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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UNE FEATURE|바다 위의 풍력발전

WIND ON THE WATER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미국의 첫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가 헤지펀드 거물 D.E 쇼의 지원 하에 진행되고 있다. 해상 풍력발전이 직면한 문제는 엄청나지만, 그만큼 잠재력도 거대하다.


디프워터 윈드가 로드 아일랜드 주 블록 아일랜드 인근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2015년 10월의 어느 분주한 일요일 아침, 제프리 그리보브스키 Jeffery Grybowski 디프워터 윈드 Deepwater Wind CEO 의 휴대폰이 울렸다. 공사 관리자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당시 이 업체는 로드 아일랜드 주 블록 아일랜드 Block Island에서 약 3마일 떨어진 대서양 한 지점 200피트 아래 해저지반에 말뚝을 박고 있었다. 관리자는 풍력 발전소 시공을 잠시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전소 부지 주변에 혹동고래가 헤엄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멸종위기종보호법(Endangered Species Act)은 특정 해양 포유류를 ‘괴롭히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해저 지반에 철 말뚝을 시끄럽게 두들겨 박는 행위는 불법으로 간주되기에 충분했다.

그리보브스키의 관점에선, 고래가 그 지역을 지나가지않는 단 몇 달 동안만 말뚝 설치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더 나쁜 상황이었다. 악천후 때문에 공사가 지연돼 팀이 기간 내에 프로젝트를 마치지 못하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게 분명했다. 연방정부가 섬에 전력을 제공할 5기의 거대한 풍력터빈을 설치하는 마지막 공정을 재허가 하기까지 다시 6개월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었다. 수백만 달러의 손실은 중소기업인 디프워터에겐 ‘재앙’이나 다름없었다. 그리보브스키는 “노심초사하며 기다렸다. 언제 고래가 지나갈지 알 방법이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 후 몇 시간 동안, 그는 끈질기게 감독관에게 정보를 요구했다. 고래가 얼마나 멀리 있는가? 아직도 이동 중인가? 공사현장에 더 가까이 오고 있는가? 그렇게 오후가 되자, 공사시간 종료까지 단 몇 시간 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그때 그리보브스키의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그는 혹동고래가 꼬리 방향을 바꿔 멀리 헤엄쳐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인부들이 마지막 말뚝 박기를 완료해 겨우 기한 내에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미국에 첫 해상 풍력발전 단지를 건설하는 일이 쉬울 것이라고 얘기한 사람은 없었다. 그럼에도 블록 아일랜드에 설치된 디프워터 윈드의 풍력 터빈은 지난해 12월부터 전력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회사가 성취해낸 건 단순히 섬의 지저분한 디젤 발전소를 청정한 풍력으로 바꾼 것 그 이상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동북 해안을 따라 건설될 해상 풍력발전소 붐에 걸었던 많은 전문가와 투자자들의 기대가 실현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 간 잘못된 사업착수와 프로젝트 파산, 각종 반대를 겪은 후, 이제 해상 풍력발전 상용화의 가능성이 드러나고 있다(해상 풍력발전 단지 건설이 추진되자, 고(故) 테드 케네디 Ted Kennedy 상원의원은 하이애니스 포트Hyannis Port에 위치한 케네디 컴파운드의 경관을 망칠 것이라 불평을 늘어놓기도 했다).

