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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내 '北 지휘부 제거' 독자능력 확보 가능할까

장비 도입에만 3~4년...예산 확보도 숙제

육본 등 국방위 국감 업무보고

특수전 부대 창설 등 추진 밝혀

이륙하는 MC-130J 특수전 수송기. 각종 첨단 항법장치를 구비해 초저고도의 험난한 지형을 비행, 적의 대공포화를 회피할 수 있다. C-130 수송기와 달리 기수 앞부분에 사각형의 적외선 레이더와 지형감시 레이더가 달려 있다.




한국군 단독으로 북한의 전쟁지휘본부를 제거하는 특수전 부대 창설과 장비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장비 도입에만 빨라야 3~4년 이상 소요돼 당분간 독자적 작전능력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육군본부는 12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를 통해 “한국군의 독자적인 특수작전 수행 능력을 구비할 것”이라며 “MH급 헬기 등 공중침투자산, 소형위성통신 장비, 특수작전용 기관총 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육군 특수전사령부도 “은밀 침투가 가능한 항공전력 확보를 위한 특수작전항공부대와 전략적 특수임무 수행을 위한 특수작전부대 편성도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전략적 특수임무란 유사시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 등 북한의 전쟁지휘본부를 제거하는 임무를 뜻한다. 이는 올 들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노골화한 데 따른 대응책이나 실현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특수전용 항공기 도입은 4년 전에도 검토되다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흐지부지된 사안이어서 이번에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수작전항공부대에 필요한 항공기는 크게 두 가지. MC-130 수송기와 MH-47 헬기다. 각각 C-130 허큘리스, CH-47 치누크 헬기에 전방 적외선 관측장비, 위성항법장치(GPS), 지형추적 레이더, 적 레이더 회피 장치, 비상탈출용 장치 등 첨단 특수전 장비를 장착한 기종이다. 전술수송기로는 4발 엔진을 단 대형기체에 속하는 MC-130기는 첨단 항법장치 덕분에 산악지형을 스치듯 비행할 수 있다. 주야간은 물론 눈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소형 비행기처럼 초저고도에서 비행이 가능해 적의 대공화기를 회피하며 평양 같은 목적지까지 침투할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문제는 가격이 비싸다는 점. 원형 C-130에 비해 MC-130의 가격은 파생형에 따라 2.5~5배에 이른다. 소요가 결정돼도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은 빨라야 주문 2년 뒤에나 출고할 수 있다. 우리 군이 인수해 전력화 단계를 거치려면 최소한 6개월이 필요하다. 모든 것을 감안하면 3년 이내 신품 도입은 불가능해 보인다. 미국이 첨단 장비가 들어간 MC-130 최신 기종을 한국에 판매할지도 미지수다.

다만 두 가지 방법은 있다. 미군이 보유한 구형 MC-130을 인수하는 방안과 한국공군의 C-130J를 개조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약 4년 전에 대북 특수전 작전능력 배양을 위해 이스라엘의 개조키트를 이용해 C-130 3대를 개수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실행되지 않은 적이 있다. 공군과 육군 특수전사령부도 MC-130의 운영을 둘러싸고 알력을 빚었었다.



미 육군이 운용하는 MH-47G 특수전용 헬기. 무장병력 40명이 탑승할 수 있다. 공중급유 장치와 지형 레이더 등이 달려 CH-47보다 가격이 두 배 이상 비싸다.


예산 문제로 특수전 수송기 대신 헬리콥터만 도입하는 경우 기종은 사실상 MH-47 외에는 대안이 없다. 물론 미군이 운영하는 MH-53 같은 보다 대형의 특수전 헬기도 있으나 육군과 공군이 CH-47 헬기를 운영해왔다는 점과 한꺼번에 병력 40명을 태울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가격은 수송기의 경우와 비슷하다. 원형인 CH-47보다 MH-47이 2~3배 비싸다. 군은 한반도 정세가 엄중하다는 점에서 도입 시기를 단축하고 예산 절약을 위해 기존 CH-47 헬기를 MH-47 사양으로 개조하거나 미 육군의 잉여 헬기를 사들여 개조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이 경우 군이 목표로 제시한 내년 또는 내후년 안에 도입이 가능하다.

현시점에서 군이 적 수뇌부 제거를 위한 특수부대 장비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첨단 위성통신 장비와 최근 국내 업체가 개발한 반잠수식 스텔스 특수침투정, 화기 종류뿐이다. 육군이 예시한 특수전용 기관총은 당장 살 수 있다. 후보 기관총은 K-3 경기관총의 축소형인 미니미-파라 버전이 유력하다. 우리 군이 사용하는 K-3 경기관총의 총열 길이를 줄이고 신축형 개머리판을 달아 길이와 무게를 줄인 기관총이나 미군은 10여년 전부터 일반 보병들이 사용한 기관총이다.

특수전용 기관총으로 유력한 M-249 파라 버전. 한국군이 사용하는 K-3 경기관총을 짧게 만들어 특수전 병력이 휴대하기에 용이하다. 결정만 한다면 당장 구매할 수도, 국내에서 생산도 가능하다.


군 관계자는 ‘특수장비 도입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 대해 “당분간 미군이 보유한 침투자산에 의존하며 전술교리를 개발하는 단계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독자적 침투능력 확보는 1~2년 이내에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제대로 실행되지 않을 경우 ‘이번에도 말장난’이라는 지적을 받을 가능성도 커졌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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