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의 절반 이상이 우울증이나 수면장애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해경본부가 지난해 3월 실시한 ‘해양경찰 PTSD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 6,190명 중 54.7%(3,386명)가 PTSD 증상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37.3%(2,306명)는 완전한 PTSD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17.4%(1,080명)는 부분적인 PTSD 진단이 내려졌다.
전체 조사 대상자 7,007명 중 변사체나 본인 상해 등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3,827명으로, 54.6%에 달했다. 이 중 79.1%(3,029명)는 경험 시기를 ‘입사 후’라고 답해, 대부분 직무 수행과정에서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이 경험한 충격사건을 묻는 질문에 ‘세월호 (참사)’라고 답한 사람(복수응답)이 1,22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변사체 863명, 본인 상해 687명, 중국어선 661명, 조직 내부 619명, 동료 상해 576명 등 순으로 나타났다.
해경이 충격사건에 노출된 평균 횟수는 한 달 기준 6.6회였다. 불법 외국어선 단속 외에도 해양사고 대응, 변사체 처리, 항공구조 등 여러 가지 고위험 임무에 노출돼 있기 때문으로 해경본부는 분석했다.
응답자 중 81%는 스트레스 관리 및 PTSD 예방을 위한 ‘심리상담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해경본부는 2014년부터 직무 위험도가 높은 부서 직원 580명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일선 관서별로 전문 상담사 1∼3명을 파견하는 등 함정 및 도서 지역 근무자들도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상담 프로그램을 이용한 해경은 모두 5,481명이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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