유럽은 1990년대 초반부터 해상 풍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 개발업체들은 저렴한 석탄이나 천연가스와 경쟁할 수 있는 풍력 발전단지를 어떻게 건설할 지 방법을 찾아낼 수 없었다. 그럼에도 지난 몇 년간 풍력 터빈은 규모가 더 커졌고, 효율성이 높아졌으며, 설치 비용도 떨어졌다. 유럽 해상 풍력발전소의 킬로와트시(kwh) 당 도매가가 20센트에서 10센트 이하로 떨어졌다. 비용 곡선은 지금도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국 투자자들이 처음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자 골드러시가 시작했다. 미국에서 총 16GW-원자력 발전소 약 16기에 해당하는 전력-를 생산할 수 있는 23개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가 준비되고 있다. 대부분의 발전소는 동북 해안을 따라 위치해 있다. 지난 몇 년간, 덴마크의 석유가스 기업 동 에너지 Dong Energy는 메사추세츠와 뉴저지 주 해안을 임대했고, 노르웨이의 스타토일 Statoil은 33차례에 걸친 경매 끝에 롱 아일랜드 존스 비치 Jones Beach에 있는 7만9,000에이커 부지를 4,250만 달러에 낙찰 받았다. 이전 해상 풍력발전 부지 경매가를 모두 합친 1,600만 달러보다 훨씬 높은 금액이었다. 지금은 시티그룹과 HSBC, D.E.쇼 D.E.Shaw 같은 월가 투자자들이 유망 프로젝트에 돈을 대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주 정부들도 ‘순풍’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작년 여름, 공화당 소속 메사추세츠 주지사 찰리 베이커 Charlie Baker는 2027년까지 해상풍력으로 1.6GW를 확보한다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뒤질세라, 뉴욕의 민주당 소속 주지사 앤드루 쿠오모 Andrew Cuomo도 풍력발전으로 2.4GW 전력을 생산할 것이라 약속했다. 2030년까지 주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50%(현재의 2배 수준이다)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공약의 일환이었다. 그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뉴욕은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탄력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후 변화에도 맞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는 해상 풍력발전을 통해 2050년까지 총 86G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현재 미국 에너지 수요의 7%에 달하는 규모다. 그러나 현재 해상 풍력발전으로 생산하는 에너지는 사실상 없다(육상 풍력발전의 경우, 현재 미국에서 82G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15년 전에는 단 4GW의 전력만을 생산했다).

육상 풍력발전과 같은 양상을 보인다면, 해상 풍력발전은 수십 억 달러 가치의 산업으로 성장하고, 향후 수십년 간 6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에너지부 산하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ational Renewable Labs)에 따르면, 해상 풍력발전은 장기적으로 현재 미국에서 소비되는 전력의 두 배 정도를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 전력 생산능력은 수심, 선박항로로부터의 거리, 해변과의 근접성 등을 고려해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지역을 보수적으로 계산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 해상 풍력발전이 독자 생존을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프로젝트 시행 비용이 모든 전력원에 들어가는 평균 비용 7.5센트보다 두 배는 더 높기 때문이다. 그 중 한 가지 이유는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를 합리적인 비용으로 추진할 수 있게 해주는 인프라 시설이나 공급망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게다가 허가를 받는 절차도 복잡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 미국 새 행정부가 재생에너지가 아닌 석탄을 우선 순위로 사용할 것임을 발표했다는 것도 걸림돌이라 할 수 있다.

지지자들은 해상 풍력발전이 다른 기술처럼, 가파른 비용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금융자문 및 자산관리기업 라자드 Lazard에 따르면, 육상 풍력발전 비용(보조금 제외)은 2009년 1kwh당 14센트에서 2016년 4.7센트로 떨어졌다.

해상 풍력발전도 비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해상 풍력발전 비용이 2030년까지 43% 줄어들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다른 새 전력원과의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 스타토일에서 해상풍력발전 및 기타 ‘신생 에너지원’ 사업부를 운영하는 아이린 럼멜호프Irene Rummelhoff는 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2년 전만해도 사람들은 유럽의 풍력발전이 2030년까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작년 11월 경쟁력을 갖췄다. 미국에서도 굉장히 빠른 성취를 이뤄낼 수 있다.”

그러나 디프워터가 블록 아일랜드에서 진행한 작은 시도로는 해상풍력발전의 경쟁력을 온전히 입증하지 못한다. 이 섬에는 가동 비용이 많이 드는 작은 디젤 발전소가 있다. 풍력발전으로 대체할 경우 비용이 많이 줄지만, 여전히 미국 전체 전력생산 비용에 비하면 두 배나 비싸다. 그러나 풍력발전이 경쟁력을 보이는 일부 시장도 있다. 신규 화력발전소 건설 비용이 많이 드는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이다(물론 풍력발전소 건설이 가능한 경우다). 북동부 회랑Northeast Corridor *역주: 보스턴에서 뉴욕, 워싱턴 D.C.에 이르는 인구 밀집 지역 지역이 그곳이라 할 수 있다.







