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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가운 입은 예술가' 정태섭 교수의 엑스레이 아트>흑백의 싸늘한 엑스레이가 따뜻한 예술로

신체·꽃 등 엑스선으로 촬영

포토샵 작업 거친후 작품 완성

강렬한 색 표현으로 새 장르 개척

초중고 미술·과학 교과서 수록

드라마 '태후' 소품으로도 쓰여

초음파·MRI 활용 작품도 시도

정태섭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알파고’ 열풍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후 인공지능(AI)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게 될 분야로 ‘영상의학’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전문 지식을 쌓은 영상의학과 의사들이 엑스레이·CT·MRI 영상 판독 후 질병 유무를 구분하던 것을 AI가 방대한 영상 빅데이터를 활용, 한 치의 오차 없이 해내면서 자리를 앗아간다는 말이다. 마냥 웃어넘길 수 없는 우려다. 그러나 그렇게 절망적이지만도 않다. AI의 약점은 섬세하지 못한 감정 표현. 따뜻한 감성을 지닌 의사가 꼼꼼히 판독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딱딱하고 차갑다 생각하는 의학, 그중 기계를 다루는 영상의학을 사람의 감성을 어루만지는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정태섭(사진)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다. 그는 사람의 뼈를 찍은 엑스선 사진을 예술품으로 만들어 ‘엑스레이 아트’라는 한 장르를 개척했다.

정 교수는 늘 바빠 함께하지 못하는 가족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으로 가족사진을 엑스레이로 찍었던 것이 계기가 돼 2006년부터 ‘의사 가운 입은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냉철할 것만 같은 의사 이미지를 벗고 따뜻한 감성으로 호흡하며 영상의학의 새 장르를 만들어 나가는 순간이 그에게 또 다른 뿌듯함으로 다가왔다.

신체 일부뿐 아니라 꽃, 조개껍데기 등 갖가지 사물은 모두 그의 ‘촬영 대상’이 된다. 일반 사진은 가시광선을 이용해 사물의 겉만 표현하지만, 엑스레이는 사물의 표면을 통과해 내부의 미세한 부분까지 촘촘히 그려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 몸과 갖가지 사물의 숨은 미학이 의료용 진단장비서 거듭나는 셈이다. 엑스레이 사진에 포토샵 작업까지 곁들이면 여느 유화 못지않게 강렬한 색상을 자랑하는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정 교수는 그 순간을 “흑백의 싸늘한 엑스레이가 따뜻한 예술로 거듭나는 순간”이라 표현했다.

그의 ‘엑스레이 아트’는 현재까지 초·중·고 미술 또는 과학 교과서 10곳에 수록돼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KBS드라마 ‘태양의 후예’에도 그의 작품이 등장한다. 강렬한 색을 뽐내고 있는 해바라기,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는 두 사람의 손 사진 등은 주인공 두 남녀가 사랑이 무르익는 과정을 표현하고 있다.

정 교수는 “환자들이 내 작품을 보고 위로받으며 병원이 또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자리하길 바란다”며 “엑스레이 외 초음파, MRI 등 갖가지 의료 장비를 활용해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무궁무진한 만큼 앞으로도 의학과 예술 융합을 이어가며 다채로운 시도를 해 나가고 싶다”고 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작품명 ‘해바라기’


작품명 ‘장미의 영혼’


작품명 ‘그대와 축배를’


작품명 ‘언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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