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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의 이유 있는 초기 흥행 돌풍

인터넷전문은행 넘어 모바일금융플랫폼으로 진화한다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도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국내 두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말 그대로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몰려드는 대출 신청으로 출범 일주일 만에 증자에 나섰고, 카드 발급 신청 폭주로 급기야 카드 제작과 발송이 지연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금융권 전반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온 ‘카카오뱅크’은 어떻게 이런 초기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을까.


카카오뱅크 관계자들이 플랫폼 시연과 더불어 전용 체크카드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화려한 출발을 알렸을 때, 기존 금융권의 반응은 한 가지였다. 당시 수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초기 흥행에는 성공하겠지만 결국 ‘찻잔 속 태풍’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출범 4개월 여가 지난 현재, 케이뱅크는 흥행에 성공하며 전체 금융권을 긴장감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케이뱅크의 초기 성적표는 ‘에이플러스’였다. ‘24시간 가입 가능’이라는 높은 편의성과 사용자 입맛을 당기는 다양한 예·적금 및 대출 상품이 케이뱅크의 흥행을 부추겼다. 케이뱅크는 출범 당시 밝혔던 연간 목표(수신 5,000억 원, 여신 4,000억 원)를 이미 달성했다. 출범 사흘 만에 고객 10만 명을 모았던 케이뱅크의 현재 고객 수는 약 50만 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권이 케이뱅크의 성적표에 관심을 쏟았던 또 다른 이유는 후발 주자인 ‘카카오뱅크’의 성적을 가늠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케이뱅크가 성공적으로 시장을 연다면,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가 훨씬 더 수월하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케이뱅크의 사례를 확인한 관계자들은 카카오뱅크 역시 초기 흥행 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흥행이 그 예상 이상이었다. 카카오뱅크 출범 직후, 금융권 내에선 카카오뱅크를 일컬어 ‘카뱅’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카뱅’은 카카오뱅크의 줄임 말이 아니라, 카카오뱅크와 대폭발을 상징하는 ‘빅뱅’의 합성어다. 그만큼 카카오뱅크가 금융권 전반에 ‘빅뱅’을 일으켰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카카오뱅크와 ‘선발주자’인 케이뱅크의 초기 흥행 성적을 비교 해보자. 카카오뱅크의 가입자는 출범 5일 만에 100만 명을 돌파했다. 3달 앞서 출범한 케이뱅크의 현재 가입자 수가 50만 명 수준임을 고려 하면 엄청난 돌풍이라 할 수 있다. 계좌 수에서도 카카오뱅크는 후발 주자라는 꼬리표가 무색할 정도로 큰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카카오 뱅크의 거래 계좌 수는 약 200만 개 수준(8월 중순 기준)으로, 케이뱅크의 50만 개보다 4배 가량 많은 상황이다.

예금과 적금을 포함한 수신액이 1조 원에 육박했고,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프린팅된 체크카드 신청 건수도 140만 개에 이르고 있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성과가 불과 보름 만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선발주자인 케이뱅크 뿐만 아니라 전체 금융권이 놀랄만한 성공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카카오뱅크의 초기 흥행을 몰고 온 킬러 콘텐츠는 무엇이었을까? 우선 업계에선 한 목소리로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의 힘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카카오톡은 누구나 알듯 국민 메신저다. 가입자만 4,200만 명에 이른다. 사실상 전 국민이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일 플랫폼이 전 국민을 사용자로 갖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카카오톡은 그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


카카오뱅크 오픈 기념 행사에 참석한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카카오톡의 힘은 그 동안 카카오 브랜드와 연계된 각종 서비스를 국내 대표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는 원동력으로도 작용해왔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서비스된 게임들이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카카오드라이버, 카카오페이, 카카오택시 같은 카카오 기반 O2O 서비스도 확고한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다. 이 모든 성공의 배경 에 방대한 사용자 풀을 가진 카카오톡이 있었다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카카오뱅크는 4,200만 가입자를 보유한 카카오톡 의 힘을 100% 증명할 수 있는 적절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카카오톡 가입자라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간편하게 계좌를 개설하고 각종 예·적금, 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동안 금융 신규 가입에서 ‘귀차니즘’을 유발했던 공인인증서 사용이나 방문 상담도 전혀 필요하지 않다.



