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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포트-고삐 풀린 상품권시장] '보호장치' 없는 상품권...업체 부도나면 소비자만 골탕

1999년 상품권법 폐지이후

공탁 등 지급보증제 사라져

대형 상품권업체 무너지면

소비자피해 '눈덩이' 불보듯

/박문홍기자 ppmmhh68@sedaily.com




‘본 모바일교환권은 지급보증 및 피해보상보험 계약 없이 회사의 신용으로 발행합니다.’

우리 국민 상당수가 사용하는 모바일 콘텐츠 업체 카카오의 상품권 약관이다. 소비자들은 약관을 잘 살펴보지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비자들에게 리스크가 전가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약관상에는 회사가 부도날 경우 상품권을 가진 소비자가 보상받을 방법이 별도로 없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가 손실 보상을 받으려면 소송을 택해야 하는데 모바일상품권가액이 5만원 미만인 경우가 많아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는 소송을 진행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른 업체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에서 종이 혹은 모바일상품권을 발행하는 대다수 업체는 이처럼 자기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할 뿐 별다른 지급보증이나 피해보상보험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 1999년 상품권법이 폐지되면서 상품권 발행자의 공탁 또는 보험이나 지급보증제도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상품권법이 존재할 당시에는 발행 업체가 미상환 상품권 총액의 50%를 공탁하는 제도가 있었다. 시도지사가 발행 업체의 신용 상태를 평가해 상품권 발행 전에 발행액의 30%를 공탁하라고 명할 수도 있었다. 이 때문에 업체가 부도나더라도 소비자들은 상당수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이러한 소비자 보호 장치가 완전히 사라졌다. 정부는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 업체들에 보험계약·채무지급보증계약 등을 독려하지만 강제성이 없어 대다수 업체는 이를 이행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상품권을 보유한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에는 상품권 관련 분쟁조정신청이 상당수 들어오고 있다. 주로 영세한 업체들이 상품권과 관련해 약속된 상품을 공급하지 않아 발생하는 사례들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한 양복상품권 발행 업체는 회사를 정리하면서 사업을 넘겨받은 업체에 상품권 채무이행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어 분쟁이 발생한 바 있다. 상품권을 들고 양복을 맞추러 간 소비자가 헛걸음을 한 뒤 한국소비자원에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또 한 스포츠문화 업체는 상품권을 행사하러 온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한시적 사용불가를 알린 뒤 소비자의 환급 요구에도 불응해 소비자원이 조정에 나선 일이 있었다.

현재까지는 주로 소규모 업체들에서 발생했지만 대형 업체들이 무너질 경우 다수의 소비자가 피해를 볼 위험성이 있다. 권태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간사는 “과거 삼풍백화점이 부도났을 당시에는 백화점상품권이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어 소비자의 피해가 크지 않았다”며 “만약 요즈음같이 지급보증제도가 의무화돼 있지 않은 시점이라면 상품권을 보유한 소비자들이 모든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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