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냅스(신경세포가 맞닿아 있는 연접 부위) 성장 조절의 주된 인자로서 뇌성장 단백질(BDNF)은 치매뿐 아니라 우울증·불안장애·헌팅턴병·조현병 등 다양한 뇌신경 질환과 연관돼 있다. 치매 생쥐의 해마 부위에 ‘뇌성장 단백질’(BDNF)을 발현시키자 치매로 인해 망가진 인지능력이 복구됐다. 하지만 현재 치료 수준으로는 BDNF의 양을 증대시킬 뿐 뇌에 존재하는 다양한 세포 중 어떤 세포를 표적으로 해야 할지, 또한 어떤 기관에 영향을 주어야 하는지 정확한 접근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에 착안해 특정 뇌세포를 표적으로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한국뇌연구원은 송민석 뇌신경망연구부 선임연구원과 프란시스 리 미국 코넬대 의대 교수가 같은 BDNF 단백질이라도 뇌 안에서 만들어지거나 분비되는 특정 위치에 따라 기능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8일 밝혔다.
송민석 선임연구원은 “BDNF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신경세포의 부위가 특정 뇌질환에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면서 “BDNF 단백질의 위치와 기능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접근한다면 다양한 뇌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기술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BDNF를 표적으로 한 뇌질환 치료의 전기가 마련됐다. BDNF는 전시냅스에서 합성, 분비돼 후시냅스의 성장을 유도한다고 생각됐지만, BDNF를 분비하는 세포 내 기관이 매우 다양하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에 의해 알려졌다. 뇌에서 신경 세포를 구조·기능적으로 뒷받침하는 교세포도 BDNF 단백질을 합성하고 분비하는데 이는 ‘운동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항우울제로 주목받고 있는 케타민이라는 약물도 처음에 예상했던 전시냅스가 아닌 후시냅스 신경세포에서 BDNF 단백질의 양을 늘려 우울증을 치료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이공학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과 ‘융합기술을 통한 뇌신경망 구조 및 기능 연구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질환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몰레큘러 싸이키아트리’에 논평 논문으로 게재됐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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