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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반복되는 도시침수, 하수도 정비가 해법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하수관로 용량·저류시설 확대 등

정부·기관, 상습침수지 정비 시작

지자체 차원 신속대응도 가능해져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장마는 6월 하순께 제주도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북상해 7월 말 중부지방에서 완전히 끝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근래에는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장마가 일정치 않아 한여름까지 봄 가뭄이 지속되는 ‘마른장마’가 나타나기도 하고 ‘물폭탄’이라 불리는 집중호우가 빈번히 발생하기도 한다. 올해 역시 기상청에서는 6~7월 장마를 거치면 8월 이후에 잦은 집중호우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관계 당국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우면산 산사태, 서울 강남역의 침수 대란을 많이 기억하지만 아직도 서울·동두천·창원·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해마다 도시침수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역시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울산·제주 등에서 6명의 인명피해와 약 3,500동의 주택·상가가 침수되는 등 약 2,150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해당 지역에 내린 하루 강우량은 총 266㎜, 시간당 강우는 104~116㎜로 1973년 이후 10월 일 최다강수량이다.

도시침수가 발생하는 주원인은 크게 외부적 원인과 내부적 원인으로 살펴볼 수 있다. 기후변화로 계절적·지역적 집중호우가 많아지는 점과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도시 내 포장도로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 외부적인 원인이라 한다면 내린 빗물을 하천까지 안전하게 흘려보내야 할 하수관로의 용량이 부족한 것은 내부적 원인이다. 시간당 50㎜ 이상 강우횟수는 1960년대 11회에서 2000년대 111회로 급증한 반면 도시 기반시설인 하수관로의 용량은 적고 배수시설 또한 부족해 최근의 집중호우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도심 지역의 반복되는 상습침수 해소를 위해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2013년부터 도시침수 예방 하수도 정비사업을 시작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도시침수 예방사업은 집중호우에 대비해 하수관로의 용량 기준을 높이고 하수저류시설·빗물펌프장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2013년 전국 6개 상습침수 지역의 하수도 정비를 시작으로 매년 10여개소씩 오는 2025년까지 전국 107개 상습침수 지역의 도시침수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도시침수 예방사업은 기존의 침수피해 후 단순복구 위주의 정비사업과 달리 설계단계에서부터 비가 지표면과 하수관로 내로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과학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도시가 어느 정도의 비를 감당할 수 있는지 어떤 하수도 시설을 확충해야 하는지를 파악해 체계적인 침수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또 강우 시 하수관로·하수저류시설·빗물펌프장 등의 수위를 확인하고 각 시설물의 상태를 자동감시, 실시간 제어할 수 있어 보다 안전하게 시설물을 운영할 수 있다. 특히 반지하가구가 많고 복잡한 도시 시설로 하수관로 정비가 어려운 부천시의 경우는 도시침수 예방사업을 통해 국내 최초로 지하 10m 깊이에 직경 4.3m, 연장 1㎞의 대규모 하수저류터널을 설치, 빗물 1만5,400톤을 저류할 수 있는 저장시설을 확보함으로써 시간당 91mm의 집중호우에도 침수에 대비할 수 있게 했다. 재난관리 선진국인 일본 도쿄의 지하 대심도 방수로나 오사카의 도톤보리 하수저류터널이 이와 유사한 사례다.

하천 범람으로 인한 침수는 점차 옛이야기가 돼가고 있다. 이제는 도시침수라는 기후변화에 따른 폭우, 하수도의 빗물배제 능력 부족으로 인한 새로운 환경재난에 대비할 때다. 침수 피해가 매년 반복되고 장래에는 더 큰 피해가 예상되는 현시점에서 도시침수 예방사업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지속해야 할 과제다. 하수도법이 개정돼 올해부터는 지자체에서 미리 침수 예방을 위한 정비대책을 수립한 후 환경부에 중점관리 지역 지정을 신청할 수 있어 예전과 달리 신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하게 됐다. 새 정부에서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생활환경 조성을 강조하고 있다. 더불어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협업을 통한 국민의 불편 해소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정부의 활발한 지원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을 통해 전국적으로 침수피해가 근절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해본다.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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