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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진핑의 ‘자유무역론’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보호무역주의와 반세계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글로벌 지도자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보호무역주의를 강하게 성토하면서 자유무역의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서 주목된다. 시 주석은 “보호무역을 추구하는 것은 어두운 방에 자신을 가두는 것과 같다”면서 “무역전쟁에서는 아무도 승자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의 메시지는 조만간 출범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겨냥한 경고성 발언 측면이 강하다.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국 지정이나 고율의 관세 부과 같은 무역보복에 나서지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오히려 시 주석이 과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있다. 미카엘 클라우스 주중 독일대사는 중국 지도자들이 말로는 외국 기업을 환영한다고 하지만 기업들의 현실적 어려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도 중국은 미성숙한 법치주의가 지배하는 권위주의 국가라면서 국제규범을 보호하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한마디로 남의 잘못을 탓하기에 앞서 중국의 허물부터 제대로 살피라는 얘기다.

중국의 자유무역론이 공허하게 들리는 것은 그간 보여온 중국의 무역행태 탓이 크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을 가장 많이 위반한 대표적인 국가다. 당국에 미운털이 박혀 중국에서 쫓겨난 기업도 한두 곳이 아닐 정도다. 무엇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일방적이고 무차별적인 보복조치는 헤아리기 어려울 지경이다. 최근에는 한국산 양변기까지 트집을 잡아 수입을 금지하는 치졸한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이러니 열린 경제를 추진하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얘기가 신뢰를 이끌어내기는커녕 진정성부터 의심받게 마련이다.



시 주석은 “보호주의에는 노(No)라고 단언해야 한다”며 각국에 시장을 항상 열어놓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세계는 시 주석의 말이 진정 행동으로 옮겨지는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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