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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벨로퍼, 그들이 바꾼 도시]<2>에머슨퍼시픽, ‘아난티 코브’

자연 그대로의 땅에 '상상속 휴식'을 현실로...부산 새 명소 떠올라

해운대서 차로 15분 거리 어촌마을에 리조트 타운 만들어

힐튼 호텔 부산 1층은 터널식 복도...방문객에 여유 선물

10층 로비선 바다가 한눈에...대형 서점·정원 등 차별화

부산역에서 차로 30분, 해운대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아난티 코브(Ananti Cove)’. 이달 초에 개장한 아난티 코브는 해운대와 광안리에 필적할만한 부산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제공=에머슨퍼시픽




유엔(UN)이 발간하는 ‘세계 도시화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약 절반(54%) 정도가 도시에 살고 있으며, 오는 2030년이면 60%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게 된다. 도시는 전 세계인들의 가장 큰 삶의 터전이다. 도시를 어떤 식으로 개발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삶의 질도 크게 달라진다. 이 도시의 모습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부동산 디벨로퍼다. 흔히들 디벨로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라는 말을 한다. 상상력이 풍부한 디벨로퍼의 개발 프로젝트는 도시의 모습을 바꾸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삶을 다른 차원으로 이끌어준다. 그렇기에 미국이나,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는 디벨로퍼가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다. 반면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디벨로퍼에 대한 부정적이 인식이 강했다. 한국의 디벨로퍼들이 이처럼 저평가 받았던 이유 중에 하나는 상상력의 부재 때문이었다는 지적이 많다. 대부분의 디벨로퍼들이 성냥갑 같은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지어 분양하고 개발이익을 올리는 데만 급급한 나머지 도시인들이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디벨로퍼로서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지난 1일 부산의 작은 어촌 마을에서 문을 연 ‘아난티 코브(Ananti Cove)’는 한국의 부동산 개발 역사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장 한 달 만에 부산 시민들은 물론, 한국인들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상상 속의 땅에서 당신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부산시 기장군의 작은 어촌 마을 시랑리에 위치한 아난티 코브.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 곳은 해운대 근처의 외진 땅이었다. 이따금씩 낚시꾼들이 찾아와 한가하게 낚시를 즐긴 뿐 관광객뿐만 아니라 부산 시민들도 잘 찾지 않는 곳이었다. 이만규 에머슨퍼시픽 대표도 지난 2012년 이 땅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으로 알게 됐다고 한다. 이 대표는 처음 보자마자 땅이 마음에 쏙 들었다. 에머슨퍼시픽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최고의 프로젝트를 선보이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에머슨퍼시픽은 지금까지 남해와 금강산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곳에서도 프로젝트를 선보인 바 있지만 비할 바가 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 해운대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부지 면적이 7만 5,800㎡에 달하는데다 긴 해안을 끼고 있는 자연 그대로의 땅이 나왔다”며 “전 세계적으로도 찾기 쉽지 않은 땅이기 때문에 당시 이 땅을 못 가지면 회사를 접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에머슨퍼시픽은 석 달 간의 준비 기간 동안 주말과 주중을 가리지 않고 준비한 끝에 지난 2012년 부산도시개발공사로부터 340억원에 이 땅을 사들였다. 입찰 제안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체 글쓰기 작업의 절반을 이 대표가 직접 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마침내 땅을 품은 에머슨퍼시픽은 자신들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 아난티 코브를 선보였다. 아난티 코브는 310실 규모의 힐튼 호텔 부산과 아난티 펜트하우스 90채, 아난티 프라이빗 레지던스 128채, 서점과 레스토랑, 카페 등 15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아난티 타운, 100% 천연 온천수로 채워진 워터하우스, 아난티 코브를 따라 조성된 1.5km에 달하는 해변 산책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2014년 착공 후에는 공사 현장에서 300번 이상 세세하게 시공을 보완했으며, 건물 외관과 인테리어, 조명, 설비, 리조트 전체 콘셉트를 관리하는 담당자를 각각 별도로 둘 정도로 섬세한 부분에 신경을 썼다. 이 같은 정성 덕분인지 아난티 코브는 문을 연 지 한 달 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하루 숙박비가 60만원에 달하는 힐튼 호텔 부산의 경우 이미 8월 말까지 예약이 꽉 찼다고 한다. 실제 지난 27일 찾은 아난티 코브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호텔과 레스토랑, 서점, 야외 수영장 할 것 없이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아난티 코브 내에 위치한 ‘힐튼 호텔 부산’의 1층 복도. 통상적으로 호텔 1층에는 로비가 위치하지만 힐톤 호텔 부산은 다양한 형태의 복도를 만들어 일상에서 휴식 공간으로 전환하는 방문객들에게 여유를 선물하고 있다. /사진제공=에머슨퍼시픽


