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7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청와대 오찬 ‘반찬 투정’ 논란과 관련해 “역설적 표현으로 여유 있게 봤으면 좋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가 워낙 팍팍한 정치를 오랫동안 겪었기에 여유를 가질 수가 없었지만 이젠 좀 달라져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박 의원을 감싸 안았다. 이어 “뿐만 아니라 박 의원 자신이 SNS에 글을 올렸기에 SNS상에서는 티격태격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그게 기사화까지 되는 건 우리 정치를 너무 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의원은 전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문 대통령의 민주당 의원 초청 오찬을 마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와대 밥은 부실해도 성공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당청 의지는 식탁 가득 넘쳐났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반찬 투정’ 논란이 불거졌다.
문 대통령은 박 의원들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는 듯 “모두의 여유를 위해 ‘왜 곰탕이었나?’에 대해 제가 추측하는 이유를 농담으로 보태본다”며 자신의 과거 경험을 덧붙였다. 그는 “대체로 역대 청와대는 초청 인사들에게 소박한 음식을 제공하는 게 보통이었고 식사 자리가 대통령과의 대화와 함께 진행되다 보니 소박한 음식마저 제대로 먹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면서 “저도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 때 부산 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 중 한 사람으로 초청 받아 간 적이 있는데, 이야기를 듣느라 숟가락을 제대로 들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래서 과거 청와대 식사 자리에 초청받아 가면 나오는 길로 다들 청와대 주변 곰탕집이나 설렁탕집으로 몰려가 한 그릇씩 하고 헤어진다는 우스개 이야기가 있었다”면서 “그래서 이번엔 아예 그런 일이 없도록 청와대가 곰탕을 내놨다고 하면 어떻겠냐”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 좀 더 여유를 가지자는 농담”이라고 덧붙였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