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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 中 추격에 조직 유연화…계열사 전반 확산되나

LGD 저성과자 연봉 삭감 추진

수평적 조직문화 정착 위해 직급 3단계 단순화도 검토

사측 "고려 사항…확정 아냐"





“올해는 지난해보다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패널 업계 전체가 액정표시장치(LCD) 시황 악화에 직격탄을 맞았죠. 극복방안으로 코스트 활동(비용절감)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7월 파주에서 만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허심탄회하게 업황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조직 전반의 군살을 빼 불안한 시황에 대처하겠다는 의지였다.

LG디스플레이가 저성과자 연봉삭감을 핵심으로 한 강력한 성과주의평가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이처럼 주력사업인 LCD 업황이 악화하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무엇보다 조직혁신을 통해 유연성을 키우려는 구본무 LG 회장의 의지와도 연결돼 있다. 계열사 전반에 성과주의 도입이 더욱 빨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업황 악화 차별화 전략으로=LG디스플레이는 미래 먹거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전체 매출의 10%에 미치지 못한다. 프리미엄TV 시장이 확대되고 올레드 TV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지만 아직 돈은 벌지 못하는 것이다. LCD에서 돈을 벌어야 올레드도 육성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대규모 투자,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빠르게 쫓아오고 있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올레드가 본격적으로 돈을 벌기 시작할 오는 2019~2020년까지 보릿고개가 이어질 수도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은 중국 업체들을 압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파주와 구미 등 국내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어 경쟁사보다 인건비 부담이 큰 상황이다. 성과주의평가제도 도입으로 성과에 따른 확실한 보상체계를 갖추고 효율성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권 차원에서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주문하는 상황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성과주의는 LG디스플레이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의 최대 고민이기도 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업들이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임금체계 개선 사항은 기본급 인상률차등제도 도입(30.6%), 임금에 연공성을 줄이고 성과급 비중 확대(27.6%), 업무 중요성, 난이도를 임금 수준에 반영(21.2%) 등의 순이었다.

◇LG 내 타 계열사로 확대될지 주목=LG디스플레이는 인사제도를 개편해 이르면 내년부터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으로 이어지는 직급을 ‘사원-선임-책임’의 3단계로 단순화한다. 직급을 단순화해 신속한 의사결정은 물론 수평적 조직문화를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직급체계 변경에 맞춰 성과를 우선시하는 평가제도를 도입해 회사문화 자체를 바꾸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LG디스플레이가 만약 저성과자 연봉삭감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회사에 빨리 입사한 선배보다 후배가 연봉을 더 받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업무역량을 높이기 위한 직원들의 노력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마일리지 제도를 통해 승진조건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파격적인 조치가 LG그룹 내 타 계열사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LG그룹 주요 기업들은 인사 관련 제도를 손보고 있다. LG이노텍은 생산직 호봉제를 없애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직급체계 개편 등 인사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미국식 성과주의는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우수한 제도”라며 “다만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부작용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회적으로 아직 성과주의를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지 못한 만큼 구성원들 간에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불필요한 마찰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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