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 3,000 돌파는 시간문제입니다.”
허남권 신임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2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장이 사소한 계기(모멘텀)만으로도 순식간에 박스권을 깰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신영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 심각하게 저평가돼 있다는 하우스뷰를 유지해왔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연기금과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2,350선을 돌파했다. 특히 연기금은 이달 들어 차익실현을 보이는 듯했지만 지난 23일 3,398억원을 순매수한 데 이어 이날 2,183억원을 순매수했다.
허 사장은 “현재의 투자환경은 과거와 많이 달라져 있다”며 “지금 장세는 오히려 지수가 하락하는 게 이상할 정도”라고 밝혔다. 기업 실적, 경기 지표 등이 개선되면서 상승 동력이 돼주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이 아직도 박스권 상단이라고 판단해 환매를 이어가고 있지만 주가가 한 단계 ‘레벨업’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코스피가 3,000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개인투자자들도 시장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허 사장은 지난해부터 “코스피가 글로벌 지수 대비 심각하게 저평가돼 있다”며 박스피가 깨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해온 바 있다. 신중한 가치투자 전문 운용사로서는 이례적으로 급진적인 전망을 제시해왔고 현재까지는 이 같은 전망이 맞아떨어지고 있다.
허 사장은 “환매 자금은 이미 많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사례에서도 보이듯 환매 트렌드는 어느 날 갑자기 돌아설 것이고 단지 시기의 문제”라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6조5,543억원이 순유출됐다. 코스피가 연초 이후 15% 이상 상승하는 등 세계 증시 중에서도 가장 높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수 상승을 불신하는 투자자들이 당장의 차익실현에 몰려든 탓이다. 허 사장은 “한국 증시는 그동안 워낙 눌려 있었지만 기업 실적 개선세에 새 정부도 출범했다”며 “지난 10년간 경험하지 못한 커다란 변화를 겪는 중”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편 허 사장은 이날 회사 이사회를 거쳐 신영자산운용의 신임 사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그는 1996년 설립된 신영자산운용 창립 멤버이자 1세대 가치투자 펀드매니저다. 신영마라톤·신영밸류고배당 등의 대표 펀드를 운용하며 국내 주식형펀드의 대표 펀드로 키워낸 바 있다. 허 사장은 사장 취임 이후에도 대표 펀드매니저로서의 역할은 유지할 예정이다. 2010년부터 사장직을 맡은 이상진 전 사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고문직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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