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공기업 넘어 민간기업도 'NCS 채용' 바람

[능력중심 사회로 간다] <상> 9대 스펙 아웃! 직무경험 채용 확산

토익·학점·학벌 등 스펙보단

NCS기반 능력중심채용 확산

내년 공공기관 321곳서 도입

구직자 관심분야 하나만 열공

업무적응 빨라 이직률도 낮아

중도 퇴사율 줄어 기업도 好好

0216A29NCS수정수정




# 박철우(28)씨는 대학 졸업 후 5년간 선박기관사로서 선박 내 기계보수 업무를 하며 역량을 쌓아나갔다. 외국어 성적이나 자격증 같은 스펙은 갖추지 못했지만 직무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지난해 한국서부발전 신입사원 공채에서 합격, 기계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 조진호(27)씨는 전자공학과 학부생으로 3년간 전기전자통신 연구실에 몸담았다. 전기기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토익점수가 600점대인 탓에 번번이 서류나 필기전형에서 쓴맛을 봐야 했던 그는 직무지식을 인정받아 지난해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취업에 성공했다.

이런 취업 성공 스토리는 불과 3∼4년 전이라면 찾아보기 힘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학벌·학점·토익·어학연수·자격·공모·인턴·봉사·성형 등 이른바 9대 스펙을 요구했던 사회에서라면 이들은 여전히 토익점수를 올리고 쉽게 딸 수 있는 자격증시험에 매달리느라 ‘청춘’을 낭비했을 것이다. 대신에 이제는 불필요한(?) 스펙 없이도 해당 직무에 필요한 능력만 갖추면 원하는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시대로 바뀌었다.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미리 자신이 나아갈 직무를 준비해 산업현장에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고 기업은 신입사원 재교육이나 퇴사에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한 능력중심채용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정착되고 민간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공공기관의 ‘스펙 초월+능력 중심 채용’은 지난해 130개에서 올해 230개로 확대됐고 내년에는 321개 모두 도입할 계획이다. 직무별로 필요한 직업 기초 능력과 직업 수행 능력을 정하고 이 기준에 맞는 인재를 채용하는 시스템이다.

직무능력 중심 채용 바람은 민간기업에서도 불고 있다. 삼성·현대차 같은 대기업들은 선발 기준과 절차는 사전에 공지하고 불필요한 인적사항과 스펙은 요구하지 않는다. 모두투어·광명전기 등 400여개 중견·중소기업들도 능력 중심 채용 컨설팅을 받고 직무능력을 평가하는 채용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관심 분야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전기 계통이면 전력거래소·한국전력기술·한전KPS·한전KDN 등을, 금융사무 부문이면 수출입은행·신용보증기금·예금보험공사같이 유사 기관을 중심으로 맞춤형 대응이 가능하다. 개별 공공기관들은 직무 관련 필요지식과 기술을 담은 직무기술서, 직무담당자 인터뷰 등을 홈페이지에 공개해 사전에 대비하도록 했다. 기계·전기·화학·사무·회계, 전기에서는 토목전기·발전제어·용접 등과 같이 ‘직군·직무’별로 직원을 뽑자 기업에서는 변별력도 갖추고 만족도는 높아졌다. 신입직원들이 빠르게 적응하면서 이직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효과가 나온 덕이다.



서부발전의 경우 NCS 채용 후 교육기간이 기존 41주에서 28주로 3개월(13주)이나 단축됐다. 신입사원 중도 퇴사율도 지난 2013년 9.3%였던 것이 2014년에는 7.8%, 지난해에는 1.5%로 확 낮아졌다. 이상훈 서부발전 차장은 “신입사원을 뽑아 6개월 교육을 한 뒤 퇴사하면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지금은 현장 적응력과 업무 습득 능력이 높아져 직무교육을 위한 재투자 비용도 줄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사명만 바꿔서 여기저기 찔러 보는 ‘묻지마 지원’도 줄어들었다. 전기안전공사는 2014년 하반기 경쟁률과 응시율이 각각 53.1대1, 78.1%였던 것이 NCS 적용 후인 2015년에는 18.3대1, 82.5%로 경쟁률은 낮아지고 응시율은 높아졌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개인의 직무능력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교사·강사·교수들도 새로운 산업이나 기술에 대한 역량을 높이고 기업은 직무기술서 등을 공개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면서 “산업현장과 교육현장 등 당사자들과 끊임없는 협의를 통해 하나하나 개선·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국가직무능력표준(NCS)=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기술·소양 등의 내용을 국가 차원에서 직무분야별·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24개 직업 분야, 847개 NCS(1만599개 능력 단위)를 확정·고시함에 따라 향후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기업에서도 교육·훈련·채용 등에 안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