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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정상들의 스킨십





지난 2014년 11월11일 밤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에 있는 작은 섬 잉타이(瀛台) 주변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란히 걸었다. 노타이 차림에 통역만 대동한 채 두 사람은 고풍스러운 교각과 누각을 오가면서 얘기를 나눴다. 시 주석은 잉타이의 역사를 소개하며 교감을 시도했다고 한다. ‘달빛 산책’으로 알려진 두 정상의 만남이다.

10개월 정도 지난 이듬해 9월24일 두 정상이 저녁 식사차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로 이동했다. 업무공간인 웨스트윙에서 펜실베이니아가(街)를 가로질러 블레어하우스로 걸어가는 내내 때로는 친근하게, 때로는 진지한 표정으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베이징 달빛 산책이 워싱턴DC에서 재연된 것. 두 정상은 이렇게 만날 때마다 친밀감을 형성했다. 골프 마니아인 오바마 대통령과 축구·바둑을 즐기는 시 주석의 취향이 달라 산책으로 우의를 다진 듯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본 전통 숙박시설인 료칸을 다른 정상과의 스킨십 장소로 애용한다. 지난해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자신의 고향인 야마구치현으로 초대해 온천욕까지 베풀었다. 그보다 6개월여 전 주요7개국(G7) 회의 때는 정상들을 미에현 료칸으로, 2015년에는 영국 윌리엄 왕자를 후쿠시마현 료칸으로 안내하기도 했다.



작고한 김영삼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조깅으로 서로 알아간 케이스다. 두 사람은 1993년 7월에는 청와대 녹지원에서, 그해 11월에는 백악관 주변 조깅트랙에서 함께 달렸다. 자신보다 스무 살 가까이 어린 클린턴 대통령과의 경쟁에서 지지 않으려 애쓰던 김 전 대통령의 모습이 생생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골프를 잘 활용한다. 특히 취미가 같은 아베 총리와는 찰떡궁합이지 싶다. 11월 초 일본을 찾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아베 총리가 골프 회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2월의 플로리다 골프 회동과 비슷한 스킨십 이벤트다.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시기 우리나라에도 처음 온다는데 골프 대신 등산·산책을 좋아하는 문재인 대통령과는 어떤 식으로 친분을 다질지 궁금하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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