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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절벽, 소프트파워 혁명으로 넘는다]대기업 "스타트업처럼 사고하라"...신기술-SW 융합 드라이브

<3>이종결합은 생존 위한 필요충분조건

삼성 될성부른 해외스타트업 적극 발굴·투자

LG 車인포테인먼트 SW플랫폼 표준화 선도

현대차 中 빅데이터센터 구축 커넥티드카 주력

SK IBM과 제휴...인공지능 국내사업권 획득





하드웨어(HW)만으로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던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 동종업계와의 합종연횡, 이종업계와의 교배와 융합으로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을 키워야만 생존할 수 있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글로벌 경제전쟁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진화하고 있고 이 같은 시대 흐름에 적응하는 기업만 적자생존을 담보할 수 있게 됐다. 기존 하드웨어 생태계에만 안주했던 노키아·코닥 등 굴지의 기업이 한순간에 무너진 것은 우리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삼성·현대차·SK·LG·CJ 등 국내 대기업들이 소프트웨어 인력을 대거 확충하고 관련 개발에 몰두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다.

◇신기술·SW와 이종결합 나서야=지난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재용 부회장은 기업 생존의 핵심이 소프트웨어라고 강조한다. 이건희 회장이 구축했던 생활가전·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하드웨어 생태계에서 소프트웨어로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애플·구글 같은 정보기술(IT)과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모든 기업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처럼 생각해야 한다’는 사고의 전환이다.

최근 9조4,000억원을 투입해 자동차 전장(전자장비)기업인 하만을 인수한 것은 소프트웨어로의 이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하만의 기술력과 삼성의 5G통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솔루션, 사물인터넷(IoT) 분야를 융합해 글로벌 전장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될성부른 해외 스타트업에 눈독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9월 이스라엘에 스타트업지원센터인 ‘삼성넥스트텔아비브’를 설립했다. 3개월도 안 돼 보안 SW 업체인 인티저에 100만달러를 투자했고 현지 모바일SW 스타트업인 세이프DK에 350만달러를 공동 투자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벤처투자는 지난 3년간 센서·바이오·보안 등의 분야에서 이스라엘 스타트업 18곳에 투자해왔다”며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는 삼성전자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GIC)는 미국 뉴욕·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40개 이상의 기술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소프트웨어 경쟁력 내재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프트웨어 차별화가 결국 하드웨어의 경쟁력을 높이게 되고 이는 자연스레 글로벌 경쟁력 확보로 이어진다는 경영철학이 깔려 있다. 최근 증강현실(AV)·내비게이션·텔레매틱스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분야에서 SW 역량 관련 국제인증을 획득했고 자동차 SW 개발 프로세스 평가모델(ASPICE) ‘레벨 3’ 인증도 얻었다. IVI 시스템을 내장한 자동차는 올해 7,710만대에서 오는 2021년 8,950만대로 연평균 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제적인 SW 투자로 시장선점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5월 IVI용 SW 플랫폼 표준화를 선도하는 ‘제니비’ 연합 이사회에 합류하는 등 행동반경을 넓히고 있다”며 “차량통신 기술을 표준규격으로 제정하고 인텔과 5G 텔레매틱스 기술협력을 진행하는 등 SW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현 회장의 사면복권으로 전환점을 맞은 CJ그룹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112억원을 들여 미국 바이오벤처 기업인 테타볼릭스의 연구시설과 설비·지적재산권 등을 인수했다.



◇SW 인재 확보는 지상과제=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은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에 대해 “제품 판매량이 두 배 늘 때 원가는 10% 줄어든다”면서 “SW의 경우 판매량이 두 배 늘 때 원가는 10%가 아니라 50%까지 감소한다”고 말했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전쟁에서 핵심 병기는 인재다. 관련 인력을 확보한 기업은 생존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미래차 인재를 구하기 위해 실리콘밸리 방식의 ‘해커튼’ 행사를 연다. 해커튼은 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로 구글·애플·삼성전자·네이버 등 IT 기업들이 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데이터를 가공해 보다 완성도 높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도록 하는 것으로 성적이 우수한 팀은 현대차 인턴으로 채용한다. 현대차 해커튼 행사는 IT와 자동차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산업융합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현대차는 ‘차=SW’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올해 초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를 둘러본 뒤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차·집·오피스를 다 연결하는 커넥티비티(connectivity) 기술이 조만간 현실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국 구이저우성에 글로벌 첫 빅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미래 커넥티드카 기술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주요 지역에도 빅데이터센터를 지속적으로 구축할 계획인데 이를 기반으로 전 세계 지역별로 차별화되고 개인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융합시대에 필요한 덕목인 열린 마음을 가지고 폭넓은 연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SK는 2012년부터 미국 동부와 서부에서 글로벌 인재 발굴을 위한 ‘SK글로벌포럼’을 열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에너지·화학 분야의 우수 인력을 초청해 그룹 사업현황을 설명하면서 우수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려는 의도에서다.

통신과 정유·반도체를 핵심으로 하는 SK는 첨단 분야인 로봇 사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 5월 SK㈜ C&C는 IBM과 인공지능 관련 사업계약을 체결해 ‘왓슨’의 국내 사업권을 획득했다. 내년 초 판교 클라우드센터에 왓슨 플랫폼을 구축해 국내 기업들이 왓슨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서정명기자 vicsj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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