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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논단] 전환기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기업가의 역할

배종태 KAIST 경영대학 교수

우수한 제품·시스템 못지않게

인적자원 경쟁력 확보 필요

본질 아닌 군더더기 떼어내고

경직성 혁파·인재육성 노력을

배종태 KAIST 경영대학 교수




최근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살펴보면 우울한 이야기뿐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때보다 지금이 더 어렵다고 한다. 실제로 그간 중화학공업 중심, 수출 기반, 기술경쟁력 추구, 대기업 주도로 성장해온 우리나라의 성공 신화들이 이제는 점차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전략적 불일치로 나타나기 시작했고 새로운 변신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높아졌다.

저성장 기조는 이제 우리가 받아들이고 기초해야 할 새로운 현실과 환경이 됐다. 지금까지 겪은 어려움과 다른 근본적인 어려움에 처해 다들 답답해하면서도 이러한 상황을 뒤집을 수 있도록 당장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전략적 대안, 단기적 대응은 많지 않아 보인다.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기(back to basics)’밖에 없다. 지금은 우리가 달려온 길을 살펴보고 현 상황을 제대로 냉철하게 인식(hindsight)해야 하고 현재 위치에서 문제를 파악하고 도전 과제를 찾아 무엇을 키우고, 바꾸고, 줄일 것인지 대안에 대한 냉철한 통찰(insight)과 실행이 있어야 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새로운 구체적 비전으로 제시하는 선견(foresight)이 필요하다. 총체적으로 요구된다.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기업들이 살아남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유지하려면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기업가들이 어떤 가치와 원칙·지식·행동을 견지해야 할 것인가.

어려운 시기에는 급성장기에 비해 문제가 더 잘 드러난다. 그래서 문제에서 도전을 찾고 본질과 본류가 아닌 군더더기를 떼어내야 한다. 우리 회사가 어디로 가야 할지 목적을 분명히 하고 미션을 재인식하고 비전을 다시 생각하고 필요하면 구체화해야 한다. 사명감을 바탕으로 목적 지향적 기업으로의 방향 설정을 재점검하는 것이 기업가의 첫째 도전 과제다.

기업이 어려움을 이기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의 리더십과 함께 구성원들의 주인의식과 참여의식이 더욱 필요하다. 구성원들에 대한 권한 위임, 동기 부여, 참여 확대, 신뢰, 배려를 바탕으로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조직으로 기업문화가 발전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변화의 걸림돌도 많다. 기업가와 구성원의 변화 의지가 부족한 경우도 있고 경직적인 업무 프로세스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시도 과정에서 막히기도 한다. 무엇보다 튀는 사람, 창의적인 사람들에 대한 인정이 부족하거나 기다려주는 인내가 부족한 기업도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처음부터 멋진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보다 다소 엉뚱하고 여러 제약을 극복해야 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 작은 실패를 허용하지 않아 큰 성공의 가능성조차 시도해보지 못하는 기업도 있다. 이러한 걸림돌을 하나씩 걷어내고 주인의식과 인간 존중이 있는 창의적인 조직으로 만드는 일이 기업가의 둘째 도전 과제다.



중국 기업들의 급속한 성장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입지가 많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창의 혁신 기업만이 시장에서 입지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모두 잘 인식하고 있다. 그렇지만 어려운 여건에서는 혁신의 방법론 선택이 더욱 중요해진다. 제대로 된 시스템과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 혁신을 추구하자는 당위론보다는 혁신을 실행할 때 주어진 여건을 고려해 개방형 혁신, 검소한(frugal) 혁신으로 작은 비용으로도 높은 성과를 추구하는 기업가적 노력이 더 필요하다. 적합한 혁신 방법의 선택과 활용이 기업가의 셋째 도전 과제다.

존속하는 기업은 제품과 프로세스의 경쟁력과 더불어 인력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기업에 적합한 인재를 충원하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기업 상황에 맞게 지속적으로 인재를 육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꾸준히 핵심 역량을 키우고 핵심 인재를 양성해 실력 있는 기업이 돼야 한다. 지속 성장을 위한 역량 개발 노력, 전략적 의지, 적합한 시스템 설계가 기업가의 또 다른 도전 과제다.

목적 지향, 주인의식, 창의 혁신, 지속 발전을 통해 영속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기업가의 가장 큰 사명이요 보람일 것이다. 물론 지속 가능한 기업은 언제나 시장에 더욱 집중해 필요한 가치를 창출해야 하고 겸손과 실력을 유지하는 기업이라는 상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배종태 KAIST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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