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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연하던 外人 장 막판 '팔자'…"北리스크 장기화 대비해야"

국정원 '9월9일 北 ICBM 발사 가능성' 제기하자

위기·기회 양면성 있지만 이번엔 '위기'에 더 무게

환율 변동·FTA 논란 겹악재에 추가 자금이탈 우려





반복되는 북한 리스크가 위기와 기회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북핵 실험에 외국인은 위기 쪽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4일 장 초반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사들이며 북핵 리스크에 의연하게 반응했던 외국인은 장 막판에 돌아섰다. 국방부의 미국 전략적 자산배치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 등의 소식은 1,167억원까지 늘렸던 순매수금액을 66억원으로 줄였다. 그나마 선물시장에서는 5,938억원을 사들여 아직 시장을 포기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6차 북핵 실험의 시장 충격은 과거와 달리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단기조정 이후 매수 타이밍을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지만 북한의 추가도발과 국제사회의 대응 수준에 따라 시장의 조정은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은 두 달간 2조원 넘게 차익실현을 했던 외국인투자가들의 추가 매도가 자금 이탈로 이어질지 우려하고 있다. 아시아 증시에서는 코스피가 1.19% 하락하며 가장 낙폭이 컸고 일본 증시는 0.93% 내렸다. 유럽 증시는 소폭 하락세로 출발했다. 채권 금리가 일제히 상승한 가운데 국고채 3년물은 3.5bp(1bp=0.01%포인트) 상승한 1.782%를 기록했다.

이날 시장 전문가들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장기전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북핵은 단기적으로 끝날 이슈가 아니다 보니 기본적으로 지수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부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이를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이 계속되면서 관망 심리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북한의 위협 강도가 심해진 상황”이라며 “북한 리스크가 장기화되고 시장의 변동성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이 대응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1개월(4일 기준) 동안 외국인들은 1조4,907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튿날인 4일에는 오전장에서 반짝 매수세가 관측됐지만 오후 들어 매도가 늘어나면서 순매수 66억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북한의 위협으로 공포에 질리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장에 확신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는 의미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현재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는 ‘중립 이하’ 수준으로 봐야 한다”며 “북한 리스크는 국내 증시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계속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증시의 적정 주가수익비율(PER)이 12라면 현실에서는 11 정도로만 평가될 것이란 이야기다. 일각에서는 한국 증시가 글로벌 주요 증시 대비 저평가된 만큼 외국인들의 저점 매수가 유입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지만 오 센터장은 “한국 증시는 지난 10년여간 계속 저평가 상태였다”며 “지금이라고 딱히 다를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잘라 말했다.

북한 이슈로 환율이 출렁이면서 외국인들의 차익 실현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기대 수익률에는 변화가 없더라도 환 변동성이 확대되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차익 실현 심리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며 “기대 수익률까지 악화된다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매도가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져 외국인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대규모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이슈, 미국·유럽 통화정책회의로 인한 불확실성이 더해지면 코스피가 2,300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반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응하기는 극도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저점 매수를 고려할 수는 있겠지만 며칠 간은 유엔의 안보리 긴급 회의, 미국의 대응, 북한의 추가 도발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관망을 권했다. 박기현 센터장은 “북한 이슈가 소비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등 펀더멘털 훼손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섣부른 저가 매수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재홍 센터장은 “이미 많이 오른 종목을 추가로 담기보다는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다만 기존에도 저평가된 주식들이 북한 이슈로 인해 추가 하락했다면 매수를 고려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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