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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저커버그의 ‘리스닝 투어’





2011년 9월1일 서울 서대문구청 대강당은 주민과 인근 지역의 대학생 등 1,000여명이 들어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시골의사 박경철, 법륜 스님 등이 참석하는 ‘희망공감 청춘 콘서트’를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마침 이날은 안 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밝힌 다음 날이어서 열기가 더욱 후끈 달아올랐다. 입구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고 한다.

그해 5월 시작된 청춘 콘서트는 지금의 정치인 안철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발판 삼아 유력 대선주자의 반열에 올랐으니 말이다. 콘서트는 전에는 보지 못한 신선한 시도 덕분에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9월까지 석 달간 전국 25개 도시를 돌며 진행된 행사에 5만명에 가까운 청중이 모였을 정도다. 특히 젊은 세대는 물론 주부들에게까지 안철수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콘서트 초기 여기저기에서 정계 진출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는 분석을 내놓자 안 원장은 손사래를 치고는 했다. 얼마 안 지나 정치 행보임이 드러났지만 지금 반추해보면 애초부터 정치인 변신을 위한 프로젝트였던 것 같다. 그것도 청년층을 타깃으로 한 장기적인 포석이었지 싶다.



요즘 미국에서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정계 입문설에 휩싸인 모양이다. 미국 50개 주를 돌며 페이스북 고객 등 일반 국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있는 ‘리스닝 투어’ 때문이다. 몇 달 전부터 투어를 하고 있는 그에 대해 정치판에 뛰어들려고 민생 투어를 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저커버그 부부가 세운 자선재단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캠프 멤버들이 합류하면서 의구심이 커졌다. 2020년 대선 출마설까지 들린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저커버그가 엊그제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직에 진출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는 외신 보도다. 그럼에도 소문이 완전히 진화되지는 않고 있다. ‘안철수 닮은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로서는 저커버그의 진심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그의 해명을 그대로 믿는 것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으니.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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