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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의 4차 산업혁명] 맞춤 의료로 돌파하라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KAIST 초빙교수

<48> 정밀맞춤 의료 시대

정밀의료땐 의료비 획기적 감소

의약품 부작용도 줄일 수 있어

국가차원 육성전략 모색해야





앤젤리나 졸리는 유전자 분석에 근거한 유방 수술로 세상에 충격을 줬다. 다가오는 맞춤의료 시대를 알리는 메시지일 것이다. 사람마다 유전적 기질에 따라 약물 반응이 다르다. 예를 들어 혈전 용해제인 와파린의 경우 사람에 따라 민감도가 100배 차이 난다. 지난 2009년 스웨덴 웁살라대 등의 공동연구팀은 와파린의 최적 투여량을 결정할 수 있는 유전자 3종을 찾아내 부정맥 관리에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게 됐다. 이미 우리 한의학에서는 체질에 따른 처방을 달리하고 있었음을 상기해보자. 이제 의료는 정밀맞춤 의료 시대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개인화된 정밀의료를 위해 기존의 0.4TB 수준의 의무기록(EMR) 정보에 추가로 7TB 규모의 유전자 정보와 1,000TB가 넘는 방대한 생활기록 정보가 요구된다. 그런데 정보의 폭발적 증가를 감당할 빅데이터 기술은 준비됐다. 2003년 27억달러가 투입됐던 휴먼 게놈 프로젝트의 유전자 분석 비용은 이제 100달러 미만으로 제공된다. 반도체 가격 하락법칙인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는 초고속 가격 하락의 결과다. 미국에서는 23앤미(23andMe)·디코드미(deCODEme) 등 다수의 분석서비스 업체가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마크로젠 등이 유전자 분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즉 이제 정밀의료를 위한 경제적 기술은 준비된 것이다.

한편 지난해 의료기관을 통하지 않는 직접 의뢰 유전자검사(DTC) 시장의 빗장이 풀린 데 이어 올해부터 모든 유전자를 한 번에 분석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반 유전자검사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관련 규제를 철폐하면서 한국 내 유전자검사 관련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여타 의료 규제에 비해 전향적이나 아직도 명시된 검사 항목 이외에는 분석이 불허되는 포지티브 규제의 갈라파고스적 한계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제 급증하는 미래 의료비의 대안으로 개인화된 맞춤 의료는 다양한 거대 산업과 기업을 탄생시키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구글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의 전 부인인 앤 워치츠키가 2006년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23앤미는 앤젤리나 졸리의 유방암 위험을 예측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판매 중지된 후 절치부심 끝에 올 FDA로부터 10개 질병에 대한 DTC 서비스 허가를 획득해 정밀의료의 새 시대를 이끌게 됐다. 중국의 아이카본엑스(iCarbonX)는 진료정보, 유전체 정보, 생활정보를 총망라해 질병을 예측하고 치료방법을 제안하는 궁극적인 개인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지향한다. 미국의 23앤미와 더불어 1조원의 기업가치가 넘는 대표적인 유전자 분석 유니콘 기업이다. 한편 치료제를 임상시험 전 분자구조 분석으로 잠재 약효를 시뮬레이션하는 아톰와이즈(atomwise)는 수개월씩 걸리던 신약 개발 초기 단계를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을 개발해 고가의 신약 가격 인하를 기대하게 한다.

정밀의료의 발달은 불필요한 비용의 축소와 더불어 과도한 의약품 부작용을 줄일 수 있게 해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한국의 의약품 부작용 환자는 연 43만명으로 세계 2위에 해당하고 직접 경제적 손실만 5,30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부작용과 비용을 줄이는 획기적인 정밀의료에 한국의 급증할 미래 의료비에 대한 돌파구 역할을 기대해본다.

이제 맞춤 의료를 위한 국가 전략을 정리해보자. 우선 여러 의료기관에 흩어진 건강기록을 모을 수 있는 클라우드 개인건강기록(PHR)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다음으로 유전자 분석에 관한 갈라파고스적 규제가 개혁돼야 한다. 그리고 생활기록을 모으는 웨어러블 산업을 규제에서 풀어줘야 한다. 일본은 이미 건강기록과 유전정보와 생활기록을 모아 건강 수명을 연장하는 획기적이고 총체적인 프로젝트에 착수했음을 주시하고 이를 극복할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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