이 점이 바로 그리보브스키가 다음 프로젝트에서 입증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우스 포크 지역에 풍력발전 단지를 건설해 5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90MW의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다. 그는 몬탁 Montauk 해안에서 30마일 떨어진 곳에 발전 단지를 조성해 롱 아일랜드 동쪽 끝 지역에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2022년이면 가동 예정인 이 프로젝트는 헤지펀드 거물과 유명인들이 햄프턴 Hampton에 위치한 수천 개의 대저택에서 매년 여름 휴가를 보낼 때, 충분한 전력을 제공할 것이다. 그리보브스키는 발전소를 건설해 가동하기만 하면, 산업 도약에 필요한 모멘텀이 될 수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밝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프로비던스 Providence 다운타운에 있는 비좁은 사무실을 들여다보면, 디프워터 윈드는 버켄스톡 *역주: 독일 캐주얼 신발 브랜드 을 신은 환경론자들이 운영할 것 같은 위태로운 소기업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업체는 뉴욕의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 기업 D.E. 쇼-자산 운용규모가 400억 달러나 된다-가 소유하고 있다. 디프워터의 회장 브라이언 마틴은 환경을 중시하는 이상주의자가 아니다. J.P. 모건의 사모펀드 파트너 출신인 그는 수십 년 간 석유 및 천연가스 발전소를 건설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현재는 D.E. 쇼 재생에너지 투자담당 CEO로 태양에너지와 육상 풍력발전소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해상풍력발전이 향후 큰 경제적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믿음 하에, 2007년 막 사업을 시작한 디프워터에 투자를 시작했다. 그리고 로드 아일랜드 주지사 비서실장이자 변호사 출신인 그리보브스키를 영입했다. 그리보스키는 2012년 CEO직에 올랐다. 마틴은 역동적이고, 말이 다소 빠르고, 주변에 웃음을 전파할 줄 아는 그리보브스키가 블록 아일랜드 발전소 같은 프로젝트를 담당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는 복잡한 연방 정부 및 주 정부의 정책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치적 경험도 갖고 있었다(비상장 기업인 디프워터는 재무제표를 공개하지 않는다).



마틴과 그리보브스키는 뉴욕과 뉴 잉글랜드의 노후화된 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엄청난 기회를 발견했다. 그곳의 석탄, 석유, 원자력 발전소 중 일부는 50~60년이나 됐고, 이미 기대수명을 훨씬 넘어선 상태였다. 현재 뉴욕 주는 뉴욕 시 전력의 25%를 공급할 수 있는 인디안 포인트 Indian Point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롱 아일랜드는 향후 몇 년에 걸쳐 화석연료 발전소 3~4기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그러나 청정한 공기와 기후변화에 신경을 쓰는 시민들이 많은 청색 주 *역주: 미국 민주당 지지 성향이 있는 주 에선, 노후 발전소를 새 화력발전소나 원자력 발전소로 대체하는 것이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논란의 여지도 크다. 실제로 몇 년 전 지역 공공기관이 녹음이 우거진 햄프턴 동부 거리에 대형 전신주를 설치하려고 했을 때, 주민들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 계획을 철회할 수 밖에 없었다. 마틴은 “뉴욕과 뉴 잉글랜드의 노후 발전소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비용 효율 옵션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해상풍력발전이 가장 낮은 비용의 신규 에너지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상 풍력발전은 지리적 이점도 갖고 있다. 인구가 밀집돼 있고 땅 값이 비싼 동부에서, 거대한 태양 및 풍력발전소 부지를 찾기란 힘들기 때문이다(실제로 햄프턴 동부의 한 마을은 20에이커 토지에 대한 개발 방지권을 획득하는데 700만 달러를 지불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땅 값이 저렴하고 부지가 넓은 북부 뉴욕 주에 풍력발전소를 건설하지 않는 것일까? 북부에서 인구가 밀집된 남부로 전력을 공급할 배전망이 충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몇 마일에 달하는 새 고압 송전선을 설치하는 일도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는 해상 풍력발전 기술이 가지는 또 다른 이점도 있다: 대서양은 동부해안 근처 수심이 90피트 이하로 매우 낮다. 그렇기 때문에 터빈을 지탱하는 송전탑 설치 비용이 매우 저렴하다. 게다가 다른 지역보다 풍력이 더 세고 지속적이다. 해상풍력은 오후와 초저녁에 가장 세다. 반면에 육상풍력은 야간에 세다. 날씨가 뜨거운 여름철에는 사람들이 직장이나 해변에서 집으로 돌아와 에어컨을 켜는 오후와 저녁에 전력 수요가 가장 많다. 해상 풍력발전이 이 같은 상황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셈이다.

