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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지하철 총파업]여객열차 50~60%만 운행...이용객 불편 겪어

철밥통 지키기 시선에 참여 저조

퇴근길 일부 환승역선 극심한 혼잡

장기화땐 시민 불편 가중 불가피

화물운송도 차질...물류대란 우려

전문가 "정부와 노조 머리맞대고

성과연봉제 도입 해결책 찾아야"





전국 철도·지하철노조가 연대 파업을 시작한 27일 오전 서울 성동구 군자차량기지에서 서울지하철노조 조합원들이 총파업 돌입 출정식을 열고 정부의 성과연봉제 도입 철회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송은석기자


전국의 철도와 지하철이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며 총파업에 들어간 27일 대체인력의 운전 미숙 등으로 퇴근길 시민들의 불편이 본격화됐다.

화물 부문은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시멘트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일부 화물 노선에서 정상운송이 이뤄지지 않았다. 노동계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여객운송뿐 아니라 물류대란 발생 우려가 높지만 노정갈등은 쉽게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철도파업에 코레일은 6,500명(직원 25%·노조원 35%), 서울지하철은 1,600명(17%·20%), 서울도시철도는 500명(8%·9%)이 참여하는 등 8개 기관 2만4,000명이 파업에 가담했다.

서울 지하철은 출근 대란은 면했지만 퇴근길 들어 혼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날 저녁 4호선 쌍문역에서 대체 투입 기관사의 실수로 승객이 역에서 내리지 않았는데도 전동차가 출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일부 환승역은 계단까지 승객이 들어찰 정도로 가득 찼다. 서울메트로 측은 “대체 투입된 기관사들이 운전 미숙으로 열차 간격을 균일하게 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운행 횟수가 평소의 60% 수준으로 줄면서 이를 미처 알지 못하고 역에 나온 승객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KTX 노선이 거의 없는 충북에서는 여객열차 운행률이 평소의 50% 수준에 그쳐 열차를 이용하려던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충북의 여객열차 운행률은 52%를 보였다. 중앙선 운행률은 54.5%, 태백선은 66.0%, 충북선은 50%를 기록했다.

화물운송은 일부 차질이 예상된다.

태백선과 영동선 등 화물열차 운행이 평소 운행 횟수의 절반을 밑돌면서 철도를 이용해 벌크 시멘트를 내륙의 완성품 공장으로 보내는 출하량이 평소보다 40∼50%가량 감소했다.

경기도 의왕역을 출발한 화물열차의 종착점인 부산신항역과 부산진역에는 평소보다 많은 화물열차가 멈춰 있었다. 이날 부산·대구 등 영남권의 화물열차 운행 횟수는 하루 120회(편도 기준)의 30.8%인 37회로 큰 폭으로 줄었다.



코레일은 파업이 장기화하면 여객보다는 물류수송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도 의왕시 이동 의왕ICD 내에서 철도수송을 담당하는 오봉역은 화물열차 운행 횟수를 평소의 48%인 32회로 줄였다. 조합원 62명(현원 70명) 중 90.3%인 56명이 파업에 참여한 데 따른 것이다. 오봉역은 이번 파업이 예고됐던 만큼 앞서 급송화물을 보내고 대체인력을 수혈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의왕ICD 관계자는 “지난주 말 급한 화물은 미리 보내 아직 화물수송에 큰 차질을 빚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육송수단을 찾아야 하고 운임도 오를 수 있어 걱정이다. 하루빨리 파업이 끝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는 이날 파업에 참가한 전 노조원 800여명을 직위해제했다. 직위해제된 직원은 출근 의무가 있으나 직무에는 종사하지 못하며 처분기간 동안 기본급만 지급 받는다.

이번 파업 참가자는 2013년에 비해 적다. 파업에 따른 여론의 비난 때문으로 보인다. 철도노조의 경우 2013년에는 연일 7,000~8,000명이 파업에 나서며 참여율이 직원의 29%, 노조원의 39%에 달했다. 과거보다 파업 참여율이 낮은 것은 개별기업 이슈라기보다는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는 노동계의 연대파업인 까닭으로 풀이된다. 특히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철밥통을 지키려고만 한다는 따가운 시선을 무시하기란 쉽지 않다.

1주일 정도는 KTX와 출퇴근 전동차의 정상운행이 가능하지만 점차 국민 불편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계획상으로는 파업이 2주차에 접어들면 KTX는 평소의 90%로 운행한다. 기관사 등 전문인력의 피로가 누적되고 교대인력이 점점 부족해지는데다 다소 경험이 부족한 대체인력이 집중적으로 투입되면서 운행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얘기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호봉제를 유지하는 나라가 거의 없는데 우리도 구시대적 임금체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성과연봉제 도입이라는 큰 틀은 지키되 기관 특성에 맞게 평가지표를 만드는 유연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세종=황정원·박홍용기자 김정욱기자 전국팀 종합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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