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태반주사’ 등 영양 미용 주사제를 대량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청와대의 의약품 구매목록에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의약품 구입 내역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해 12월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를 60정(37만 5,000원), 팔팔정 50mg 304개(45만 6,000원)을 구매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비아그라는 심혈관치료제로 개발된 약품이지만, 다른 효능이 발견되면서 심장 질환 치료제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팔팔정은 비아그라와 성분이 똑같은 복제 약품이다.
청와대는 2014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대통령 경호실, 청와대 경호처, 대통령실 등의 명의로 의약품 764건을 구매했다.
그 중 가장 많이 구입한 태반주사(라이넥주, 멜스몬주)의 경우 라이넥주는 지난해 4월, 11월, 12월 3차례에 걸쳐 50개 씩 150개(74만 2,500원)을 구입했고, 멜스몬주는 2014년 6월 50개(52만 원)을 사들였다. 라이넥주는 간기능 개선 목적, 멜스몬주는 갱년기 증상 완화 목적으로 허가받은 약품이다. 태반주사는 임상적으로 증명되진 않았지만 피로회복과 항노화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청와대는 감초주사 100개(35만 5,400원), 백옥주사 60개(66만 원), 마늘주사 50개(27만 5,000원) 등 다량의 미용 용도의 주사제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는 또 중증감염증에 처방되는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도 4차례 구매했다. 이 약품은 면역력이 크게 저하된 환자에게 처방되는 약이지만,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항노화 등의 목적으로 처방되는 경우가 많다.
이 밖에 청와대는 단기간 체중조절 효과가 있는 라식스 주사, 만성피로와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는 마이어스 칵테일 주사의 원료, 금연보조제 등을 여러 차례 구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의약품들은 모두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은 경향신문에 “대통령 주치의나 청와대 의무실장이 처방을 내리지 않았으면 구입 자체가 어려운 의약품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공식적으로 위촉된 청와대 주치의와 자문단, 의무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경호원 등 청와대 전 근무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정상적으로 구매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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