카카오톡의 힘은 이를 기반으로 한 카카오뱅크 서비스의 확장성을 키우는 원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톡뿐만 아니라 다양한 카카오 O2O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해 이른바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를 발굴 할 수 있다는 것이 대표적인 강점이다. 이진성 하나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말한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카카오 O2O서비스를 통해 축적하고 있는 방대한 빅데이터는 신규 플랫폼 개발과 론칭, 운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라는 금융서비스를 통해 얻게 될 새로운 데이터는 이전에 모았던 것과는 다른 차원의 데이터일 게 분명 하고요. 기존 금융사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사용자 분석에 집중해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죠. 카카오뱅크를 통해 얻게 될 새로운 금융 빅데이터는 카카오 플랫폼 전체의 시장 지배력 강화를 이끌어낼 원동력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외에도 전문가들은 또 하나의 색다른 시선으로 카카오뱅크의 흥행 비결을 분석하고 있다. 바로 사용자 인터페이스(UI)의 차별성이다. 카카오뱅크 서비스가 등장한 이후, 주요 금융사들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편과 개선책 마련에 분주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모바일 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을 ‘사용자 직관을 배려한 최적의 구성’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기존 금융사의 애플리케이션이 ‘은행’ 중심 구성이었다면, 카카오뱅크는 철저히 ‘고객’ 중심의 UI라는 것이다. 필자도 카카오뱅크에 계좌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고객’ 중심 UI와 디테일한 관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가장 놀라웠던 것 중 하나는 ‘이어하기’ 기능이었다. 기존 인터넷- 모바일 뱅킹에선 특정 작업을 하다 문제가 생기면, 맨 첫 화면 혹은 첫 단계로 이동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사용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처음부터 모든 내용을 다시 입력해야 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달랐다. 이어하기 기능이 탑재돼 있어 어떤 단계에서 시스템이나 앱 구동에 문제가 생겨도 그 직전 단계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이처럼 카카오뱅크는 처음부터 디테일하게 사용자 직관에 접근했다. 전면에 내세웠던 다른 플랫폼과의 대표적인 차별점도 ‘더욱 편리한 사용자 직관’이었다. 카카오뱅크 출범식에 참석한 이용 후 공동대표는 이에 대해 “상식을 비틀어보고, 사용자가 느끼는 불편함에 대해 고민 해서 은행 프로세스를 재해석했다”며 “기존 서비스의 불편함이 카카오뱅크를 탄생시켰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고객 불편사항이 발생하면 적극 반영해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27일 서울 서초구 반포 세빛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B-day ‘언베일링 세러머니’에서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오른쪽에서 네 번째)를 포함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 같은 카카오뱅크의 차별적 행보가 카카오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모바일 플랫폼 시장의 ‘절대 강자’로서 그 동안 쌓아온 노하우가 큰 밑거름이 됐다는 것이다. 모바일 업계 관 계자 A 씨는 말한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한 플랫폼입니다. 그런데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이 아닌 ‘모바일전문은행’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모바일에서 구현되는 금융서비스는 이런 모습이어야 한다’는 일종의 표준과도 같아 보이니까요. 기존금융 플랫폼이 모바일 서비스에서도 이미 사용해오던 인증·보안체계를 유지했다면, 카카오는 ‘버릴 건 과감히 버릴 줄 아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카카오뱅크야 말로 (현재까지는) ‘인터넷전문 은행’, 나아가 ‘모바일 뱅크 플랫폼’을 바람직하게 구현한 유일한 서비스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뱅크는 이처럼 다양한 강점과 차별성을 무기로 국내 금융권에서 단기간에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초기 돌풍을 또 다른 도약을 이끌 동력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주가도 카카오뱅크의 선전과 코스피200지수 편입 확정에 힘입어 한때 시가 총액 8조 원을 넘어서는 등 큰 폭의 상승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가 없는 건 아니다. 여전히 금융 상품 포트폴리오가 부족하고, 저신용자에게 대출 문턱을 낮춘 탓에 건전성 시비가 불거질 여지도 남아있다. 금융시장에서의 경험 부족이 앞으로 발생할지 모를 리스크 관리에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카카오뱅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모바일 기반 금융 서비스’라는 본질에 철저히 부합하며 ‘기대 이상의’ 모습과 성과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카카오뱅크에 자극 받은 시중 은행들과 금융권의 자성을 불러일으켰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과연 카카오뱅크는 지금의 흥행을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갈 수 있을까?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의 리딩 플랫폼으로 떠오른 카카오뱅크의 향후 행 보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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