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음란물 중독 끊자"...뭉치는 2030

인터넷 포털에 카페 만들어

서로 용기 북돋우고 합동수련

기록 알려주는 '앱'도 출시

일부 직접 성클리닉 찾기도





“9월 원정대 모집합니다. 성공하는 분께는 5,000원의 상품권을 드립니다.”

지난 29일 한 인터넷 포털 카페에 ‘수련생’을 모집하는 글이 올라왔다. 서로 연맹을 맺어 9월 한 달간 포르노를 보지 않은 회원에게 상품권을 제공하고 서로 용기를 북돋워주기 위한 합동수련이다. ‘이등병’으로 1일 차를 시작해 100일·200일·300일을 넘기면 ‘참모총장’, 700일을 넘기면 ‘국방장관’의 직위를 얻을 수 있다. 운영진은 포르노를 안 본 횟수를 기록해 달성 여부를 알려주는 ‘절제 앱’도 출시해 배포했다. 실패한 회원의 이름을 공개하며 ‘심각한 중독’ 경고를 주면 나머지 회원들이 “꼭 성공하겠다”고 다짐한다. 이 카페의 회원 수는 7,000명을 웃돌고 활동회원 수도 매일 300명에 이른다. 이처럼 수천명이 모여 음란물 중독을 자가치료하는 인터넷 동호회는 각 포털 사이트별로 3~4개씩 운영되고 있다.



음란물 중독을 끊기 위해 의기투합하는 20·30 청년들이 늘고 있다. 카페에서 6개월째 활동하고 있다는 취업준비생 김모(28)씨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정작 성관계에서 흥미를 갖지 못한 게 죄책감이 들었다”며 “아직 100일 이상 성공한 적은 없지만 서로 아이디를 알고 응원해주니 나도 얼른 ‘중령’을 달고 싶다는 목표가 생기더라”고 말했다. 대학생 양모(27)씨는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포르노 끊기를 시작하게 됐다”며 “동영상을 보면 볼수록 이성 앞에서 소심해지는 성향도 바꾸고 싶었다”고 밝혔다.

포르노를 끊기 위해 직접 성클리닉을 찾는 이들도 있다. 서울 강남구에서 성클리닉을 운영하는 강동우 원장은 “월 방문환자의 20%가 20·30 남성들이고 상당수가 포르노 중독과 발기부전으로 병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포르노로 성을 배우면 ‘부모에게 들켜선 안 되는 금지된 장난’으로 인식하다 보니 어른이 된 후에도 ‘허락된 성’에는 만족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며 “포르노를 통해 부적절한 자극을 학습하기보다 성에 대한 인식과 성 촉발 메커니즘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음란물을 초등학생 때부터 접하는 비율은 증가 추세다. 3월 여성가족부가 11~19세 청소년 1만5,6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지난 1년간 성인용 영상물을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41.5%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초등학생의 음란물 시청 비중은 16.1%로 2년 전에 비해 두 배로 늘었다. 성인용 영상물을 접하는 주된 경로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27.6%), 실시간 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19.1%), 사회관계망서비스(SNS·18.1%)순이었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