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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니스 트럭테러] 8개월만에 또 참사…흔들리는 佛 톨레랑스

대중 겨냥 '소프트 타깃' 확대 등 수법 다양해지고

'유로 2016' 개최 국가비상사태 상황서 발생해 충격

GDP 7% 관광산업 직격탄에 경제적으로도 위기

15일(현지시간) 사고 수습에 나선 경찰 관계자들이 니스 테러에 사용된 25톤 대형트럭 주변을 살피고 있다. /니스=AP연합뉴스




유럽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의 혼돈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테러’의 악몽과 마주하게 됐다. 특히 지난해 11·13 파리 테러의 충격을 겪었던 프랑스는 불과 8개월 만에 최대 국경일인 14일(현지시간) 휴양지 니스에서 터진 ‘트럭 테러’로 정치·사회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큰 위기를 맞았다.

14일 주요 외신들은 이번 테러가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의 안전 때문에 프랑스 치안당국이 국가비상사태를 유지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트럭 테러 과정에서 사살된 용의자가 대상지로 휴양지 니스를 선택한 것도 상대적으로 대도시에 비해 테러 경계가 느슨한 점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테러의 유력한 배후로 꼽히고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뉴욕이나 워싱턴DC·파리·브뤼셀 등 대도시 대신 세계적인 휴양도시나 중소도시의 축제 장소를 공격리스트에 올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반 대중을 겨냥한 ‘소프트 타깃’이 더욱 확대되고 수법도 다양해지면서 테러와의 전쟁이 더욱 어려워진 셈이다.



실제로 이번 공격으로 죽거나 다친 이들은 프랑스인 외에도 미국·중국·독일·스위스·우크라이나 등에서 온 관광객들로 피해는 전 세계에 걸쳐 있다. 이날 사건 현장에서 트럭을 피해 도망쳤다는 이란 언론인 마리암 바이올렛은 가디언에 “많은 이들이 완전히 얼이 나가 ‘테러 공격이다’라고 외치며 (반대 방향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격이 멈춘 후 길에서는 아랍어로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 이들의 목소리도 들렸다”며 다수의 무슬림도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국적이나 인종은 물론 종교도 구분하지 않는 무차별 테러라는 의미다.

테러 자체의 충격 못지않게 프랑스는 잇따라 대형 테러의 타깃이 되면서 정치·경제·사회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번 테러 용의자가 튀니지 출신의 이민자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다문화, ‘톨레랑스(관용)’의 전통이 위협받고 있다. 여기에 연간 8,400만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는 관광 대국의 입지도 휘청거릴 위기에 처했다. 프랑스의 연간 관광수입은 국내총생산(GDP)의 7.5%에 달하는 1,500억유로(약 189조원)로 파리 지역에서만 약 50만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관광업뿐 아니라 서비스업 등 연계산업이 입을 타격까지 고려한다면 이번 니스 테러가 가져올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파리 연쇄 테러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해 말 기준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외국인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떨어지며 크게 뒷걸음질쳤다. 이때 꺾인 외국인 관광객 방문은 반년 정도 흐른 최근에서야 어느 정도 회복됐다.

지난해 11월 파리 연쇄 테러 직후 뉴욕타임스(NYT)는 대부분 국가에서 테러로 입은 피해비용을 실제보다 적게 추산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무고한 시민들을 향한 무차별 테러는 관광 산업으로 수입을 올리는 유럽에 즉각적이며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NYT는 테러 직후 파리에 기반한 호텔그룹과 에어프랑스·루프트한자 등 유럽 항공사들은 가격을 낮추는 등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고 지적했다. 휴양지를 노린 이번 테러도 관광 업계에 직격탄을 던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잇단 테러에 내성이 생긴 유럽 증시는 15일 크게 요동치지 않고 소폭 하락세로 출발했다. 전날보다 0.7% 하락한 시세로 개장한 프랑스 CAC40지수는 오전장 내내 장 초반 등락률을 유지했으며 독일 DAX지수도 0.4% 안팎의 낙폭을 보이며 거래됐다. 오후 증시에서는 이 낙폭마저 줄여가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프랑스 치안당국이 니스처럼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리는 휴양도시를 타깃으로 삼을 것이라는 첩보에 대비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4월 이탈리아와 독일 등 유럽 주요국 정보당국은 “올여름 지중해 남부 휴양도시가 테러 공격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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