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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발전일변도로 파괴한 숲 다시 찾는 까닭은?"

김동진 생태환경사학회장(한국교원대 교수)

"생태환경사 연구, 인류의 미래에 필수 로드맵"

지난 22일 생태환경사학회 국제학술대회 연세대서 열려





“최근 한국사 연구에 생태환경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어 연구 분야가 다양하지만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그 성과는 미흡합니다. 다양한 학제간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생태환경사를 널리 알리고, 해외 학자들과의 교류도 더욱 활성화하겠습니다.”

지난 22일 연세대 외솔관에서는 한국생태환경사학회와 한국생태환경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2017년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김동진(사진) 한국생태환경사학회장(사진·교원대 교수)는 일반인에게는 아직 생소한 생태환경사에 대해 “역사학을 더욱 역사학답게 만드는 학문”이라고 소개하면서 포부를 밝혔다. 그는 “어떤 분야든 역사를 논할 때 그 시대의 생태와 환경을 빼놓고는 논리에 맞는 해석과 설명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시대별로 발병했던 질병을 연구하는 의학사의 경우 당시 가축의 질병이나 환경의 변화에 관련된 역사적인 지식이 없다면, 그것은 연표에 불과하다”면서 “야생동물의 서식지, 가축 등에 대한 생태사 연구는 우리의 의식주와 질병 그리고 이로 인해 벌어지는 정치사회적인 변화에도 깊은 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숲과 권력’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국제학술회의에는 한국, 영국, 일본 등의 학자들이 참가해 숲과 권력의 상관관계가 동서양이 어떻게 달랐는지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볼 수 있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현숙 한국생태한경사연구소 연구원이 ‘동아시아 고대 법력으로 본 권력과 숲’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에 이어 프랑크 외쾨터 영국 버밍엄대 교수가 ‘근대 동서양의 숲과 권력’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김 회장은 “우리 학회가 숲과 권력에 주목하는 까닭이 있다. 숲은 인류가 이룩한 역사의 대부분이 이루어진 장소였고, 인간과 자연이 연결되었음을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장소이기 때문”이라면서 “인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숲은 경외의 대상이었다. 신선이 살거나 인간을 해치는 동물이 우글거리는 곳이었지만, 서양을 기준으로 15세기 농업혁명 이후 인류는 본격적으로 숲을 없애고 정리해 농경사회를 발전시켰다. 농업혁명은 산업혁명을 지나 오늘날 정보화혁명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류는 과거, 개발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숲을 파괴하고 벗어남으로써 문화와 문명을 창조했다고 믿지만, 이제는 되레 마음 깊은 곳에서 숲이 주는 평안함을 갈구하고 있다”면서 “농업혁명이후 20세기까지 개발일변도를 걸어온 인류는 이제 생명과 환경의 소중함을 되돌아보고 있다. 숲의 이용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최근 ‘조선의 생태환경사(푸른역사 펴냄)’를 출간, 대중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시민대상 인문학 아카데미 ‘길 위의 인문학’에도 강사로 나서 시민과 함께 자연과 생태환경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의 궁금증을 역사적인 사례로 풀어나갈 예정이다.

김 회장은 멸종동물의 복원에도 역사적인 확인과 연구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사업 중에서 우리나라의 지리와 생태환경사를 이해하지 않고 사업을 벌인다면 예산을 낭비하기 쉽다. 늑대의 복원이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조선시대까지 우리나라에 서식한 대형포식자는 호랑이었고, 호랑이 서식지에는 늑대가 살기 어려운 게 상식이다. 우리나라에 늑대가 출몰한 것은 호랑이가 멸종한 후 일제시대 짧은 기간일 뿐인데 이를 복원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생태사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회장은 이어 “찰스 다윈의 할아버지인 이래즈머 다윈은 그의 대표작 ‘동물학(1794)’에서 생명체를 개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강조한 바 있다”면서 “조선시대의 생태사라는 역사적인 토대 위에 이 땅에 살았던 선조들의 삶을 이해하고 지속가능한 발전방향을 수립하려면 생태환경사 연구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ind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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