그 결과 개발업체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롱 아일랜드에 전력을 공급하는 롱 아일랜드 전력 공사(Long Island Power Authority)가 사우스 포크 풍력발전소 입찰 공고를 냈을 때, 천연 가스와 바이오 연료 발전소 건설을 원하는 기업을 포함해 약 20개 기업이 응찰을 한 바 있다. 결국 그 과정에서 디프워터 윈드가 입찰을 따냈다. 20년 계약을 맺은 이 회사는 1kwh당 17센트 가격으로 롱 아일랜드 전력 공사에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 프로젝트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겠다는 전력공사의 약속을 지키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롱 아일랜드 전

력공사 CEO 톰 팰콘 Tom Falcone은 “사우스 포크 발전소가 마중물이 되는 프로젝트가 되기를 기대한다. 전력원 개발이 시작되면 다음 풍력발전소 비용이 훨씬 덜 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시한 가격으로 전력공사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선 그리보브스키에게 해결해야 할 일들이 있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해상 풍력발전소 건설을 하려면 특수 선박과 장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선박은 미국에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연방법이 유럽 선박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미국 선박 보호가 목적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몇 년이란 시간이 소요된다.

그래서 그리보브스키는 화석연료 산업 쪽으로 눈을 돌렸다. 석유 및 가스 시추가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에, 멕시코 만에는 많은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 그는 블록 아일랜드 프로젝트의 기초작업을 시행하기 위해 루이지애나 주의 걸프 아일랜드 패브리케이션 Gulf Island Fabrication을 고용했고, 터빈을 설치하기 위해 또 다른 루이지애나 기업과 계약을 맺었다. 그리보브스키는 “멕시코만의 선박 소유주들은 해상 풍력발전소를 큰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CEO는 사우스 포크 발전소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여러 항구와 협조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수 백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유럽 수준에 달하는 발전소를 건설하는 목표에 조금씩 다가가길 바라고 있다.


D.E. 쇼의 브라이언 마틴(주먹을 올린 사람), 그리보브스키 (가운데), 로드 아일랜드 주지사 지나 라이몬도(엄지를 올린 사람)와 많은 사람들이 2015년 디프워터의 풍력발전단지에서 역사적인 조기착공을 축하하고 있다.



디프워터는 이미 비용 절감이라는 문제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다. 회사는 7억4,000만 달러 규모의 사우스 포크발전소 에너지 생산 비용이 블록 아일랜드 프로젝트보다 한 기당 30% 낮아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터빈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디프워터가 이번에는 빠른 시일 내에 허가를 받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상 풍력발전소는 육상 풍력발전소와 비교할 때 장점이 많다. 해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풍량이 더 풍부하기 때문에 규모가 더 크다. 지상에 설치한 터빈의 경우엔 2~3MW를 생산하지만, 디프워터 윈드가 블록 아일랜드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터빈은 GE가 생산한 것으로 6MW의 전력을 생산한다. 유럽 프로젝트에는 8MW를 생산하는 터빈도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터빈으로, 베스타스 Vestas가 만든 제품이다. 세 개의 날개가 있으며, 각 날개의 길이는 265피트나 된다(보잉 787 드림라이너의 날개보다 더 길다). 해수면에서 날개 끝까지 총 길이가 722피트로, 자유의 여신상과 밑받침대를 합한 것보다 두 배나 더 길다.

