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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덮친 유럽 '反기득권' 정서

●스위스, 법인세 감면 무산
"부자들에 너무 관대한 혜택"
세제개편안 국민투표서 부결
"글로벌기업 대규모 이탈땐
경제타격 불가피" 우려
●英, 경영진 연봉 과도 논란
"노동자와 큰 격차" 비판 거세
100대 기업중 10곳 안팎
장기 인센티브플랜 없애기 등
경영진 보수체계 수술 나서

유럽을 덮친 반(反)기득권 정서로 인해 기업들의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법인세 감면안이 ‘친기득권 정책’이라는 비판과 함께 국민투표에서 부결되자 글로벌 기업들이 스위스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기업들은 경영진 봉급이 과도하게 많다는 비난 여론에 대응해 자발적으로 고위경영진의 보수 재조정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위스에서 12일(현지시간) 시행된 세제개편안이 국민투표 결과 찬성 41% 대 반대 59%로 부결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스위스 정부는 다국적기업에 차등 적용됐던 세율을 일원화하는 대신 연방정부 및 칸톤(州) 법인세를 대폭 삭감하고 특허·연구 등 지적재산권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부과되는 세금을 줄이는 내용의 세제 개편을 추진해왔다.
기업 덮친 유럽 '反기득권' 정서
FT는 세법개정안 부결이 “세계적인 반기득권 정서가 스위스까지 밀어닥친 신호”라고 해석했다. 야당인 사회민주당을 비롯한 반대론자들은 새로운 세법이 통과되면 연간 27억스위스프랑(약 3조1,000억원)의 세수가 감소해 공공 서비스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반대표를 던질 것을 촉구해왔다. 이들은 지재권 관련 세율 인하도 변호사·주주 등 기득권에게 주어지는 혜택이라고 지적하며 개정안이 ‘부자들에게 너무 관대한 체계’라고 주장해왔다.

정부와 재계는 국민투표 부결에 당혹감을 드러냈다. 오는 2019년까지 새로운 세금정책을 입안해 다국적기업에 친화적인 환경을 만들겠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법인세 인하 무산이 다국적기업의 스위스 철수로 이어지면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1위 식품기업인 네슬레, 글로벌 투자은행 UBS 등이 이번 투표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국적기업은 스위스 국내총생산(GDP)의 12%, 전체 고용의 9%를 담당하고 있어 대규모 이탈 사태가 발생할 경우 국가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유럽연합(EU)은 기존 세법이 다국적기업을 유인하기 위한 조치라며 시정을 요구했기 때문에 정부가 세법 개정을 완수하지 못할 경우 통상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영국에서는 기득권층에 대한 불만과 함께 기업 경영진의 연봉이 일반 노동자보다 과도하게 높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기업들이 경영진의 보수 체계를 손질하고 나섰다. FT는 영국 내 100대 기업 중 10곳 내외가 경영진 성과급의 일종인 장기 인센티브 플랜(LTIP)을 없애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LTIP는 보통 3년 동안 성과 기준을 달성하면 지급하는 성과급의 일종이다. 영국 대기업 경영진의 평균 보수가 지난 1998년부터 2015년까지 430%나 증가한 430만파운드(약 62억원)에 이른 반면 일반 노동자는 2만8,000파운드로 12% 늘어나는 데 그친 것에는 LTIP가 주된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그동안 기업 이익을 대변해왔던 보수당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취임 일성으로 양극화 문제 해소를 국정 과제로 꼽으며 기업에 경영진과 일반 직원 간 봉급 비율을 공개하도록 권고하는 등 사회적 압박이 거세지는 데 대해 기업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내놓은 조치로 풀이된다.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결정 이후 경쟁력 확보를 위해 법인세 인하 등 친기업 정책 확대가 불가피한 만큼 이들 정책이 반기득권 여론에 부딪히지 않도록 방어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하는 입장이다. 지난해 영국 정부가 법인세 추가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노동당은 공공지출의 삭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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