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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三島대교





목포에서 40㎞ 떨어진 작은 섬 하의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탄생지가 아니었다면 전남 다도해의 그저 그런 섬 가운데 하나로 남았을 것이다. DJ는 자신의 호인 후광을 태어난 마을 이름인 후광리에서 따올 정도로 고향 사랑이 애틋했다. DJ는 초등학교 3학년까지 하의도에서 살다 목포로 이사하면서 전기를 맞는다. DJ 생전에 평전을 의뢰받아 서거 3주기에 펴낸 ‘새벽:김대중 평전 (김택근, 2012년)’에는 목포의 첫인상이 이렇게 묘사돼 있다. “1936년 가을, 배에 올랐다. 배는 세 시간 동안 물살을 갈랐다. 목포항은 소문보다 훨씬 거대했다. 형형색색의 깃발이 나부끼고 크고 작은 뱃고동 소리가 바다 위를 떠다녔다.”

하의도(荷依島)는 모양새가 물 위에 떠 있는 연꽃(荷)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신안군의 크고 작은 섬 830개 중 하나다. 여의도 두 배 크기의 작은 섬에 경사가 났다. 하의도와 인근 신의도를 연결하는 삼도대교가 착공 7년 만에 완공돼 그제 개통식이 열렸다. 섬 3개를 의미하는 삼도대교로 부른 것은 신의도가 간척으로 합쳐지기 전 2개 섬으로 이뤄져서다.



연도교 완공까지는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첫 구상은 전남도가 국비 지원을 요청한 2001년. 하지만 DJ정부는 외환위기 속 안방을 챙긴다는 오해를 살까 봐 거절했다. 연도교 건설에는 7년 전 첫 삽을 뜬 박준영 당시 전남지사의 힘이 컸다. DJ는 대통령 재임 시절 고향의 숙원을 들어주지 못한 게 맘에 걸렸는지 서거 1년 전 하의도를 방문했을 때 박 지사에게 유훈처럼 교량 건설을 부탁했다고 한다.

영호남 화합의 상징적 의미도 크다. 박 지사가 주역이라면 대구경북(TK) 출신의 최경환 의원은 조역이다. 전남도가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와중에 최 의원이 난제를 풀었다. 국회 영호남의원의 모임인 동서화합포럼 멤버인 최 의원이 2014년 DJ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교량 건설에 힘쓰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6개월 뒤 경제부총리가 된 그가 잔여 사업비를 재정으로 지원(150억원)하면서 연도교 건설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생가에서 한 약속을 지켰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다리 하나에 숨은 사연이 놀랍고도 흥미롭다. /권구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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