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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은, KIC '메릴린치 쇼크'후 5년만에 실탄 쏘다.

보유외환 위탁운용 재개...2007년 이후 최대

메릴린치 1조손실 이어 '물타기'시도에 지원 중단

국제금융통 은성수 사장 경영쇄신 후한 평가속

홍승제 CRO역할도..외화 위탁운용 '연줄' 논란도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가 ‘메릴린치 쇼크’로 끊긴 한국은행 위탁금을 지난해 50억달러 확보해 대리 투자에 나섰다. 한은이 KIC에 보유 외환의 위탁운용을 맡긴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5년 만이다. 한은은 지난해 초 취임한 국제 금융통 은성수 KIC 사장의 경영쇄신과 조직혁신 노력을 높이 평가해 보유 외환의 대리 운용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은이 한은 출신을 보낸 대가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금쪽같은 보유 외환의 위탁운용이 시스템보다는 ‘연줄’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소리도 들린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해 6월 25억달러를 배정한 데 이어 연말에 25억달러를 추가로 KIC에 위탁했다. 연간 위탁액수로는 지난 2007년 111억달러 이후 최대치다. 한 해 두 차례 배정은 이례적이다.

KIC는 한국투자공사법에 따라 2006년부터 기획재정부와 한은으로부터 보유 외화를 위탁받아 운용했다. 위탁 자산은 총 925억달러(2016년 기준)로 기획재정부는 2007년부터 매년 외국환평형기금에서 외화 자산을 위탁해 총 675억달러를 투자했다. 기재부가 보유외환 증가에 맞춰 해마다 위탁금을 배정한 반면 한은은 ‘메릴린치 쇼크’ 이후 중단했다. 이를 두고 방만 투자 논란에도 KIC를 산하기관으로 둔 기재부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반면 한은은 2015년에 50억달러를 위탁하려다 안홍철 전 사장이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자진 사퇴하면서 철회했다. 한은 위탁자산은 △2006년 10억달러 △2007년 111억달러 △2008년 49억달러 △2011년 30억달러 등 총 200억달러에 머물러 있었다. 증권가는 한은의 KIC 위탁자금이 끊긴 시기와 KIC의 메릴린치 투자시기가 겹친다는 점에서 ‘메릴린치 쇼크’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2008년 20억달러(약 2조원)를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에 투자한 KIC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같은 해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헐값에 팔리는 바람에 1조원대의 손실을 기록했다. 손실 이후 한은은 KIC에 3년간 위탁금 집행을 중단하다 2011년 30억달러를 지원했지만 같은 해 KIC는 메릴린치 투자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7,8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자하는 이른바 ‘물타기’에 나섰다. 하지만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BoA 주가가 급락해 손실만 더 키웠다. KIC의 주먹구구식 자금 운용이라는 논란이 확산되자 한은은 2012년 이후 KIC에 자금을 한 푼도 위탁하지 않았다.

은성수 한국투자공사 사장


분위기는 은성수 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 반전됐다. 기재부 대외담당 차관보를 거친 은 사장은 권태신-진동수-김성진-허경욱-신제윤-최종구 등으로 이어지는 정통 국제금융관료로 대외 보폭이 넓어 ‘마당발’로 통한다. 19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은 사장은 전임사장이 여러 논란 끝에 물러났다는 것을 의식해 “환골탈태 없이는 존립 자체가 의심받는 위기의 순간”이라며 ‘클린 경영’을 강조했다. 그 과정에서 홍승제 전 한은 국제국장을 지난해 5월 리스크관리본부(CRO)에 영입해 한은 위탁금의 협의를 풀어가는 등 한은과의 관계개선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한은의 국제 금융통인 홍 CRO가 국제협력 분야의 실력을 발휘한 인물이라는 점도 한은이 실탄을 충전해주는 데 힘을 실어줬다. 한편 KIC는 지난해 8월 말 기준 연초 대비 연 5.5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연선·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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