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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3스텝 성장론' 착착…사업형 지주사 탄력받나

新플랫폼→자회사 독립→투자유치

김범수 의장·송지호 대표 주도로

올들어 벌써 4개 사업부 분사시켜

모빌리티·페이 수천억 유치 성과

신속경영·추가투자 긍정적 평가 속

임지훈 대표 입지는 줄어들수도





1단계로 사람이 필요로 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가입자를 최대한 끌어모은다. 2단계는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 잡으면 별도의 자회사로 독립시킨다. 3단계는 국내외 기업이나 사모투자펀드(PEF)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다. 투자를 받을 때 수년 내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내건다. 카카오 창립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과 최측근으로 꼽히는 송지호 패스모바일 대표가 카카오 성장 모델로 진행 중인 이른바 ‘3스텝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자회사 분사를 이어가면서 사업형 지주회사 모델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카카오가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지 관심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3스텝 전략을 구사하면서 사업부 분사를 추진 중이다. 카카오의 국내 계열사는 지난 3월말 현재 58곳으로 1위 포털업체인 네이버(24개사)보다 2배 이상 많다. 여기다 카카오는 공동 주문 생산 플랫폼인 카카오메이커스와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투자를 전담하는 카카오브레인을 각각 자회사로 별도 설립했고, 최근 간편 결제 사업을 담당하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를 분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계열사는 이미 60곳을 넘었다.

카카오가 수익이 기대되는 사업부를 분사하면서 투자유치도 순항 중이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택시의 법인 전용서비스 출시 등을 조건으로 세계 5대 PEF 운용사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았다. 또 카카오페이는 중국 알리바바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로부터 2억 달러(약 2,300억원)를 투자 받았다. 모두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 IPO) 성격이다.

카카오의 이런 전략은 김범수 의장과 함께 계열사를 총괄하는 ‘투자 전문가’ 송지호 대표가 주도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회계사로 활동한 송 대표는 1990년대 후반 1세대 벤처기업 로커스에서 재무 담당자로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 첫발을 담갔다. 이후 로커스의 자회사 플레너스를 CJ그룹에 매각하는 거래를 주도하면서 투자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고 CJ인터넷(현 CJ E&M(130960)) 대표를 맡아 각종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2005년 북미법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당시 NHN USA 대표였던 김 의장과 인연을 맺었다. 2006년 김 의장이 카카오의 전신인 아이위랩을 설립할 때 CFO로 합류하면서 사업전반을 총괄해왔다. 카카오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송 대표는 국내 IT업계에서도 손꼽히는 M&A·IPO 전문가”라며 “사업 자금 확보와 투자자 유치를 위한 주력 사업부 분사 전략은 그의 머릿속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증권업계는 카카오의 분사 후 투자 유치 전략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단순히 실적과 재무구조가 나쁜 ‘배드 컴퍼니’를 덜어내는 게 아니라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사업부를 떼어내 육성하는 형태라는 이유에서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최근 분사한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모빌리티 등은 이미 1,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대형 플랫폼”이라며 “앞으로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추가 투자를 유치하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현재와 같은 분사 전략이 계속 이어지면 30대 젊은 최고경영자(CEO)로 카카오를 이끄는 임지훈 대표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 주력 사업부가 쪼개져 나갈수록 임 대표의 역할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임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임 대표가 직접 챙기는 AI 음성인식 스피커·기기 사업이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카카오 경영구조에 변화가 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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