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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이드-초강력 허리케인 하비 발생 이유] 고열에 몸살 앓는 지구, 눈물 같은 빗물 쏟다

대양 표면 추가열이 연료 역할

육지 상륙 직전까지 위력 강화

기후변화에 비상적 패턴 보여

이틀간 연평균 강수량 절반 퍼부어

경제 손실 최대 1,180억弗 예상

추가 비 예보에 피해 계속 늘 듯

'파리기후협정 탈퇴' 트럼프에

"美 위험에 빠뜨렸다" 거센 비판

2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시 티드웰 도로에서 인명구조 보트가 사람들을 태우고 있다. /휴스턴=A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시에서 집에서 나온 사람들이 홍수로 물에 잠긴 도로로 빠져 나오고 있다. /휴스턴=AFP연합뉴스


미국 남부 텍사스주 일대를 집어삼킨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가 사상 최악의 경제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하비가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열대성저기압으로는 이례적으로 육지 상륙 직전에 세력이 강화되는 비정상적 패턴을 보인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의 재앙이 현실화하고 있는 징후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허리케인 하비에 따른 경제 손실이 기록적인 규모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경제적 충격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총 피해액은 최소 300억달러(33조9,000억원)에서 최대 1,000억달러(112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적어도 지난 1970년대 이후 전 세계에서 기록적인 경제 피해를 일으킨 재해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CNN 역시 하비로 인한 피해액이 400억달러에서 많게는 1,18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하며 역대 허리케인 중 가장 큰 경제 손실을 낳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은 하비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폭우를 텍사스에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이자 경제 규모가 5,000억달러를 웃도는 휴스턴에 연평균 강수량(1,270㎜)의 절반가량인 640㎜가 지난 이틀간 쏟아지면서 피해 규모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하비는 2005년 카트리나(3등급)보다 강력한 4등급 허리케인으로 발전했다가 지난주 말 열대성 폭풍으로 위력이 약해졌지만 텍사스에 정체된 상태에서 역대급 비를 뿌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텍사스 지역이 허리케인 다발 지역이기는 하지만 하비가 이처럼 파괴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는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꼽고 있다. 미국립대기연구소의 선임과학자인 케빈 트렌버스는 “보통 허리케인은 육지에 접근하면서 세력이 약화하는데 하비는 육지에 상륙할 때까지 세력이 계속 커졌다”며 “대양 표면의 추가적인 열이 하비의 기이한 움직임에 연료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열대성저기압이던 하비가 48시간 만에 4등급 허리케인으로 발전한 데는 텍사스 근해 해수면 온도 상승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일부 학자들은 하비가 고기압 전선 사이에 낀 상태로 정체돼 있는 것 역시 북극해의 해빙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노아 디펜바그 스탠퍼드대 지구과학시스템학과 교수도는 이날 뉴욕타임스(NYT) 칼럼을 통해 “그동안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극단적인 폭풍과 홍수를 동반한 이상기후를 가져올 것이라고 끊임없이 경고해왔다”며 “기후가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는 사실을 거부하는 것은 미국인들의 생명과 재산권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비판했다.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따르면 휴스턴을 중심으로 이미 3만여명이 집을 잃고 대피 중이며 최소 45만명이 넘는 수재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이재민 수가 이미 5,5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다음달 2일까지 추가로 최고 630㎜의 비가 더 쏟아질 것으로 보여 피해는 일파만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하비가 텍사스주에서 빠져나가기 전 누적 강우량이 최대 1.3m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 피해가 30일께 절정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취임 이후 첫 번째 천재지변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텍사스 수해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정부 자원을 투입하겠다”며 “허리케인 피해지역을 돕기 위해 의회가 매우 신속한 조처를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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