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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 권영식 대표 "저녁·주말 있어야 아이디어 술술...넷마블이 근로문화 혁신 이끌것”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

게임 만들기 급급한 '크런치 모드' 훌훌

올 2월부터 야근·주말근무 등 전면 금지

행복한 일터 변신하자 창의력도 높아져

근로시간 단축에도 기업경쟁력 되레 'UP'

'즐겁게 일하는곳' 소문에 인재도 대거 몰려

'일·생활 균형된 삶' 게임업계 정착에 앞장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




“넷마블은 올해 2월부터 야근과 주말근무를 금지했습니다. ‘건강한 넷마블’이 돼야 한다는 일념으로 근로시간 추가 단축과 고용 확대는 물론 직원 건강을 위한 프로그램과 육아지원 프로그램 구축에도 적극 나설 것입니다.”

매년 급속한 시장 확대 속에 ‘게임 만들기’에만 급급했던 게임업계의 직장문화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회사생활이 재미있어야 창발적인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 속에는 권영식(사진) 넷마블게임즈 대표가 있다. 권 대표는 18일 “직원들이 건강하고 즐겁게 일하는 넷마블이 되면서 우수 인재가 몰리고 있다”며 “넷마블이 추진하는 ‘행복한 일터 만들기’를 완성해 게임업계의 근로문화 변화를 선도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9조9,706억원이던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올해 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PC게임에 더해 모바일게임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등장하고 해외 게임업체들이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국내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시장이 확대됐다. 치열한 경쟁에 직면한 국내 게임업체들은 단기간에 많은 게임을 개발해 출시했다. 게임업계 2위인 넷마블도 ‘세븐나이츠’ ‘모두의 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등의 게임을 잇따라 내놓았다. 히트작이 늘면서 출시 직전에는 게임 개발의 전 과정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한데 모여 장시간 업무를 이어가는 ‘크런치 모드’도 잦아졌다. 결국 이는 정부의 게임업계 고용실태 조사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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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대표는 “2010년 이후 회사가 실적 저하, 성장 모멘텀의 상실, 규제 강화 등으로 위기를 겪으면서 임직원들의 각고의 노력이 있었고 위기극복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은 지치고 불만도 쌓여온 게 사실”이라며 “신 나는 일터 만들기는 회사가 장기적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경쟁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넷마블게임즈는 실제로 올해 2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방송을 통해 ‘일하는 문화 개선 설명회’를 열어 △야근·주말근무 금지 △탄력근무제 도입 △종합건강검진 확대를 선언했다. 회사 대표가 나서 공식적으로 근무문화 개선을 선언한 것은 게임업계에서 넷마블이 처음이다.

권 대표는 “넷마블은 지속적으로 업무방식 개선을 통해 업무 집중도와 생산성을 높이고자 내부적으로 노력해왔다”며 “그러나 사내 캠페인과 독려만으로는 확실한 개선이 어려웠고 전 계열사에 야근·주말근무 전면 금지를 선언함으로써 확실한 변화를 도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일하는 문화 개선에 나선 이유에 대해 그는 “게임업은 고객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야근과 주말근무는 오히려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창의력과 기획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넷마블은 실제로 일하는 문화 개선 설명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실행하기 위해 연장근로를 사전에 신청한 경우에만 할 수 있도록 하는 ‘사전 연장근로 신청제도’를 도입해 1주 12시간을 넘는 연장근무 발생을 원천 차단했다. 권 대표는 “7월부터 고용노동부 산하 노사발전재단에 의뢰해 근무시간제도 관련 컨설팅을 받고 있다”며 “이를 통해 1월 이전 1인당 평균 4.8시간이던 주당 평균 초과근로시간을 2.3시간까지 줄였다”고 소개했다.

