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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이것만은 바꿉시다] "잠깐인데 뭐"…도산대로는 날마다 '도로 위 주차장'

< 3 > 불법 주정차 천국

택배·화물차량 등에 몸살…트렁크 열어 단속 피하기도

주차료 아껴려고 인도에 세워둔 고급차량 피해 보행자가 도로로

지난 21일 오후8시께 불법 주정차 단속 차량이 강남구 도산대로에 세워진 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최성욱기자




지난 21일 오후6시께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번호판이 없는 신차나 트렁크를 열어둔 차량들이 불법 주정차돼 있다. /신다은기자


지난 21일 퇴근 시간 도산대로를 찾았다. 도산대로는 서울경제신문이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불법 주정차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연간 25억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꽉 막힌 도로를 따라 걷다 보니 신사역 방면 5차선 도로에 한 택배 차량이 비상등을 켠 채 서 있었다. 창문이 내려진 운전석은 비어 있었다. 이 차량 뒤의 승용차는 영문도 모른 채 앞차가 움직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도산대로 일대 곳곳은 택배 차량 외에도 승용차와 자재를 나르는 화물차, 수입차 전시장에 배달된 신차, 학원 승합차 등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주차 단속을 피하려고 트렁크를 열어 번호판이 보이지 않게 한 비양심 차량도 눈에 띄었다.



지난 7일 오후 퇴근시간 무렵. 서울에서 가장 막히는 도로 중 하나로 꼽히는 강남구 도산대로는 줄지어선 차량들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꽉 막힌 도로를 따라 한참을 걸어가 보니 신사역 방면 5차선 도로에는 택배 차량이 비상등을 켠 채 세워져 있었다. 창문이 내려진 운전석은 비어 있었고, 뒤에 있는 차량들은 영문도 모른 채 앞차가 빠지기만을 한참동안 기다리고 있었다. 일대 도로 곳곳에서는 택배차량 외에도 승용차와 승하차 중인 택시, 건물에 자재를 나르는 화물차, 수입차 전시장에 배달된 신차, 음식점 손님까지 불법 주정차 된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도산대로를 따라 연결된 이면도로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신사동 가로수길’과 ‘청담동 명품거리’ 등에는 도로 양 끝에 불법 주정차한 승용차들로 차량 한대가 빠져나가기도 힘들 정도였다. 인도 위에도 버젓이 차량 주차돼 있었다. 보행자들은 불법 주차된 차량에 혹시나 흠집이라도 날까 차량 사이를 조심히 빠져나가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발렛파킹 서비스를 하는 한 식당에서는 저녁시간이 되자 인도의 절반을 주차장으로 점령해 사용하기도 했다. 불법 주정차 된 차량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가 비상등을 켜고 있었지만 응급환자 발생 같은 비상상황이라고 보이지는 않았다.



이날 도산대로에서 목격된 불법 주정차 차량은 이면도로를 제외하고도 20여대. 짧게는 몇 십초부터 5분 이상 주차와 정차의 경계에서 불법을 일삼고 있었다. 현행법상 정차는 5분 이내에 멈춰선 차량을, 그 이상 차량을 세워두고 정지해 있을 경우 주차로 간주한다. 도산대로는 대부분 노란색 점선이나 실선인 경우가 많아 출퇴근 시간대 주차는 법으로도 금지돼 있다. 노란색 실선은 시간대와 요일에 따라 주정차를 탄력적으로 허용하고, 노란색 점선은 5분 이내 정차만 가능한 구역이다. 지난해 도산대로가 속한 강남구에서 단속된 불법 주정차 건수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은 총 45만5,971건(14.4%)에 달했다. 하지만 카메라를 피해 불법 주정차하는 얌체족들로 불법 주정차를 근절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도산대로 인근 주차장 관리인 백모(62)씨는 “주말을 제외하고 평일에는 주차 공간에 여유가 있는데, 요금이 비싸니까 굳이 주차장에 차를 대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상인들 반발이 심한데다 아무리 단속을 많이 해도 운전자들이 생각을 바꾸기 전에는 불법 주정차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불법 주정차는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보행자 안전에 위협적인 경우가 많아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사례도 빈번하다. 관련 사고가 늘어나자 서울시도 단속강화에 나섰다. 5월부터 폐쇄회로(CC)TV 통한 불법 주정차 채증시간을 기존 5분에서 1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횡단보도와 정류소 등 교통안전구역에 1분 이상 차량이 서 있을 경우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이면도로에서 만난 운전자 한모(41·여)씨는 “주차장에 차를 대고 싶어도 거리가 멀고 가까운 곳은 찾기도 어렵다”며 “공영주차장을 안내하는 표지판이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성욱·신다은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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