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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시장 교란 빚은 HUG의 과잉 충성

건설부동산부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지난해 말 싱가포르계 부동산 투자회사의 한국 대표와 최순실 사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본사로부터 이와 관련해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정치적 혼란으로 지금 당장 한국의 자산 가격이 하락하지는 않겠지만 한국의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이 이토록 체계가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충격을 받은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당시 싱가포르계 투자자가 최순실 사태를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불확실성 때문이다. 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외국계 투자자의 경우 투자 대상 지역의 법과 규제가 얼마나 체계적이고 안정적인지를 중요하게 본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회사인 JLL이 2년마다 한 번씩 조사하는 국가별 상업용 부동산시장 투명성 지수에도 ‘규제와 법률’이 다섯 가지 평가 항목 중 하나로 포함돼 있다.



최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갑작스러운 분양보증 중단 사태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체계적이지 못하고 불투명한 정책으로 인해 부동산시장의 혼란을 야기시켰기 때문이다. HUG는 영업일수 기준으로 불과 이틀 만에 분양보증을 중단했다 재개하며 우왕좌왕하는 태도를 보였다. 중단과 재개를 반복할 때마다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이에 공감할 이는 많지 않아 보인다. 분양보증 중단 결정 과정에서 보여준 HUG의 태도도 비판을 받고 있다. HUG는 지난해 11·3부동산대책과 이번 6·19부동산대책에 앞서 두 차례 분양보증 중단 결정을 내렸지만 두 번 모두 공급자들과 사전에 교감을 나누는 모습은 없었다.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기관이 분양보증을 중단하면 시장이 완전히 멈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시장참여자들과 아무런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HUG는 사전에 공급자들과 논의를 하면 더 큰 혼란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과연 그럴까. 예측 가능한 리스크는 더 이상 리스크가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HUG는 어땠나.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돌발조치로 오히려 시장의 리스크를 키웠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HUG가 정부에 과잉 충성하다 보니 빚어진 사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HUG는 분양보증 중단을 결정하며 정부 정책에 협조하는 차원이며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사전에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정부의 마음은 알아서 헤아리는 HUG가 시장참여자들의 마음은 전혀 헤아리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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