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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이익환수제 피하려 신탁방식 재건축?..."일정 촉박... 사실상 불가능"

2018년 시행 앞두고 사업 서두르는 재건축 단지 많아

연말까지 사업시행인가 끝나야하지만 해당단지 없어

국토부 "부동산신탁사 공격적 마케팅 되레 독 될수도"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교회에서 미성·신현대·구현대·한양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열린 신탁 방식 재건축 설명회에는 2,500여명의 주민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면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는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사진=이완기기자




# 국토교통부는 이달 초 금융투자협회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부동산 신탁사들이 신탁 방식 정비사업 설명회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것에 대해 걱정스럽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신탁사가 사업 시행자로 나설 경우 내년 말로 유예기간이 끝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뜻을 나타낸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애초 신탁사들이 정비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은 장기간 정체되고 있는 소규모 사업장을 해결하고 정비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신탁사들이 초반부터 대규모 사업장에서 가능성이 크지 않은 조건을 걸고 수주에 나서는 것에 대해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이 같은 우려를 표명한 데는 내년 말까지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기간의 혜택을 보기 위해 현재 신탁 방식을 검토하는 재건축 단지들이 현실적으로는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오는 2018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려면 내년 말까지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해야 하는데 최근 신탁 방식 정비사업 설명회를 가진 아파트 단지들의 사업 단계를 고려하면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올해 말까지 최소 사업시행인가는 끝나야 하는데 해당하는 단지가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최근 신탁사를 초청해 사업설명회를 가진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경우 기존에 설립된 추진위원회가 있지만 식물 상태나 마찬가지다. 이에 ‘여의도 시범아파트 빠른 재건축을 바라는 사람들’이 주축이 돼 신탁 방식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시범아파트가 신탁사를 시행사로 선정해 조합 설립 단계를 생략한다 하더라도 건축심의 통과, 사업시행승인, 관리처분계획인가 등을 거쳐야 한다.



대다수의 정비사업 전문가들은 앞으로 1년밖에 남지 않은 시간 안에는 어려운 일이라고 보고 있다. 한 신탁사 정비사업 관계자는 “시범아파트는 아직 인허가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도 안 된 상태이기 때문에 내년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는 것은 100%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범아파트의 경우 관리처분인가 신청까지 아무리 빨라도 2년, 일반적인 사업진행 속도라면 2년6개월에서 3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말에 신탁사를 초청해 설명회를 가진 압구정의 구현대·신현대아파트 등은 말할 것도 없다. 당시 신탁 설명회를 주최한 정제택 새로운재건축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신탁 방식으로 했을 경우에도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없다면 계약이 무효화되는 조건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탁 방식 재건축 추진의 전제로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혜택을 내건 것이다. 하지만 압구정의 경우 현재 추진위가 설립된 단지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압구정 지역은 최근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에 묶여 재건축 일정이 최소 1~2년 이상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신탁 방식 정비사업으로도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가운데 정비사업 수주를 위한 신탁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탁사들이 초과이익환수제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이제 막 꽃피기 시작한 신탁사의 정비사업 참여가 시작부터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신탁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사업장에서는 아직까지 신탁사라는 회사에 대해서 잘 모르고 신뢰도 쌓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재건축 사업장의 주민들에게 과도한 기대를 심어주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사업이 빨리 갈 수 있는 일정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병기·이완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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