아난티 코브 내에 위치하 대형 서점 ‘이터널 저니(Eternal Journey)’. 이터널 저니에는 여행, 인문, 철학, 예술 등을 주제로 한 책 2만여권이 비치되어 있다. /사진제공=에머슨퍼시픽


◇일상에서 휴식으로의 초대=아난티 코브를 대표하는 힐튼 호텔 부산의 로비는 독특하다. 드롭존에서 내려 호텔 1층으로 들어가면 터널로 된 긴 복도가 방문객을 맞이 한다. 어떻게 보더라도 호텔 로비 같지는 않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터널 중간 중간 멈춰 서서 사진을 찍고 있는 방문객들을 바라보면 호텔이 아닌 미술관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든다. 실제 힐튼 호텔 부산의 1층은 로비가 아니다. 보통 호텔과 달리 힐튼 호텔 부산의 로비는 10층에 위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1층에 여러 형태로 꾸며진 터널은 일상 생활에 지친 방문객들이 휴식 공간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여유를 갖도록 하기 위해 설계된 공간”이라며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한 에머슨퍼시픽만의 유머 코드”라고 설명했다.

1층에서 여유를 찾은 방문객들은 10층 로비에서 다시 한 번 입이 쩍 벌어질만한 놀라온 광경을 맞게 된다. 엘리베이터에 내려 로비 정면을 바라보면 남해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특히 로비가 10층에 위치한 덕분에 산 정상에서 내려다 보듯이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이렇게 일상에서 휴식 공간으로 들어설 때 흥분과 설레임을 갖게 하는 것이 아난티 코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휴가를 가기 전 사람들의 고민거리 중 하나는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간에 후회 하기 마련이고,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책 고르는 데 시간을 들이다 보면 지칠 뿐만 아니라 다른 준비에 소홀해지기도 한다. 아난티 코브는 이런 여행자들의 고민을 덜어준다. 아난티 코브에는 면적 1,652㎡에 달하는 대형 서점 ‘이터널 저니(Eternal Journey)’가 있다. 이터널 저니에는 여행·철학·인문·예술에 관한 책 2만여권이 준비되어 있어, 여행객들이 언제라도 원하는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다.

이만규 에머슨퍼시픽 대표가 방문객에게 추천하는 장소라고 밝힌 아난티 정원 /사진제공=에머슨퍼시픽


아울러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며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조경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 이 대표 스스로 아난티 코브 내에서 가장 애정을 가지고 있는 장소 중 하나로 ‘아난티 정원’을 꼽기도 했다. 아난티 코브 내에는 제주도와 전라도에서 가져온 가시나무·굴거리나무·동백나무·단풍나무·철쭉나무 등 교목 2,436주, 관목 6만 5,230주, 특대목 5주가 있다. 특히 힐튼 호텔 앞에 있는 은목서는 약 300년~400년 된 나무로 추정되며, 전라도 장흥군에 위치한 시골 바닷가 마을의 있던 것을 오랜 기간 동안 집주인을 설득해 옮겨오기도 했다.

/부산=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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