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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너지는 국가 리더십, 수습 방안에 모두 머리 맞대야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국가의 리더십이 무너지고 있다.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을 받아온 최순실씨가 일정 기간 국정에 개입한 사실을 시인한 박근혜 대통령의 25일 대국민사과에도 최씨가 전방위적인 국정에 관여했거나 농단했다는 추가 사실들이 잇따라 밝혀지면서 대통령의 사과성명이 무색해졌다. 아니, 사태는 더욱 악화하고 있다. 이 정도면 청와대를 중심으로 짜인 우리 국가운영 시스템이 사실상 작동불능 상태에 돌입했음을 의미한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박 대통령이 청와대와 내각의 공적 시스템을 젖혀두고 개인적으로 인연이 있는 사람에게 국정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도록 허용한 데서 출발한다.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사태의 전적인 책임은 박 대통령 자신에게 귀결된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박 대통령을 ‘탄핵’하거나 대통령 스스로 ‘하야’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판이다.

이번 사태의 진행과정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의 마음은 참담하고 착잡하기 이를 데 없을 것이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뽑은 대통령이 이토록 공사(公私) 구분조차 없이 공직기강을 무너뜨리고 주요 국정상황이 배후가 의심스럽기까지 한 사적 인물에게 보고돼 마음대로 주물러졌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물론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도 정치·도의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 사태가 몰고 올 국정혼란과 공백을 생각한다면 마냥 한탄만 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국정공백과 혼란으로 직결될 게 뻔한 탄핵이나 하야를 주장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국가적 위기상황이다. 역설적이지만 이 위기를 푸는 당사자도 박 대통령이어야 한다. 헌법이 정한 박 대통령의 잔여 임기는 1년4개월이며 박 대통령에게는 퇴임 전까지 국정을 이끌어야 할 엄중한 책임이 있다. 따라서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에 협조하는 것과 별개로 조속히 국정 정상화에 임해야 한다. 북핵 등 안보위협뿐 아니라 대내외적인 악재에 빠진 경제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의 부재로 벌어질 혼란상은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본연의 업(業)을 공적 시스템 속에서 계속 수행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여당인 새누리당과 관계도 새로 정립해야 하고 청와대와 내각의 전면적인 인사쇄신도 단행해야 한다. 대통령의 권위가 끝모르게 추락하고 있으나 이것이 국정운영 마비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우리 모두가 이번 사태에 대한 분노와 허탈 상태에서 벗어나 수습방안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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