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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 "16개 업체와 SW종합상사 구성...해외 동반진출 모색할 것"

[서경이 만난 사람]

국내기업, 美기업에 반감 큰 틈새시장 개척 바람직

IT인력 수준 높은 印에 R&D센터...기술 교류 강화

4차 산업혁명 대비 AI 접목 다양한 상품 개발해야

'한글' 기반, 구글 앞서는 자동통번역서비스 선뵐것

김상철 한글과컴퓨터그룹 회장/사진제공=한글과컴퓨터




“한글과컴퓨터그룹은 조만간 인도에 연구개발(R&D)센터를 열어 현지 인력과 국내 인력 간 기술교류를 통해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나갈 계획입니다. 인도의 정보기술(IT) 인력 수준이 높기 때문입니다.”

김상철(63·사진) 한글과컴퓨터그룹 회장은 최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이 성장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해외시장 개척을 성장전략으로 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전 세계 업무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92%를 차지하고 있고 아마존 웹서비스(AWS)와 IBM·구글 등이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51%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틈새시장은 있다. 김 회장은 “러시아·중국·인도·남미 등에서는 MS 등 미국계 기업에 대한 거부 반응이 높다”며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이 충분히 경쟁력만 갖춘다면 이들 시장을 노려볼 수 있다고 피력했다.

/대담=고광본 정보산업부 부장 kbgo@sedaily.com

물론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의 해외진출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국내 소프트웨어 분야 기업은 7,222개나 되지만 이 중 96%가 매출액 3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이다. 기업 규모가 영세하다 보니 해외로 진출하는 데 인력 및 정보가 부족하다. 이 같은 한계를 타계하려면 국내 기업들이 공동체를 이뤄 해외에 동반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게 김 회장의 제언이다. 그는 “예를 들자면 못 하나 들고 파는 것보다 철물점을 만들어 파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뜻”이라며 “KOTRA에서도 소프트웨어 기업 간 협의체 구성을 적극 장려 및 지원하고 있는 만큼 업계도 이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컴 역시 국내 16개 기업과 ‘소프트웨어 종합상사’를 구성해 해외에 동반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여기에는 맞춤형 통합경영관리(ERP) 분야의 중견 기업 ‘더존’, 문서중앙화 시스템 공급업체 ‘사이버다임’을 비롯해 중남미 진출을 원하는 기업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은 ‘샌드위치’ 신세다. 해외시장을 미국 등 선진국 기업이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소프트웨어 기업의 추격도 맹렬하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중국 공업신식화부, 국내 소프트웨어 연구소 등에 따르면 중국의 소프트웨어 시장은 지난해 4조3,249억위안(약 763조원) 규모로 지난 2010년부터 매년 20~30%의 높은 성장률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국내 소프트웨어(SW) 시장 규모는 12조원으로 중국에 비해 작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중국 소프트웨어 기업은 오피스 관련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에 높은 진입 장벽을 세우고 자국 산업을 강하게 보호해주고 있다”며 “따라서 중국 소프트웨어 기업과 제휴해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컴은 지난해 8월 중국의 ‘킹소프트’를 통해 자사의 한컴오피스 프로그램을 중국 시장에 선보였다.

정부도 이 같은 민간의 해외진출을 적극 뒷받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은 해외에 나가고 싶어도 정보가 부족하다”며 “정부가 어떤 해외 기업과 상담해야 하는지 안내해주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정부가 해외에 업무차 나갈 때 국내 중소기업들을 데리고 가 소개시킨다면 국내 기업들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가 더욱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컴은 지난해 4월 박근혜 대통령 중남미 순방 경제사절단에 참여해 남미 최대 미디어그룹 케이블비전의 일원인 ‘파이버콥’과 웹오피스(기업용 문서) 서비스 관련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중남미 시장에서 이름을 알린 한컴은 같은 해 11월 해외용 업무프로그램인 ‘한컴오피스 네오’의 스페인어 버전이 출시되기도 전에 사전계약을 따내는 성과를 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상철 한글과컴퓨터그룹 회장/사진제공=한글과컴퓨터




최근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의 활약으로 가속화된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맞추기 위해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인공지능 분야에 매진해야 한다고 김 회장은 조언했다. 그는 “결국 인공지능의 핵심은 인간이 뇌로 생각하는 과정을 어떻게 컴퓨터에 접목시키느냐에 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적용한 신상품·신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컴이 주목하는 인공지능 분야는 언어 자동 통·번역 서비스다. 국내에서 30%의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는 오피스 ‘한글’의 데이터베이스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해당 데이터베이스에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해 언어 분야에서 구글보다 앞선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게 김 회장의 포부다. 한컴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이전받은 ‘음성인식 자동번역 솔루션’ 기술을 바탕으로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통역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고 있다. 해당 앱이 상용화되면 미국인·일본인·한국인이 통역사 없이 자유롭게 모국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고 김 회장은 자신했다. 그는 “이 같은 음성인식 엔진을 갖고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 한컴과 구글 등 소수”라며 “한컴만이 가진 장점을 바탕으로 자동통역 시대를 열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회장은 다른 소프트웨어 기업들과의 협업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러 분야에서 더 우수한 역량을 갖춘 기업들과 손잡아야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혼자 모든 것을 해내려고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한컴이 잘하는 것과 다른 회사가 잘하는 것을 합쳐서 또 다른 시너지를 내야 경쟁력이 되는 시대입니다. 이것이 합작투자, 벤처 설립,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융합 방식을 통해 업무용·보안용 소프트웨어와 음성인식 프로그램 등의 영역으로 한컴이 사업을 확대해나가는 이유입니다.”

한컴은 이를 위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각 전자제품별로 특화돼 내장된 프로그램) 분야 1위 기업인 ‘MDS’를 2014년 395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2015년 모바일 포렌식 1위 기업인 지엠디시스템, 기업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DBK네트웍스’, 유럽의 PDF 솔루션 기업인 아이텍스트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도 미래 성장의 ‘먹거리’가 될 만한 사업 분야에서 실력을 갖춘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 정리=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HE IS

△1953년 △1981년 단국대 행정학과 졸업 △1998년 연세대 경제대학원 최고경제과정 수료 △2001년 서강대 영상대학원 CEO최고위과정 수료 △2005년 한컴시큐어 회장 △2008년 한컴GMD 회장 △2010년 한글과컴퓨터 회장 △2014년 MDS테크놀로지 회장 △2015년 재단법인 정동극장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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