림수

이처럼 스마트TV의 다재다능함은 사용자들에게 TV를 통해 한층 다양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 자명하다. 그만큼 생활이 윤택(?)해질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하지만 사실 사용자만큼 스마트TV의 대중화를 바라는 쪽은 디지털 생태계를 주름잡고 있는 애플과 구글,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거대 IT기업들이다.

이들은 스마트TV를 발판삼아 TV 시장을 새롭게 개편하기 위해 노림수를 갖고 있다. 특히 구글은 스마트TV 에서도 스마트폰처럼 공개형 플랫폼 정책을 표방하며 본격적인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 나머지 세 회사는 제각각 독립적인 플랫폼을 사용한다. 각 기업들의 속내는 다름 아니라 시장을 잘 키워서 단순한 TV(하드웨어) 제조사를 넘어 콘텐츠까지 공급하는 복합서비스기업으로 환골탈태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스마트TV에서의 시장 우위는 제품을 빨리 내놓는 선도기업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꾸준히 제공할 수 있는 질적 능력에서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콘텐츠 종류와 숫자가 많을수록 회사의 이익은 더 커지며 스마트TV 시장에 뛰어든 업체들의 성패 또한 여기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 소프트웨어에 강점이 있는 애플과 구글은 자체적인 플랫폼을 구축, 콘텐츠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오히려 하드웨어는 원가절감 차원에서 다른 업체와 공조해 개발ㆍ제조했다.

두 업체는 또 원가절감과 대중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셋톱 박스 형태로 스마트TV를 구현했다. 때문에 사용자들은 스마트TV를 쓰기 위해 3D TV처럼 TV를 통째로 바꿀 필요가 없다. 셋톱 박스만 설치하면 구형 TV도 얼마든지 스마트TV로 변신시킬 수 있다. 비용 측면에서 봤을 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인 것이다.



TV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경쟁업체와 차별되는 제품으로 우선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는 복안이다. 셋톱 박스가 아닌 일체형 스마트TV에 전력투구한다는 얘기다. 이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가격적인 부담을 가질 수 있지만 디자인과 편의성, 안정성 부분에서는 셋톱 박스 방식에 비해 한 발 앞서갈 수 있다.

이와 함께 콘텐츠 제작과 발굴도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을 일찌감치 수립 해 놨다. 이미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스마트TV용 앱을 약 200개나 확보했으며 연말까지 이를 300개로 늘린 뒤 내년에 1,000개로 확충하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도 이에 뒤질세라 KBS, CJ 등과 적극 협력하여 스마트TV 속에 구현될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공동 개발하는 동시에 콘텐츠까지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각 업체들의 스마트TV 전략

이들 업체들의 전략과 제품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애플이 선보인 '애플 TV(99달러)'는 성인의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의 셋톱 박스다. 별도의 저장 기능은 아예 빠져 있는데 그 이유는 애플의 스마트TV 콘텐츠 전략이 스트리밍 형식의 대여이기 때문이다.

방송사가 애플 아이튠즈에 콘텐츠를 공급하고, 애플TV 사용자는 편당 99센트에 48시간 동안 빌려 볼 수 있게 하는 형태다. 콘텐츠의 판매수익은 애플과 방송사가 각각 30%, 70% 비율로 배분한다. 하지만 10월 현재 미국 4대 방송사 중 ABC와 폭스 2곳만이 콘텐츠 계약을 맺었다.

나머지 방송국들은 99센트가 너무 저렴하다는 입장을 고수중이다. 업계에서는 ABC와의 계약 이면에는 스티브 잡스의 입김이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ABC의 자회사인 월트디즈니의 최대주주가 애플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이기 때문이다. 폭스는 스마트TV의 가능성을 내다 본 루퍼스 머독 회장이 일부 경영진의 반대를 만류하고 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TV'로 명명된 구글의 스마트TV 전략은 한마디로 연합이다. 이에 따라 소니, 인텔, 로지텍, 어도비를 비롯한 다수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회사들을 아군으로 포섭했다. 이는 구글에게 천군만마와도 같다.

경쟁사들이 하드웨어 제조와 콘텐츠 제작·수급에 힘을 빼고 있을 때 구글은 연합사에게 플랫폼만 제공한 뒤 수익의 일정 부분을 거둬들이기만 하면 되는 까닭이다.

특히 구글은 그동안의 비즈니스 모델을 볼 때 UI와 콘텐츠 곳곳에 광고를 붙여 새로운 수익원으로 이용할 공산도 크다. 반면 하드웨어는 각 제조사가 독자적으로 움직인다. 가장 첫 선을 보 인 구글TV는 로지텍이 선보인 셋톱 박스 형태의 '리뷰(Revue)'다. 가격은 299달러로 유·무선랜, HDMI, 쿼티 (QWERTY) 방식 키보드형 리모컨 등을 갖추고 있다. 뒤를 이어 소니도 TV 일체형과 셋톱 박스형 구글TV를 내놨다.

이중 TV 일체형은 가장 비싼 46인치(116.84㎝) 모델이 155만 원 정도여서 LCD TV와 진검승부를 펼칠 만한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업계의 평가다. 삼성전자의 경우 다수의 스마트TV 라인업과 함께 콘텐츠를 내놨다.

현재 미국의 부두와 넷플렉스, 영국의 러브 필름 등 여러 콘텐츠 배급사와 협약을 맺고 날씨, 증권, 뉴스, 영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앱은 삼성 앱스를 통해 고객에게 서비스 중이다. 반면 LG전자는 앞의 3개 기업들에 비해 갈 길이 바쁘다. 올 연말쯤에야스마트TV하드웨어가 출시되는 탓이다.

이 같은 후발주자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LG전자는 쉬운 UI를 무기 로 꺼내들었다. 경쟁제품들보다 사용자 편의성을 높여 고객들의 눈도장을 찍겠다는 전략이다. 'TV=가전제품'이라는 등식을 철저히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콘텐츠는 120개 이상의 사업자와 손잡고 영화, 프로그램 다시보기, 스포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트TV 콘텐츠 전쟁이 시작된다

이처럼 애플, 구글, 삼성전자, LG전자의 전략과 현재의 움직임은 모두 제각각이다. 하지만 각사의 전략을 구성하는 뿌리가 콘텐츠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이는 3D TV의 경우와 매우 흡사한 상황이다. 3D TV가 세상에 공개됐을 때는 수많은 찬사와 초미의 관심을 받았지만 상용화를 전후해 콘텐츠의 부족을 집중적으로 질타받았다.



그럼에도 상용제품 출시 1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콘텐츠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이를 보면 스마트TV에서도 동일한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스마트TV 업계는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이 점에서 콘텐츠에 강점이 있는 애플과 구글은 비교적 느긋한 행보를 펼칠 수 있을 전망이다. 오히려 TV 시장을 휘어잡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가 자신들의 앞마당을 침범한 옆집 개에게 밀려 전전긍긍하는 형국이다. 어쨌든 도화선에 불이 붙은 이상 이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은 이것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싸움이 치열해질수록 더욱 싼 가격에 다양한 콘텐츠를 맛볼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드웨어 가격의 인하도 기대된다. 특히 스마트TV와 3D TV가 함께 발전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미래에는 두 TV가 시장을 양분할 개연성도 높다. 종국에는 이 둘을 합친 '3D스마트TV'의 대중화를 이끌어낼 것이다.

이때가 되면 하드웨어, 콘텐츠, 인프라의 삼박자가 고루 갖춰지며 TV에서 3D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다운받아 감상하는 색다른 경험이 가능케 될 것이다. 소비자는 느긋하게 앉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서영진 기자 art juc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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