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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60분’, 필리핀 부패 공권력과 결탁한 한인 대상 셋업범죄 추적

‘추적 60분’, 필리핀 부패 공권력과 결탁한 한인 대상 셋업범죄 추적




29일 방송된 KBS2 ‘추적 60분’에서는 ‘악몽의 30시간 - 나는 성폭행범이 아니다’ 편을 통해 한인을 대상으로 한 필리핀 셋업 범죄를 조명했다.

지난 5월, 추적60분으로 걸려온 한 남성의 제보전화. 필리핀에서 9시간 동안 유치장에 갇혀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인천에서 중고 중장비 매매업을 하던 박씨. 인터넷 카페를 통해 중장비를 수입하고 싶다는 강씨와 연락을 주고받던 그는, 강씨의 초청으로 거래를 성사하기 필리핀에서 마닐라로 향했다.

마닐라 공항에서 박씨를 맞이한 건 강씨가 아닌 또 다른 남성이었다. 강씨의 지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박씨를 시내의 한 호텔로 안내했다. 별다른 의심 없이 따라 들어간 호텔 방. 놀랍게도 그곳에는 10대로 보이는 필리핀 소녀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심지어 박씨가 들어오자 갑자기 옷을 벗기 시작했다는데. 깜짝 놀란 박씨는 당장 소녀를 내쫓았다. 그런데 다음날 박씨는 미성년자를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놀랍게도 전날 호텔 방 안에 있던 10대 소녀였다.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경찰은, 휴대전화를 비롯한 소지품을 모두 압수한 채, 그를 아홉 시간 동안 유치장에 감금했다. 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박씨에게 누명을 씌운 걸까.

이른바 ‘셋업 범죄’는 ‘특정한 목적으로 무고한 사람에게 죄를 씌우는 수법’을 가리킨다. 혹시 박씨의 경우도 셋업범죄가 아닐까. 취재진은 박씨의 기억을 토대로 몽타주를 작성해, 범인 일당들을 추적해보기로 했다. 1박 2일간의 탐문 끝에, 우리는 박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필리핀 10대 소녀의 보호자를 만날 수 있었다. 그녀는, 박씨가 성폭행범으로 몰리게 된 정황에 대해 충격적인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첫 번째 단서는 유치장에 갇혀있던 박씨에게 찾아온 의문의 한 여성. 자신을 강씨와 친한 변호사라고 소개한 그녀는, 박씨에게 미성년자 성폭행은 무기징역을 받을 수 있는 중범죄며, 풀려나기 위해선 큰돈이 필요하다며 5억을 요구했다. 하지만 박씨의 필리핀 지인이 경찰서로 찾아오자,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는 여성. 그녀는 과연 누구였을까.



두 번째 단서는 필리핀의 한 소도시에서 중장비 대여업체를 운영한다며 자신의 회사 정보를 보냈던 강씨. 해당 업체의 주소로 찾아가보니, 강씨가 보내왔던 사진 속 건물과 실제 장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상한 것은, 직원 누구도 강씨를 알지 못한다는 것. 그런데 회사 직원 중 한 명이, 사건 발생 얼마 전, 한 한국인 남성이 찾아 왔었다는 기억을 털어놓았는데. 치밀한 계획으로 박씨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운 일당들은 누구일까.

<추적60분>은 지난 2014년 9월 20일, 필리핀 내의 셋업범죄 실태를 보고했었다. 당시 마약 소지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조한춘씨는 아직도 풀려나지 못한 채, 기약 없는 재판만 기다리고 있다. 그는 우리에게 방송 당시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자신을 셋업한 배후가 따로 있다는 것! 우리는 조씨가 지목한 인물을 찾아보기로 했다.

과거 셋업 범죄가 일부 부패한 경찰들의 소행이었다면, 최근에는 그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필리핀의 부패한 공권력을 악용해, 개인적인 원한이나 금전적인 목적으로 같은 한국인을 노리는 범죄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 문제는, 일단 셋업에 한번 걸리면,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무죄를 입증하기까지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진=KBS 제공]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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