고용부가 직원들에게 지급을 명령한 연장근로수당에 대해서도 권고사항보다 확대해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권 대표는 “고용부는 지난 1년간의 연장근로수당에 대해서만 지급하라고 했지만 넷마블게임즈와 해당 계열사에 지난 1년 이전 2년의 기간을 포함해 총 3년간의 연장근무수당 지급을 9월 말까지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대적인 직장환경 개선으로 ‘행복한 일터 만들기’를 실현해나갈 계획이다. 권 대표는 “평소에는 유연근무제 적용을 통해 법이 보장해주는 연장근로까지 완전히 없애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 출시를 앞둔 팀도 의무 퇴근시간을 정해 1일 12시간 이상 근무하는 일은 결코 없도록 하고 불가피하게 휴일근무를 하는 경우에도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보상휴가를 주는 제도를 공식적으로 도입해 회사 차원에서 관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게임업계는 시장 경쟁이 치열한 만큼 인재 확보도 중요하다. 뛰어난 게임 개발자들에 대해서는 메이저리거처럼 고액 연봉을 제시하는 스카우트 경쟁도 펼쳐진다. 넷마블도 우수 개발자 영입을 위해 업계 평균 수준보다 높은 급여를 지급한다. 넷마블게임즈는 직원이 현재 660명(평균 33.9세)인데 지난해 임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7,757만원에 달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임금 인상률은 12.4%였다. 덕분에 게임 개발자들에게 넷마블은 일하고 싶은 회사로 손꼽혀왔다. 또한 넷마블게임즈는 스타트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매출 1조가 넘는 기업이 두 번에 걸쳐 전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나눠주었고, 이는 회사의 결실을 직원들과 회사의 주주로서 함께 나누고자 함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확보한 직원들에게 높은 수준의 급여와 성과에 따른 보상을 유지하면서 근무시간을 단축할 경우 근무환경 개선 취지가 아무리 좋더라도 기업 경쟁력 하락을 피할 수 없지 않겠냐는 지적도 있다.

권 대표는 “야근과 주말근무 축소가 기업 경쟁력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 같은 자신감은 실적지표에서 비롯한다. 2월부터 일하는 문화 개선에 나선 넷마블의 올 상반기 매출은 1조2,000억원이다. 지난해 매출 1조5,000억원의 무려 80%를 상반기에 달성했다. 하반기에는 상반기 최대 흥행작인 ‘리니지2 레볼루션’의 북미시장과 유럽시장 진출이 예정돼 있고 일본시장에서 리니지2의 반응도 좋아 올해 전체 매출이 2조원을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근무환경 개선은 예상치 못한 긍정적인 효과도 불러왔다. ‘직원이 행복한 일터’라는 넷마블의 비전이 알려지면서 우수한 인재들을 불러모았기 때문이다. 계열사를 제외한 넷마블게임즈는 오는 2020년까지 현재 인력의 30% 수준인 200여명을 새롭게 채용할 방침이다. 넷마블이 근로 문화 개선을 추진하자 게임에 관심이 있었지만 높은 업무 강도 때문에 주저하던 우수 인력들이 넷마블에 관심을 나타낸 것이다.

권 대표는 “다음달 10일까지 모집하는 넷마블컴퍼니 신입 공채 홍보를 위해 대학 캠퍼스 리크루팅을 다녀보면 게임 쪽에 큰 관심이 없던 서울대·KAIST 학생들이 바뀐 넷마블의 업무환경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더 피부로 와 닿는 것은 올해 초 일하는 문화 개선 선언 이후 업계에 소문이 퍼지며 경력자들의 문의가 쏟아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권 대표는 “현재 사내 3.9%인 비정규직 직원도 2020년까지 비정규직 0%를 목표로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회사는 직원들이 효율적으로 일하면서도 건강을 유지해 장기적인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직원들은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며 즐겁고 보람 있게 일하는 이상적인 균형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의 새로운 근무문화를 게임업계 전반에 퍼뜨리고 싶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넷마블의 변화가 성공을 거둬 업계 전체로 확산되기를 기대하는 업계 분위기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넷마블 임직원의 직장생활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근로문화 개선을 게임업계 전반에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을 통해 게임업계의 일하는 문화 변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전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사진=송은석기자

He is...

△1968년 경북 안동 △1991년 유풍상사 영업부 입사 △1991년 한국인터넷플라자협회 근무 △1999년 아이링크 마케팅부 활동 △2002년 CJ 인터넷(CJ E&M 넷마블 전신) 퍼블리싱사업 본부장 △2011년 CJ E&M 사업관리실 실장 △2014년 CJ게임즈 대표이사 △2014년 넷마블게임즈 대표이사 △2015년 넷마블네오 대표이사(겸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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