대규모 풍력발전소들은 더 스마트해지고 더 효율적으로 변하고 있다. 해상 풍력터빈은 더 거대하고, 더 길며, 풍량이 많은 지역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효율성이 50%나 더 높다. 시간이 지나면 이론적으로 가능한 풍력의 절반을 전력으로 변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효율성은 육상풍력 발전소에 비해 상당히 높은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각도로 풍력을 이용하기 위해 거대한 터빈들은 360도 회전을 할 수 있다. 터빈 날개의 각도도 조정이 가능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효율성이 55%까지 높아질 것이라 판단한다. GE 같은 제조업체들은 이 프로젝트에 첨단 소프트웨어를 적용하고 있다. GE의 해상 풍력발전의 상업용 운영과 매출·마케팅을 총괄하는 마르쿠스 리크 Markus Rieck는 “효율성을 1% 올릴 때마다 고객사의 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터빈은 서로 소통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바람 근처에 있는 터빈이 가장 뒤에 있는 터빈을 위해 기류를 막아준다. 지금도 개발 중인 GE의 시스템은 알고리듬을 이용해 최대 전력을 생산하도록 터빈 각도를 조정할 수 있다. 터빈이 부서지거나 정비가

필요한 시기를 예측해 주는 소프트웨어는 정비사가 문제를 점검하기 위해 악천후에 터빈에 오르지 않도록 미리 예방을 할 수도 있다. GE는 현재 항공 엔진에도 유사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터빈으로 날아가 자재 고장과 녹, 빠진 나사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카메라 달린 드론’ 같은 차세대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렇듯 기술적 발전을 이뤘지만, 업계는 여전히 워싱턴 정가의 뒤바뀐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새 행정부가 재생에너지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트럼프 취임 이후 백악관은 기후변화 관련 글들을 웹사이트에서 삭제하기도 했다. 물론, 해상 풍력발전을 지지해야 할 정치적·경제적 이유들은 있다. 이 신 사업은 새 대통령이 추진하는 인프라 프로그램인 강철 및 건설업 프로젝트와 맥을 같이한다. 또한, 해상풍력발전은 재무부가 간절히 필요로 하는 매출을 창출할 수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해상풍력발전 부지 연간 임대료가 2050년까지 4억4,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화당이 의회의 다수를 장악한 상황에서, 현재 풍력발전이 누리는 보조금을 재연장하긴 힘들 것이다. 2020년 종료되는 생산 세제혜택은 그 동안 육상 풍력발전 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1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대부분의 육상풍력발전은 적색 주 *역주: 미국공화당 지지 성향이 있는 주 에 위치하고 있다. 육상 풍력발전이 더 이상 세제 혜택이 필요 없다고 해도, 왜 해상풍력발전이 고임금 일자리를 이른 시일 내에 더 많이 창출할 수 있도록 혜택을 연장해주지 않는 것일까? 의회가 연장하지 않더라도, 뉴욕 주는 해상풍력발전을 위해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 주 에너지 정책을 관리 감독하는 뉴욕 주 에너지 연구개발공사(NYSERDA) 회장 존 로드 John Rhodes는 “개발업체들이 풍력발전소를 통해 전력을 판매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우리를 찾아오기 바란다”고 말했다.

행정부가 도움을 주면 좋겠지만, 그리보브스키와 그의 투자자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해상 풍력발전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면, 정부 보조금 없이도 산업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끝없는 기술적 장벽과 때때로 성가신 혹동고래 문제까지 해결된다면, 그들은 스스로 담대하게 상황을 헤쳐갈 수 있을 것이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BRIAN DUMA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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