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북한이 ‘선’을 넘는 도발을 하면 즉각적인 대북 ‘공세작전’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아울러 방산 비리에 대해서는 소관 장차관과 방사청장에 대해 연대책임을 물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북한이 지난 26일 발사한 발사체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며 “풍계리 핵실험장 2~3번 갱도에서 실험준비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방부와 보훈처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북한이 선을 넘는 도발을 하거나 수도권을 공격해올 경우에 즉각 공세적 작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현대전에 맞는 군 구조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기동·상륙·공중투입 능력을 제고하고 3축 체계(킬체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대량응징보복체계) 구축 시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계획할 것을 주문했다.
국방 개혁과 한국군 주도의 공세적 작전, 3축 체계 조기 구축을 위해서는 23조원이 더 필요하다. 이에 따른 예산 순증 규모는 약 6조~10조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대북 공세작전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군에 대해 불신을 표시하며 뼈를 깎는 혁신을 주문했다. 한국의 경제 규모(GDP 기준)가 북한의 약 45배에 달하고 막대한 국방비를 투입해왔는데 북한 군사력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그 많은 돈을 갖고 뭘 했는지 의문이다” “군을 어떻게 신뢰하겠느냐”고 몰아세웠다.
문 대통령은 특히 “장관·차관·방사청장이 연대책임을 지고 직을 건다는 각오로 근절시켜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산 비리 관련 신고제 도입, 무기중개상 및 방산 관련 군 퇴직자 전수조사를 주문했다. 군 사법제도 개혁, 군 의문사 진상규명, 군 인권 보장 및 성 평등, 군 문화 개혁 등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어 업무보고에 나선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해 정부의 반부패정책을 이끌어줄 것을 지시했다. 또한 민간 영역에도 범국가적 부패방지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익위는 공직자가 민간에 대해 부정한 청탁을 하지 못하는 조항을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에 추가하고 공직자 사익추구행위 예방 입법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권익위는 청탁금지법에 따른 농어민과 영세상공인 등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법 보완에 나선다.
법무부 업무보고에서는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을 조속히 이뤄달라는 문 대통령의 주문이 있었다. 다만 ‘개헌 시기 전까지, 경찰자치제 도입과 함께’라는 조건을 달았다. 과거사 정리 문제와 관련해 법무부는 과거사 정리기구를 설치해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행정안전부는 정부의 안전 관련 추진전략과 로드맵 등을 담은 ‘국민안전 국가목표(가칭)’를 만드는 방안을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민병권·진동영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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